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서울 그때를 아십니까?

 

세월에 따라 강산도 변한다고 해요. 그런데 요즘은 굳이 세월이라고 할 것도 없이 빨리 빨리 변하고 있는 게 서울의 모습이에요. 자고 일어나면 생겨나는 아파트, 그리고 새로운 빌딩들…. 아주 정신을 못차릴 정도지요? 여러분도 그런 경험 많이 있을 거에요. 그런데도 사방에선 고공크레인이 하늘을 찌르고, 포크레인이 땅을 파내고 있는 모습들 뿐이에요. 이러다가 우리가 살고 있는 집도 찾지 못하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해요.
그렇다면 언제부터 이렇게 변화속도가 빨라졌을까요? 그건 근대화 이후 현대 사회에 들어오면서부터에요. 조선 왕조 이후 한반도의 중심이었던 서울 역시 마찬가지였어요. 서울이 조선의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로서, 시골사람들에게는 살고 싶은 선망의 대상이었다는 건 알고 계세요? 이에 ‘사람의 새끼는 서울로 보내고, 마소 새끼는 제주로 보내라’는 속담이 생겨났을 정도에요.
서울시 시사편찬위원회가 발간한 <사진으로 보는 서울>을 중심으로 근대화 과정에서의 서울을 매주 소개해볼까 해요. 사진에서 느껴지는 서민들의 삶이 풍요로운 오늘의 기반이 됐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어요. 더욱이 강국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이중고를 겪을 수밖에 없었던 그들의 고충은 오늘날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셈이죠. 옛 서울의 모습도 감상하고 변화하는 생활상도 느껴보세요.


 

1. 신축 이전의 경성부 청사

경성부 청사는 지금의 서울시청이다. 경성부 청사는 1910년에 현재 신세계 백화점 자리에 있었던 경성이사청 건물을 접수하여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행정업무가 증가함에 따라 경성부 청사를 새로 지을 필요가 커졌다. 다섯 군데의 신축후보지 가운데 경성일보사 자리로 결정돼 1925년 3월에 착공, 1926년 10월 30일에 낙성식을 거행했으며, 현재 서울시청(아래 사진)으로 사용되고 있다.

 

 

2. 신축 이후의 경성부 청사 (1940년 무렵)

신축 이후의 경성부 청사는 덕수궁과 거리 하나를 두고 있었다. 고종이 22년간 거처한 덕수궁 앞은 3·1운동 당시 가장 격렬한 시위가 일어난 곳이다. 일제는 조선인의 숭왕(崇王)의식과 독립의식의 발원지로 상징되는 이곳에 경성부 청사를 세워 제국의 위엄을 과시하려 했다. 한편, 1934년 일본인 도요가와는 일본의 수도를 도쿄에서 경성으로 옮기자고 주장했다. 이른바 경성천도론이다. 대륙침략의 거점으로 경성을 제국 일본의 수도로 삼자는 주장이었다.

 

 

 

3. 조선주차군사령부

1908년 일본의 한국주차군사령부가 필동2가에서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용산 일대는 군사지대로 변모했다. 1910년 일제 강점 후 한국주차군사령부는 조선주차군사령부로 바뀌었다. 그리고 1918년 조선군사령부로 개칭됐다. 1915년 용산과 나남에 2개의 정규사단을 배치한 일제는 1931년 만주를 침략하면서 1개 사단을 추가했다. 1940년대에는 무려 23만명의 일본군이 한반도에 주둔했다.



 

4. 염천교·중림동 일대

경의선 철로 위에 걸린 염천교 다리는 영화 `장군의 아들`에서 김두한이 어릴 때 거지생활을 하던 바로 그곳이다. 염천교에서 서소문·아현동까지 채소시장이 이어졌으며, 사람들로 늘 붐볐다. 운송회사들도 이곳에 밀집돼 있었다. 이곳에 있던 `마루보시`라는 회사가 훗날 대한통운의 모체가 됐다.



 

5. 중림동 전경

중림동은 고무공업의 발상지이다. 최초의 공장은 고중희가 1921년 3월 중림동 147번지에 설립한 `반도고무공업소`였다. 김태진도 같은 해 김영고무공업소를 설립하는 등 이후 조선 고무공업의 중심지로서 고무공장들이 집중됐던 지역이다. 여기서는 주로 고무신을 비롯 고무제품을 생산했다.

 

 

 

6. 청계천

인왕산 계곡에서 흘러내린 물은 청계천을 거쳐 뚝섬에서 한강으로 흘렀다. 맑고 아름다웠던 이 개천은 아낙네들의 공동 빨래터로 애용됐다.



 

7. 청계천변의 목조가옥

어른·아이들은 청계천에서 송사리를 잡기도 했으며 방죽엔 움막촌이 있었다. 장마철만 되면 이곳은 늘 물에 잠겨 소동이 일어났지만, 유일한 보금자리였다. 광복 후 청계천 판자촌이 들어선 곳도 바로 이곳이며, 지금은 대형상가가 들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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