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문 봄, 꽃 사태 속으로 풍덩하다!
여문 봄, 꽃 사태 속으로 풍덩하다!
  • 김초록 기자
  • 승인 2016.03.25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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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초록 여행스케치> 경기도 이천의 흐드러진 봄빛

봄은 꽃과 함께 그 깊이를 더해간다. 전국은 지금 꽃 잔치가 한창이다.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 벚꽃, 복사꽃은 봄기운이 더해가는 4월의 꽃이다. 남도에서부터 올라온 봄꽃은 중부 내륙 깊숙이 들어와 그 향기를 퍼트리고 있다. 요즘 어딜 가나 봄꽃을 볼 수 있지만 도자기와 온천으로 유명한 이천도 빠뜨릴 수 없는 봄꽃 여행지다. 봄이 한층 여문 4월, 가족끼리 연인끼리 이천으로 꽃 소풍을 떠나보자.

 

▲ 도립리 마을에 핀 노오란 산수유
▲ 백사 산수유마을에 핀 목련이 눈부시다.

노란꽃의 향연 속으로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 도립리와 경사리, 송말리 일대는 3월 하순부터 4월 중순까지 노오란 산수유꽃이 만발한다. 해발 680미터의 노적산이 둘러싸고 있는 산수유마을은 지금 봄빛이 완연하다. 마을 뒤편 산비탈을 중심으로 집집마다 골목마다 산수유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특히 길목(도립 1리)에서 마을 안쪽 육괴정(六槐亭)에 이르는 꽃길이 아름답다. 육괴정은 중종 때 기묘사화를 피해 낙향한 개혁파 선비 6명이 우의를 나눴다는 정자. 백사면 일대에 산수유가 많은 것은 마을을 감싸고 있는 원적산(643m)이 북풍을 막아 줘 다른 곳보다 기온이 높기 때문이라 한다. 또한 이 지역이 돌밭이어서 밭농사 대신 생명력이 강한 산수유를 심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마을을 빙 둘러가며 수령 100년이 넘은 산수유 8000여 그루가 자라고 있는데 꽃이 만개하는 시기는 4월 초순. 꽃망울은 4월 중순까지 볼 수 있다. 야트막한 언덕에 오르면 마을이 온통 꽃 바다다. 원적산 중턱의 낙수재에 올라 바라보는 노랑 물결도 장관.

산수유꽃에 흠뻑 취했다면 이번에는 마을 뒤편의 원적산에 올라보는 것도 좋겠다. 이천에서 제일 높은 산으로 정상에 오르면 이천 평야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경사리 마을회관 옆으로 난 산길을 따라 조금 가면 낙수재폭포. 산행 기점은 여기서부터다. 정상까지 어른 걸음으로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 반룡송의 멋들어진 자태
▲ 줄기가 흰색을 띠는 백송

 

산수유마을에서 2km 거리(이포 방면)에는 천연기념물 제381호로 지정된 반룡송이 있다. 이리저리 굽어 올라간 나무 둥치는 신비스럽기 그지없다. 붉은 색 나무껍질이며 사방으로 뻗은 가지들이 마치 용의 모습을 닮아 ‘반룡송’이란 이름이 붙었다. 신라 말 도선국사가 심었다는 이 소나무는 혹여 가지를 꺾거나 껍질을 벗기는 따위로 나무에 해를 입히는 사람은 심한 피부병을 앓게 된다는 속설도 전해오고 있다. 인근 신대리에 있는 백송(천연기념물 제253호)도 볼거리다. 오랫동안 마을을 지켜온 이 백송은 잔가지가 많아 전체적으로 균형미를 잃지 않고 있다. 두 갈래로 뻗은 가지는 위에서 다시 갈라져서 3개의 줄기가 나무의 골격을 이루고 있다.

 

▲ 설봉산 들머리의 설봉호수
▲ 설봉산 진달래

새색시 같은 진달래가 여기 있네!

