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지하실, 그곳엔 사회문제 예술로 꽃피우는 청년들이 있다!
신림동 지하실, 그곳엔 사회문제 예술로 꽃피우는 청년들이 있다!
  • 김은영 기자
  • 승인 2016.04.20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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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스스로 미래 찾는 청춘들의 모임 ‘작은따옴표’ 장서영 대표

서울 관악구 신원로 5-1 스카이마트 지하. 그러니까 신림동이라 불리는 이 동네 작은 슈퍼 지하실엔 청년 예술가들이 살고 있다. 이곳은 사회적 문제를 예술로 풀어나가고 싶어 하는 청춘들의 공간이다. 이곳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은 쓰레기를 주워서 예술 작품을 만들기도 하고 학교에서 뛰쳐나온 청춘들과 함께 대안학교를 만들기도 하고 빌라촌에 축제를 만들어 공연을 다니기도 한다.

이 지하실에는 고시생들이, 백수들이, 가수들이, 화가들이 또 학생들이 오고 간다. 직업, 나이, 성별 상관없이 청춘들이 삼삼오오 몰려든다. 2년 동안 3000여명의 청년들이 이 공간을 거쳐갔다. 이들의 중심에는 ‘작은따옴표’라는 청년 예술가들의 모임이 있다.

 

▲ 작은따옴표의 청년예술가들. 손으로 작은 따옴표 모양을 포즈 취하고 있다. (맨 오른쪽 모자를 쓴 남성=작은따옴표 장서영 대표)

 

이들은 월셋방들이 창도 없이 다닥다닥 줄지어 붙어있는 이 고시촌에서 공부에 치어 청춘을 반납하고 홀로 책에 파묻혀 있는 고시생들을 문 밖으로 불러낸다. 함께 밥을 먹고 울고 웃으며 세상에 대해 생각해보자고 한다.

작은따옴표는 그저 ‘ 라는 문장기호로만 존재할 뿐 아무런 뜻도 이름도 없다. 이 작은따옴표를 이끄는 장서영(24. 남) 대표는 “작은따옴표란 한 사람의 진심과 감정을 담을 때 쓰는 부호다. 언제든지 부호 안의 빈 칸에는 자신의 솔직한 감정과 진심을 담을 수 있다. 우리는 그런 모임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어떻게 이런 모임을 만들게 된 것일까? 모임의 대표 장서영 씨를 만나 이 재미있고 유쾌한 공간과 모임에 대해 자세히 들어보았다.

 

 

- 어떻게 모임을 구상하게 되었나.

▲맨 처음에는 길거리 쓰레기가 제일 눈에 거슬렸어요. 어떻게 하면 길거리 쓰레기를 줄일 수 있을까, 엉뚱하기도 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죠. 또 당시 대학생이었는데 근본적으로 학교에서 배우는 틀에 박힌 교육보다는 좀 더 창의적으로 제가 하고 싶은 공부도 하고 싶었어요. 무엇보다 쓰레기를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춰 모임을 구상했어요. 그리고 그 쓰레기는 가능한 예술적인 형태로 변화시켰으면 좋겠다. 예술적인 작품을 친구들과 후배들과 선배들과 함께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일을 추진했어요. 등록금과 부모님의 지원 사격이 있었죠. 그 돈을 종자돈으로 신림동에 지금의 공간을 확보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점차 우리 청년들이 스스로 모여 사회적 문제를 어떻게 하면 창의적으로 예술적으로 풀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프로젝트를 하나씩 만들어 나가게 되었지요.

 

 

- 함께 한 이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학교 동기들이나 후배, 선배들이 도와준다고 나섰어요. 나중에는 점점 우리와 같은 생각을 가진 이들이 하나 둘 합류하기 시작했죠.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창의적인 의견을 많이 나누었어요. 3000여명이나 오갔더라고요. 사람들이 많이 오가면서 생기는 문제는 여러가지지만 ‘돈’문제도 많았어요. 자금이 부족해서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추진하기가 어려웠죠. 하지만 차츰 여러 곳에서 인정을 해주고 찾아주고 시작했어요. 지금은 관악구 마을 공동체 주민제안사업에도 선정되고 서울시 혁신대상도 수상하고 인정도 많이 받고 있어요.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중 특이한 것이 많다. ‘대안 학교’, ‘고시촌 빌라 축제’, ‘신원시장 복원’, ‘신림역 축제’, ‘아트트래쉬’ 등이 있는데 학교는 어떻게 운영하는 건지.

▲저희는 일반 정형화된 학교 체제와 수업이 아닌 자율적이며 창의적인 수업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어요. 작년 10월부터 운영하고 있는데 온라인 강좌와 오프라인 강좌로 이원화해서 진행하고 있어요. 저희 중에는 다니던 학교와 직장을 그만두고 사람들도 많거든요.

