1167차 수요집회 현장

25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제 1167차 수요집회가 열렸다. 이날에도 어김없이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길원옥 할머니와 시민 300여명이 자리한 가운데 개최됐다.

정대협은 “올해는 광복 70주년이기도 하지만 세계대전이 끝난지 70주년 되는 해이기도 하다. 이제는 필리핀, 대만, 미국, 일본 등 전세계에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해 함께 행동하고 있다”며 “할머니들에게 아직 해방은 오지 않았다. 진정한 해방의 날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해 드리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미향 정대협 대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은 정의와 평화를 세우는 일"이라며 "사상과 이념, 민족, 국경을 넘어야 한다. 여러분이 세계 정의를 세우는 일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이어 “전 세계 사람 중 일본 정치인과 군인처럼 가식적인 사람은 없다. 마음의 문을 열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깨달아야 한다”며 “과거사 문제는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도 함께 해결하려 하고 있다. 일본은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고 보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령의 위안부 피해자들이 매년 사망하는데 그들의 아픔과 이야기는 기억될 것"이라며 "시위를 매주 이어가는 여러분을 존경하며 일본 정부는 이 같은 목소리를 들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연설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성의 있는 조치를 하지 않으면 일본 정부를 만날 수 없다고 했다"며 "그동안 `기다리는 외교`를 해왔는데 이제 적극적인 외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그동안 피해자가 직접 국제사회에 피해를 알려 변화를 만들면 그 뒤를 쫓아오기만 했다"며 "정부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는 2011년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집회에는 위안부 피해자 강일출 할머니를 모델로 한 영화 `귀향`을 국민들의 후원을 받아 제작하고 있는 제이오엔터테인먼트 측과 조정래 감독도 참석했다. 정대협 측은 조 감독에게 후원금 400만원을 전달하면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주제로 한 영화가 잘 제작돼서 제대로 상영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조 감독은 "첫 장면 촬영을 지난해 10월에 한 차례 했고, 오는 4월 본격 크랭크인에 들어간다"며 "그때 촬영한 영상으로 만든 티저영상이 기폭제가 돼 현재까지 4억여원이 모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촬영에 박차를 가해 오는 8월 15일 작품을 개봉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영화가 무리없이 상영관에 걸려 많은 시민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함께 힘써달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일본대사관 앞과 수원에 평화비가 세워져 있는데, 앞으로 전주와 세종시 등 지방 도시에도 평화비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는 수원 매원교회가 주관했으며, 울산 삼호중 학생들의 율동에 이어 추모시 낭독, 노래 공연 등이 이어졌다.

한편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들에게 6년 전 후생연금(국민연금) 탈퇴 수당으로 99엔을 지급했던 일본 정부가 이번에는 추가지급을 요청한 또 다른 피해 할머니 3명에게 199엔(1854원)을 각각 지급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24일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 3명에게 1인당 199엔을 은행계좌를 통해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근로정신대 시민모임 관계자는 “먼저 소송을 제기한 양금덕 할머니 등에게는 99엔을 지급했는데, 이번에 추가 제기한 4명의 할머니 가운데 3명에게 199엔을 지급한 것은 일본 정부조차도 명확한 기준이 없이 오락가락하는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소송을 제기한 할머니들은 10대 때 끌려가 광복 이후까지 2년 가까이 강제노역을 당해 지금까지 고통 속에 살고 있다”며 미쓰비시중공업을 비롯 일본 정부에 사과를 촉구했다.

공민재 기자 selfcons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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