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전쟁 후폭풍 ‘탈당 바람’, 국민의당 ‘이삭줍기’ 관심

 

20대 총선의 최대 변수로 ‘무소속 군단’이 떠오르고 있다. 여야 모두 공천 후유증이 심각해지면서 공천 결과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려는 현역 의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한 20여명을 넘길 전망이어서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더구나 총선일이 한달 남짓으로 다가온 터여서 교통정리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새누리당에선 경북 구미을의 친박계 김태환 의원이 일찌감치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 왼쪽부터 이재오 의원, 이해찬 의원. 유승민 의원

 

친이계의 수장인 이재오 의원(서울 은평을)도 무소속 출마를 저울중이다 이 지역에서만 내리 5선을 지낸만큼 지역 내 후원이 만만치 않다.

공천에서 배제된 비박 3선의 진영 의원도 탈당을 선언했다. 무소속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그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입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진 의원은 “쓰라린 보복을 안겨줬다”며 결의를 보여줬다.

비박계 컷오프 희생양이 된 울산 울주의 강길부 의원과 울산 북구 박대동 의원도 무소속 출마를 고민 중에 있다.

친이계 3선의 대구 수성을 주호영 의원은 재심신청이 수용되면서 구제될 것처럼 보였지만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낙천 가능성이 높아졌다. 주 의원은 재심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무소속 출마를 시사한 바 있다.

친유승민계의 경남 조해진 의원과 경기 성남분당갑 이종훈 의원도 무소속 출마설이 나돈다. 이 의원의 아들은 박근혜 대통령과 이한구 위원장 등 친박 실세를 겨냥해 ‘일진놀이를 한다’고 SNS에 올려 아버지의 무소속 출마에 무게를 실었다. 이 외에도 인천 중동강화옹진의 안상수 의원이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대구 동을의 유승민 의원도 공천 결과에 따라 무소속의 중심으로 떠오를 수 있다. 공천 배제된 상당수가 유 의원과의 채널을 열어둔 채 무소속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 의원과 친이계의 연대가 이뤄지면 여권 인사들의 ‘무소속’ 바람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당’ 조마조마

더불어민주당에선 친노계 좌장 격인 6선의 이해찬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확정했다. 이 의원은 “내가 친노쪽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며 “정치를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비판했다.

비례대표로 선출돼 대구 북구을에서 지역을 다져온 홍의락 의원은 컷오프되자 곧바로 탈당계를 내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현역 의원이면서 경선 기회를 갖지 못한 강동원 의원도 전북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대선 개표 부정’을 언급한 것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서울 동작갑 전병헌 의원, 전북 완주진안무주장수 최규성 의원이 국민의당 입당과 무소속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서울 은평갑 이미경 의원도 무소속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반해 서울 마포을 정청래 의원은 ‘백의종군’을 택했고 자녀의 취업 청탁 의혹으로 컷오프된 경기 파주갑 윤후덕 의원은 사태 추이를 관망하고 있다.

두 거대 정당이 혼선을 빚는 사이 국민의당은 내심 어부지리를 노리고 있다. 탈당 의원들을 얼마나 수용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더민주의 공천배제에 반발해 서울 정호준 의원이 합류했고, 경기 안산단원을 부좌현 의원도 추가 입당했다.

하지만 공천에서 탈락한 광주 북을의 임내현 의원의 탈당이 임박한 만큼 좀 더 안정선이 필요하다. 국민의당은 이 달 28일까지 최소 20석을 유지해야 선거보조금 46억원을 추가로 지원받을 수 있다.

김영환 당 인재영입위원장은 “계파정치에 희생된 분들에 대한 영입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더민주에서 계파정치에 물들지 않은 분들, 새누리당에서 개혁적인 분들을 상대로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무소속 그룹’의 바람이 현실화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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