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경제의 슬픈 현실, 가계대출 평년 2배

서민들에게 가정의 달 5월은 한편으론 불편한 시기이기도 하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등 지갑이 얇아지는 때인데다 결혼식이 많이 열리는 시기다. 여기에 이사철까지 겹치면서 금전 문제로 고민해야 하는 경우가 급증하게 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660조 9000억원으로 전월대비 6조 7000억원 증가했다. 평년보다 2배가 넘는 금액이다. 주택담보대출이 4조7000억원,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이 2조원 증가했다.

특히 가계대출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아파트 집단대출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꽁꽁 얼어붙은 지갑을 반영이라도 하듯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도 평년보다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지난해를 제외한 2010~2014년 5월 평균 가계대출 증가액은 3조원 정도였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 4월 가계대출 증가액은 평년의 2.2배에 달하는 셈이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의 상당 부분은 아파트 집단대출로 파악된다. 집단대출은 분양 아파트 등의 입주(예정)자 전체를 대상으로 한 중도금, 이주비, 잔금대출을 포괄한다.
 

신용대출도 증가

한은은 지난해말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2016~2017년 집단대출 수요가 월평균 3~4조원 될 것으로 추정했다. 때문에 업계에선 내년 말까지는 가계빚 증가속도가 평년 수준을 웃돌 것으로 전망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크게 늘어난 집단대출 승인물량이 향후 2~3년간 순차적으로 집행돼 당분간 가계대출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어려운 상황을 인정했다.

이런 가계대출 증가세는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5월 한달간 2조원이나 늘었는데 이는 지난해 5월 1조원과 비교해 2배 더 증가한 것이다. 특히 올해는 5월 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평년보다 더 대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한편 5월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3조 3000억원 증가한 741조 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6조 7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축소됐지만 이 역시 화약고임은 분명하다. 대기업 대출이 4000억원 감소한 대신 개인사업자(자영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이 3조 7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자영업자 대출이 전월대비 1조 8000억원이나 증가했다는 것은 서민경제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대출의 상당수가 부동산대출이나 생계형 대출임을 지적하며 결국은 개인 파산과 은행 부실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경종을 울리고 있다.

가정의 달이 대출의 달로 바뀌고 있는 슬픈 현실은 다름아닌 ‘대한민국 경제의 자화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나기 같은 해법이 나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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