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철희의 자연에 살어리랏다> 석창포

 

머리 좋아지는 풀? 아이들 교육문제로 전쟁을 치르다시피 하는 요즈음 부모들에게는 솔깃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실제로 그런 풀이 있다. 바로 석창포다.

예부터 석창포는 두뇌 계통의 질환에 선약으로 알려지고 있다. 석창포 뿌리에서는 독특한 향기가 나는데, 그 향이 바로 뇌를 튼튼하게 하고 기억력을 좋게 만든다고 한다. 

 


도가에 의하면 신선이 평소 석창포를 즐겨 먹었다는데, 석창포를 먹고 하루에 1만 자를 썼다고 한다. 그런가하면 예전에 왕실에서는 왕자를 영재로 키우기 위해 ‘총명탕’을 먹였다는데, 이 총명탕은 바로 석창포를 재료로 쓴 것이라고 한다.

중국의 고의서인 `신농본초경`에는 ‘석창포를 오래 먹으면 귀와 눈이 밝아지고 목소리가 고와지며 몸이 따뜻하게 되어 오래 살게 된다’고 기록되어 있고, 조선 세종 때 펴낸 `향약집성방`의 신선방은 `삽주와 석창포를 가루내어 아침 빈속과 저녁 끼니 전에 물에 타 먹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치료하며, 오랫동안 먹으면 장수할 수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동의보감`에는 ‘석창포(菖蒲)는 심규(心窺)를 열어 주고 오장을 보하며 9규를 잘 통하게 한다. 귀와 눈을 밝게 하며 목청을 좋게 하고 풍습(風濕)으로 감각이 둔해진 것을 치료하며 뱃속의 벌레를 죽인다. 이와 벼룩을 없애며 건망증을 치료하고 지혜를 나게 하며 명치끝이 아픈 것을 낫게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런가하면, 석창포는 항암효과도 탁월하고, 중풍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한, 온갖 독을 푸는 데도 이용되고, 습진이나 피부병, 감기, 소화불량 증세에도 효험이 있다고 한다.

전북 부안군 변산의 신선들이 즐겨 마셨다는 변산팔선주는 목본식물 4가지, 초본식물 4가지, 모두 8가지 식물을 넣어 빚은 술인데, 그래서 술이름이 팔선주인데, 이 팔선주에 넣는 여덟가지 식물 중 하나도 바로 석창포이다.

이렇듯 만병을 다스리는 신기한 식물인 석창포(Acorus gramineus Sol.)는 천남성과의 상록 여러해살이풀로 계곡의 바위틈에서 잘 자라며 생명력이 강하여 여간해서는 잘 죽지 않는다.

 


뿌리줄기(근경根莖)는 옆으로 뻗고 마디가 많은데, 마디가 짧고 단단한 것일수록 약효가 좋으며, 한 치에 9마디 또는 12마디가 있는 것이 좋다고 한다. 뿌리줄기의 밑부분에서는 수염뿌리가 돋는다. 잎은 이 뿌리줄기 끝에 모여 나며 길이 30∼50cm, 나비 2∼8mm로서 긴 칼 모양이고, 엷은 녹색 줄이 있으며 질기고 윤기가 난다.

꽃줄기(화경花莖)는 잎과 비슷하고, 길이 10∼30cm, 나비 3∼5mm로서 삼각형 비슷하며 5∼7월에 긴 붓 모양의 연한 노란색의 꽃이 빽빽이 핀다. 삭과는 녹색의 달걀 모양이고 밑부분에 화피열편이 붙어 있으며 종자 밑부분에 털이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를 비롯한 따뜻한 남쪽 지방에 주로 분포하는데 변산반도에도 자생한다. 최근에는 충청남도의 계룡산, 강원도의 고성, 두타산에도 석창포가 자라는 것이 확인되었다고 한다. 어쨌든, 석창포가 이렇듯 좋은 약재이다 보니 남획이 우려되는 종이다. 

<‘부안21’ 발행인, 환경생태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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