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회 지음/ 비채

 

문인들을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며 그들의 삶과 작품세계를 통찰한 평론을 비롯해 아동문학 연구, 사회 비평, 북한문학과 해외동포문학에 이르기까지 그간 여러 분야에 걸쳐 활발히 활동해온 경희대학교 김종회 교수의 산문집 '글에서 삶을 배우다'가 비채에서 출간됐다.

문학에서 시작해 사회 전반으로 사유의 지평을 넓혀온 작가의 목소리가 오롯이 담긴 세 번째 산문집이다. 그의 펜 끝에는 늘 ‘사람’이 있다. 그래서일까. 사회 시스템을 비판할 때는 더없이 예리하게 날을 세우기도 하는 그이지만, 글을 짓고 읽고 향유하는 사람, 제한된 여건 속에서도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하는 사람, 척박한 땅에 문화의 꽃을 피우려는 사람들을 이야기할 때면 특유의 따뜻한 시선이 드러난다. 

이 책은 여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 ‘꽃빛보다 밝은 문필’은 문학과 더불어 살아오는 동안, 그 ‘문학의 길’에서 만난 문인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작가의 눈을 통해 황순원, 박완서, 류시화 등 유명 문인들의 숨은 이야기와 속내를 엿볼 수 있다.

제2장 ‘문화와 인문학의 뜰’은 우리 시대 문화의 현주소를 논한 인문학적 사유(思惟)의 기록을 담았다.

제3장 ‘우리 안의 깊은 지혜’는 삶 속에서 발견한, 깊고 감동적인 지혜에 대한 글들을 엮었다.

제4장 ‘함께 나누는 손길로’에서는 오늘을 함께 살아가는 우리가 진정 소중하게 여겨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논한다.

제5장 ‘그대 나라 사랑함은’은 사회의 일원이자 나라의 국민으로서의 사고와 행동에 대해 피력한 장이다. 이러한 궁구에 대해 작가는 ‘머리말’에서 “이와 같은 실천적 고백은 문필가 누구에게나 공여되는 책임이 아닐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제6장 ‘인식의 경계를 넘어’는 글로벌 시대, 혹은 디아스포라의 시대에 면한 우리가 말과 글 그리고 의식의 경계를 어떻게 지키고 어떻게 확장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온 작가의 오랜 연구가 반영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사단법인 일천만이산가족재회추진위원회’ 사무총장 등을 맡아 일하며 실천 속에서 절실히 깨달은, ‘문화 교류가 먼저다’라는 작가의 주장 또한 드러나 있다.

결국 문학은 사람을 배움으로 이끄는 가장 감동적인 방법이며, 문화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사회를 알기 위한 시작이자 끝임을 작가는 담백한 매력을 지닌 백자 같은 예순 편의 글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위클리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