이천시내 서쪽에 우뚝 솟은 설봉산(해발 394m)은 그리 높지 않고 오르는 길도 널찍해 가족 산행지로 적합하다. 산 아래 설봉호수에서 출발해 영월암-정상-칼바위봉수대-설봉산성으로 코스를 잡으면 된다. 종주 산행이 무리라면 영월암에서 삼형제바위-설봉서원 쪽으로 내려와도 된다. 설봉산의 명물인 삼형제바위(세 개의 바위)는 효성 지극한 삼형제의 슬픈 전설이 전해져 오고 있다. 곳곳에 약수터와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고,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이천 평야가 한 폭의 풍경화를 보는 것 같다.

 

▲ 설봉산성
▲ 설봉산 영월암

 

저 멀리 장호원, 안성, 여주까지 한눈에 들어와 장쾌하기 그지없다. 산 중턱에 있는 영월암은 1300여 년 전 신라 의상대사가 창건한 고찰. 경내엔 보물 제822호인 고려시대 마애보살입상이 있고, 고려말 고승인 나옹대사가 꽂아놓은 지팡이가 그대로 자랐다는 수령 600년 된 은행나무가 눈길을 끈다. 저수지(설봉호)가 있는 설봉공원엔 세계 각국의 도자기를 볼 수 있는 이천세라피아를 비롯해 시립박물관, 조각공원, 관고리5층석탑, 월전미술관, 벚꽃 핀 수변산책로 등이 갖춰져 있다.

 

▲ 설봉산의 명물인 삼형제바위
▲ 영월암의 마애보살입상

 

설봉산과 맞붙어 있는 도드람산(해발 349미터)은 일명 ‘저명산’이라고도 부르는데 사철 독특한 멋을 풍긴다. 등산로마다 분홍빛 진달래가 너울너울 춤을 추고 있는데 수도권에서 보기 드문 진달래 명산이다. 도드람산은 약초를 캐던 노스님이 절벽에서 떨어질 위기에 처하자 산돼지가 울음으로 위험을 알려 목숨을 구했다는 전설이 있다. 정상까지는 제법 가파른 길이 이어지지만 곳곳에 철계단을 설치해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다. 왕복 산행에 2시간 정도 걸린다. 설봉산과 도드람산은 중부고속도로와 연결되어 가족 나들이 코스로 좋다.

 

 

▲ 설봉공원에 있는 전통도자가마

한국의 멋, 이천 도자기

이번에는 이천의 명물인 도자기를 구경해보자. 이천 지역이 전통도예의 중심지가 된 것은 무엇보다 도자기를 만드는데 필요한 흙이나 그것을 굽기 위한 땔나무를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입지여건 때문이다. 도자기를 굽는 흙의 50%가 이곳에서 생산된다. 실제로 신둔면 수광리와 백사면 조읍리, 장호원 노탑리 등지는 한국전쟁 이후 60년대 초까지도 옹기 제작이 이루어졌다. 특히 신둔면 사음리 일대는 도자기를 굽는 가마와 도예 전문점들이 도로변을 중심으로 큰 마을을 형성하고 있다. 고가(高價)의 고려청자와 조선백자 재현품을 비롯, 일상생활에 쓰이는 생활자기까지 도자기와 관련된 모든 것을 두루 구경할 수 있다. 이천도자기의 색깔은 은은하면서도 곱고 섬세하여 다른 지방에서 따를 수 없는 전통이 있다.

 

▲ 이천세라피아에 가면 도자기를 빚는 도예가를 만날 수 있다.
▲ 이천세계도자센터

 

이천도자기를 좀 더 체계적으로 보려면 한국도자재단에서 운영하는 이천 세라피아로 가면 된다. 이천 세라피아(Cerapia)는 세라믹(Ceramic)과 유토피아(Utopia)의 합성어로서 전시관에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도예가들이 빚어낸 아름다운 도자기들이 전시돼 있다. 작가들이 도자기를 빚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공간(토락교실)과 마음에 드는 도자기 쇼핑도 가능하다. 이밖에 도자기를 굽는 ‘전통장작가마’, 전통 옹기를 전시한 ‘야외옹기전’, 바람이 불면 오묘한 소리를 내는 ‘소리나무’, 국내 유일의 도자전문도서관인 ‘도자만권당’ 등도 꼭 봐야 할 곳들이다. 이천 세라피아(031-631-6501/http://www.kocef.org), 관람시간: 오전 9시30분-오후 6시(종료 한 시간 전까지 입장), 관람료: 어른 3000원/초등학생, 청소년, 군인 2000원