제도권에서 공부하던 그런 틀에 박힌 배움이 아닌 진짜 알고 싶고, 공부하고 싶은 수업들을 하려고 계획했어요. 그래서 이름을 학교가 아닌 '학당'이라고 짓고 이름도 ‘작따학당’, 줄여서 ‘작당’이라고 이름 붙였어요. 이 작당에서는 누구보다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더불어 살아가며 배워서 남주는 사람 중심의 가치관을 지향하죠.

수업 과목도 프랑스 잡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를 읽으며 토론하는 온라인 강좌 ‘르몽드 토론학과’, 봉산탈춤을 배워보는 '덩더러러러학과', 빔 프로젝터를 이용한 3D 영상 아트 수업 ‘어서와, 맵핑은 처음이지학과’, 효과적인 발표를 돕는 '말 한마디에 청년빚을 갚는다 학과' 등 이름만 들어도 배움의 욕구가 절로 일어나는 창의적인 수업들이 개설되어 있어요.

 

▲ 쓰레기를 가지고 오면 페이스페인팅, 네일아트를 해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작은따옴표.
▲ 작은따옴표 사람들은 길거리 쓰레기를 모두 모아 '길거리 예술작품'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호응이 좋았던 것이 ‘동네 축제’였다. 신림동 축제, 신원시장 축제, 고시촌 빌라 축제, 이렇게 축제를 만드는 이유는.

▲저희가 사는 신림동이 약간 문화의 불모지 같은 곳이에요. 강 건너 홍대와는 너무나 다른 문화가 존재하죠. 여기 사는 고시생들은 서로 교류를 하지 않아요. 이곳은 1인실 같이 빡빡한 삶을 사는 청춘들이 대거 거주하고 있어요. 이들에게 문화를 안겨주고 싶었어요. 또 좀 낙후되어 있는 동네 이미지도 변화시키고 주민들에게도 흥겨움을 선물하고 싶었어요. 우리가 함께 살아갈 공간이니까요. 좋게 만들고 싶어 계획한 것들이에요.

재래시장 복원에도 신경을 많이 썼어요. 시장이 자꾸 죽으니까. 우리 동네에는 관악구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 시장인 신원시장이 있거든요. 시장에 라이브 공연을 하는 친구들을 배치했어요. 시장에 갔더니 음악이 흐르고 가수들이 노래를 부르잖아요. 거리가 활기차지고 시장이 더욱 활성화되더라고요. 사람 사는 분위기가 물씬 풍기게 되었죠.

 

 

-가장 신경 쓰는 사업 분야는.

▲가장 큰 프로젝트 내용 중 하나는 쓰레기를 예술 작품으로 만드는 ‘아트트래쉬(Artrash)’ 사업이에요. 처음부터 이 공간을 만들 때 쓰레기를 어떻게 예술작품처럼 만들 수 있을까, 줄일 수 있을까에 염두를 두고 만든 터라 더욱 이 프로젝트에 공을 들이고 있죠. ‘아트트래쉬’란 예술이라는 아트(Art)와 쓰레기라는 트래쉬(Trash) 영어 단어를 조합한 합성어에요.

저희는 먼저 지역 축제나 기업들이나 단체의 요청으로 열리는 행사에 ‘아트트래쉬’팀을 파견해요. 행사에 온 사람들이 무심코 버리는 생수병, 음료수병, 커피잔, 휴지 등이 많잖아요. 저희는 어떤 쓰레기든지 좋다. 쓰레기통에 버리기만 하면 원하는 예술서비스를 제공해주겠다고 홍보하죠. 얼굴에 이쁜 그림을 그려주는 페이스페인팅이나 네일아트, 캘리그라피로 손 글씨를 써주기도 하고요. 모아진 쓰레기를 가지고 새로운 예술작품으로 재탄생시키기도 해요.

작년 여름 시흥 갯골 축제에서 진행한 아트트래쉬 행사는 쓰레기들을 모아 거대한 예술 작품로 변화시키면서 정말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어요. 페트병 800개를 모아 12m의 거대한 ‘정크 아트’를 만들었죠. 그 때 경험은 엄청난 자신감을 끌어내주었어요. 엄청나게 고무되었죠.

 

 

-앞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도 기대된다. 어떤 구상을 가지고 있는지.

▲앞으로도 해보고 싶은 일들이 많아요. 아직 해보지 못 한 일들도 많죠. 지하철 문제를 생각 중이에요. 지하철에서 패션쇼도 할 수 있을 것 같고… 여러 가지 구상을 하고 있어요.

함께 생각을 모으고 함께 하니까 할 일도 해보고 싶은 일도 무궁무진해요. 어떤 일이든 예술적으로 함께 풀어나가고 싶어요. 예술적인 것이 왜 중요한가 하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예술 작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에요.

장서영 대표는 “우리는 이 작은 공간을 불가능이란 존재하지 않는 모든 것이 가능한 공간, 평생 잊지 못할 공간, 살아있음을 느끼는 공간, 모두가 주인이 될 수 있는 공간, 사람다운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자신의 삶과 미래를 기성세대에 맡기지 않고 스스로의 삶을 개척해나가는 야무진 포부와 정신으로 가득 찬 이 청년들의 미래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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