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평 분석 결과 한진·두산·이랜드 ‘적신호’

 

대기업 순위가 요 몇 년간 빠르게 바뀌는 가운데 새로운 위험 리스트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올해 신용등급 하향기업 건수가 이미 지난해 수준을 넘어선 가운데 하반기에도 하향조정이 빠른 속도로 이뤄질 것이란 전망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일부 기업의 경우 재무부담이 과중해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까지 제기된다.

 

 

최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한진과 두산, 이랜드 그룹이 일차적으로 언급됐다. 이들 기업집단의 영업현금흐름 대비 총차입금은 과거 3년(2012~2014년) 평균치가 약 14.5배, 12.5배, 9.6배에 달했다. 모두 한기평의 평가방법론상 BB급(투기등급)인 9.5배를 웃도는 수준인 것이다. 세 그룹의 차입금의존도(총자산에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과거 3년 평균치가 각각 65.0%, 41.2%, 55.7%에 달했다. 이 역시 BB급에 해당(55%)하거나 근접한 수준이다.

한기평은 국내 주요그룹의 재무부담 과중여부 판단을 위한 정량적 지표로서 총차입금/OCF 8.5배 이상, 차입금의존도 40% 이상이라는 기준을 설정했다. 이는 한기평이 투자등급과 투기등급을 구분하는 지표와 다수 계열사의 부실화가 발생했던 웅진, 동양, 동부, STX 그룹 등 4개 그룹의 부실화 발생 전 3년 평균 재무지표를 고려한 값이다.
 

“사전 구조조정 필요”

동부·동양·STX·웅진의 경우 기업회생절차 개시 직전 3년 평균 총차입금/OCF가 각각 (-)388배, 298배, 26.6배, 4.6배를 나타냈고 같은 기간 차입금 의존도는 46.4%, 63.9%, 41.3%, 42.0%였다. 한진과 두산, 이랜드 그룹의 재무지표가 과거 그룹 유동성 리스크가 발생했던 기업과 유사하다는 얘기다.

한기평 관계자는 “한진그룹은 그룹의 양대축인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의 불안정한 손익구조 및 그룹의 확장적 재무정책기조로 인해 자구노력에도 불구하고 과중한 차입부담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에 대해 자금을 대여하거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계열 내 재무위험 연계강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또 두산그룹은 연결기준 이자보상배율이 1.0~1.4배 수준으로 차입금 상환 재원 확보가 쉽지 않은데다 영업현금흐름도 원활치 않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랜드 그룹은 사업확장에 의한 운전자본 등 증가로 FCF(잉여현금흐름) 적자기조가 지속되고 있고 차입에 의존한 일련의 M&A( 인수합병)로 재무부담도 과중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자보상배율이란 이익에서 이자비용으로 얼마를 쓰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숫자가 높을수록 여유자금이 많다는 의미다.

한기평은 한진과 두산, 이랜드 그룹에 대해 “위험이 본격화 됐을 때 자산매각, 계열사 매각, 기업공개(IPO) 등 자구계획은 제 값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일정 수준의 위험 감지시 사전적 구조조정이 반드시 필요하고 업황 악화에 대응할 수 있는 재무적 역량을 확충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들 위험 그룹군이 제2의 STX와 동양이 되는 위험을 피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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