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인터뷰> 15일 ‘2차 총파업’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3회

<2편 기사에서 이어집니다.>

 

▲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

 

-전교조 법외노조 고법 판결 날짜가 다가오고 있다. 대처 상황은.

▲법원의 판결을 뒤집어 노조 안님 통보를 인정한 헌재의 정치판결 등 정권은 지배수단을 총동원해 전교조를 탄압하고 있다. 이런 정치적 압박에 의해 고법 판결도 부정적으로 나올 것으로 우려한다. 그러나 결코 전교조는 무너지지는 않는다. 민주노총은 탄압이 거셀수록 단단히 뭉치는 저력을 갖고 있다. 지금은 법외 노조를 각오하고 그 이후를 대비하는 준비를 하고 있다. 전교조 조합원들의 저력을 믿는다. 노동자로서의 권리와 참교육을 향한 열망을 어떤 정권도 막을 수 없다. 정권이 빼앗은 권리, 반드시 투쟁으로 되찾을 것이다.

 

-메르스 사태로 전 사회가 심각한 홍역을 앓았다.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공공의료 강화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메르스 사태는 세월호 참사에 이어 박근혜 정권의 무능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스스로 변화하지 못하는 정권은 국민이 바꿔야 한다. 한편 메르스 사태는 의료가 왜 중요한 공공의 영역인지 잘 보여줬다. 의료가 재벌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했을 때, 시민의 생명과 건강이 위협받는다. 의료산업은 자본의 이윤논리가 아니라,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가장 우선시해야 한다. 정부는 의료산업을 재벌의 돈벌이 수단으로 던져주고 투자를 활성화했다는 생색내기로 정치적 이득을 챙길 속셈이지만, 이미 국민은 의료민영화가 초래할 재앙을 잘 알고 있다. 이번 메르스 사태로 의료민영화에 대한 우려와 실제적 위험성은 더욱 커졌다. 그럼에도 정부는 메르스 사태를 악용해 삼성병원에 오히려 혜택을 주며 원격의료라는 의료영리화 정책을 슬쩍 추진했다. 치료불능의 정권이다.

 

-한국노총과의 연대투쟁 문제는 어떻게 돼가고 있나.

▲7월 4일, 양대 노총 제조부문과 공공부문이 공동투쟁에 나섰다. 앵대노총의 주력 조직이 노동시장 구조개혁에 맞서서 싸우겠다는 결의다. 오는 22일에는 제조부분 공동파업도 준비 중이다. 98년 이후 처음 이뤄진 연대라는 점에서 현재의 노동시장 구조개악 국면의 심각함을 말해준다. 전체 노동자들이 “함께 싸우지 않으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양대 노총의 연대를 이끌었다고 본다. 연대는 계속될 것이다. 아직 양대노총 전체 차원의 구체적인 연대 방안은 나오지 않았다.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악 추진 상황에 따라 좀 더 구체화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정부가 섣불리 판단하지 않길 바란다.

 

 

-그리스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국민들은 국민투표를 통해 국제채권단의 긴축강요 요구에 반대표로 맞섰다. 민주노총 입장에선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신자유주의에 맞선 그리스 국민들의 민주적 선택과 도전이라고 본다. 정부가 대책을 세우기는커녕 국민들에게 빚을 내 집을 사라하고 학비를 마련하라는 것처럼 빚은 때론 억울하고 부당한 짐이기도 하다. 유럽과 세계의 국제자본은 과거 그리스 정권과 결탁해 감당할 수 없는 채무를 그리스에 쏟아 부었다. 그리곤 채권을 무기로 ‘긴축’ 등 신자유주의 정책을 받아들이라고 강요했으며, 채권단이 예상한 것보다 더 심각하게 민중의 삶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리스의 국가채무는 마치 고리대금이나 사채처럼 착취의 족쇄로 악용되었다. 그럼에도 국제자본은 그리스를 지배해 더 큰 무엇을 얻고자 공세를 퍼붓고 있다. 이건 결코 그리스 국민이 선택한 삶이 아니며, 당연히 거부할 권리가 있다.

그리스 국민들은 긴축강요에 반대표를 던졌다. 용기 있는 선택이다. 국제자본이 온갖 협박과 모략으로 국민투표를 위협했지만, 그리스 국민들은 신자유주의 시스템의 강제적 이식을 거부하며 진보적 실험과 도전을 선택했다. 그리스는 위기의 해법을 민주주의에서 찾았다. 한국의 IMF구제금융 사태처럼 정치권력이 누군가의 희생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에게 결정을 물은 것이다. 이것은 민주주의의 핵심 원리 중 하나인 자기결정권을 정치가 존중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의 경우에 대입해보자면.

▲한국은 과거 외환위기에 따른 IMF 구조조정으로 노동자들을 쉽게 해고하고 임금을 삭감하는 등 자본의 고이윤 취득을 위한 맞춤형 시스템을 허용한 바 있다. 그에 따라 극심한 고용불안과 저임금 확산, 그리고 비정규직만 대폭 늘어났다. 아울러 노동소득은 계속 감소했고 내수는 부진에 허덕이며 소득 불평등만 심화되는 불안과 위험사회로 치닫고 있다. 정부는 더 이상 다수 서민과 노동자들에게 당근조차 제공하지 못하고, 채찍질만 갈수록 가혹해졌다. 그 결과 장시간노동 2위, 산재사망 1위, 저임금노동자 비중 2위, 비정규직 비율 1위, 자살률 1위라는 극악한 나라로 전락하고 말았다. 우리 노동자들은 그리스가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맞서 민중의 길을 개척하길 기원한다. 그건 노동자와 민중들의 세계사적 응전이 될 것이며, 새로운 비전을 찾아갈 빛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7.15 총파업 그리고 그 이후의 투쟁 계획과 각오를 들려달라.

▲노동시장 구조개악, 최저임금 인상 배신, 비정규직 확대 정책 추진, 체포영장 발부와 구속 남발 등 노동탄압 공안통치, 노동계를 향한 정부의 도발이 계속 되고 있다. 과거 민주노총은 주요 노동현안에서 정부와 사용자들의 협공에 밀려왔다. 이번 총파업 투쟁을 통해 패배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결정적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조만간 돌파 시점이 찾아올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올해는 민주노총이 출범한 지 20년이 되는 해다. 과거를 돌아보고 앞으로 한국사회와 노동자들에게 어떤 존재가 될 것인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준비하며 새롭게 출발해야 하고 할 것이다. 민주노총을 구심으로 하반기에는 10만 민중총궐기도 시도될 것이다. 총파업 투쟁도 그랬지만 올해만큼은 투쟁의 양상이 다를 것으로 자신한다. 이는 박근혜 정권에게 보내는 경고 메시지이기도 하다. 노동기본권, 민주노조를 끝장내겠다고 달려들면 역으로 정권이 끝장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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