 

 

▲ 부래미마을에 있는 저수지

체험이 있는 녹색전통마을

이천은 도시민들을 위한 농촌체험시설(마을)이 유난히 발달해 있다. 율면 석산 2리의 부래미마을(www.buraemi.com)과 대월면 군량1리의 자채방아마을(banga.go2vil.org), 도드람 양돈농협(이천시 부발읍 소재)에서 운영하는 도드람테마파크, 모가면 서경1리의 서경들마을, 설성면 수산리 우무실마을, 대월면 도리리의 도니울마을, 모가면 소재지의 이천농업테마공원(http://2000farmpark.or.kr) 등이 그런 곳들이다. 40여 가구 가 모여 사는 부래미마을은 시골스런 옛 모습이 그대로 살아 있다. 마을 뒤에는 야트막한 산이 하나 있고, 일제 때 만들었다는 저수지도 있다. 마을에서 생산한 농산물은 모두 직거래로 팔려 나간다. 마을 사람들은 거개가 친환경농법으로 농사를 짓는다. 벌레가 먹어 구멍이 숭숭 뚫린 채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마을 뒷산에는 1시간 거리의 산책로가 나 있어 가족들과 자연을 벗 삼아 즐거운 한때를 보낼 수 있다.

 

▲ 부래미마을에 그려놓은 벽화

 

한편, 부래미마을에서 가까운 장호원읍 진암리는 4월부터 연분홍 복사꽃과 튀밥 같은 배꽃이 하나 둘 피어난다. 길가 언덕배기나 밭자락마다 복사꽃과 배꽃이 흐드러지는데 절정은 4월 하순경이다. 읍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백족산 아래가 특히 아름답다. 여기저기 소떼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이 복사꽃 아래서 소꿉놀이를 하고 있는 정경이 참으로 정겹다.

 

농사의 모든 것이 한자리에

중부고속도로가 바라보이는 모가면. 언제부터인가 이곳이 뜨고 있다. 농경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이천농업테마공원이 있기 때문이다. 천하대장군과 허수아비가 반겨주는 공원은 아이들의 체험학습공간으로 그만이다. 계단식 논을 재현한 다랭이논을 비롯해 쌀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쌀문화관은 농사의 철학을 모르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요긴한 볼거리다. 다랭이논은 체험용 경작지로 봄부터 이삭이 노랗게 익는 가을까지 옛 방식 그대로 벼농사를 짓는다. 쌀문화관 전시실에는 우리 조상들의 농사짓던 모습과 세계 각국의 다양한 쌀문화와 함께 이천쌀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이천에서 생산되는 쌀은 연간 5만4000여 톤에 이른다. 전국 쌀 생산량의 1%에 불과하지만 이곳 농부들은 자신들이 재배한 쌀에 대해 자부심이 대단하다.<수필가/ 여행작가>

 

 

여행수첩

가는 길=중부고속도로 서이천나들목~3번국도~신둔면 남정사거리~경사리 산수유마을~도립리~송말리 코스, 영동고속국도 덕평나들목~42번국도~이천시내~이포대교 방면 국지도 70호~백사면 현방리~송말리 산수유마을. 내비게이션: 이천시 백사면 도립리 667(도립1리 마을회관)

맛집=온천과 쌀밥은 이천의 얼굴이다. 시내에 미란다온천이 있고 20분 거리의 모가면 신갈리에 독일식 온천인 테르메덴 온천이 있다. 이천쌀밥집은 광주 쪽 3번국도변(신둔면 수광리 일대)에 모여 있다. 맛깔스런 20여 가지의 반찬에 구수한 숭늉을 곁들인 돌솥밥은 잃었던 입맛을 되찾아준다.

숙박=이천시내에 호텔미란다(031-639-5118), 이지모텔(031-631-2072) 등이 있다. 부래미마을(031-643-0817)에 민박집이 몇 채 있고 이천농업테마공원의 펜션(070-8882-2686)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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