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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나라빚, ‘사람 중심’ 경제 발목 잡나

국가채무 700조원 시대 ‘성큼’ 김범석 기자lslj5261@daum.netl승인2017.08.1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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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빚더미 공화국’이다. 가계부채 1400조원 시대가 다가온 가운데 나라빚도 내년 70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정부에 따르면 국가부채를 국민 1인당 빚으로 환산하면 1293만 3000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재인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 운용에 나서면서 그 규모는 한층 커질 가능성이 높다. 국회예산정책처의 국가채무시계에 따르면, 우리 나라의 국가채무는 665조 3767억원으로 지난해말 638조 5000억원에서 26조 8767억원 증가했다. 대한민국 경제에 몰려오고 있는 ‘국가부채’ 먹구름을 살펴봤다.

 

 

‘국가채무시계’가 심상치 않다. 국가채무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중앙은행이나 민간 또는 해외에서 빌려쓴 빚을 가리키는 지표다. 여기엔 공기업 부채와 한국은행 채무는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실제 상황은 이보다 더 열악하다.

국가채무는 지난 2000년 처음 100조원을 넘어선 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04년엔 200조원, 2008년 300조원을 넘은데 이어 2011년엔 400조원을 돌파했다. 2014년엔 533조 2000억원이었고 지난해 600조원을 넘어섰다.

이러 추세라면 올해 국가채무는 682조 4천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추계인구인 5145만명을 기준으로 국민 1인당 빚을 추산하면 1293만 3000원 수준으로 이미 경보음이 울리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2016∼2020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내년엔 국가채무가 722조 5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엔 793조 5000억원으로 800조원에 성큼 다가서게 된다.
 

2000년 ‘100조원’

정부가 가계부채 문제를 잡겠다고 의지를 불태우고 있지만 정작 자기 문제는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정부는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를 올해 40.4%, 내년 40.9%, 2019∼2020년 40.7% 등 40% 수준에서 관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임기 5년간 경상성장률보다 재정지출 증가속도를 높게 관리하겠다고 밝혀 그 규모는 당초 예상보다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예상한 올해 경상성장률은 연간 4.6%로, 문재인 대통령은 재정지출 증가율을 7% 수준으로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당국은 강도높은 지출 구조조정과 부유세 등 세입 확대로 대응한다는 방침이지만, 상황이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이미 대한민국은 시간이 갈수록 고령화 사회를 향해 달려가고 있고 청년실업 문제 또한 해묵은 숙제다.

박근혜 정부의 정책 역시 국가 부채를 크게 늘리는데 일조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지난해 결산자료 등에 따르면 국세청이 소송에 질 경우를 대비해 쌓아둔 소송충당부채가 1조5000억원대 규모로 나타났다. 과거 박근혜 정부 시절 무리한 과세행정이 국가 부채를 늘리고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지난해 결산보고서와 국회 예산정책처 등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청의 소송충당부채는 전년보다 9263억원이 늘어난 1조 5332억원으로 나타났다. 1년 사이에 부채가 152.6%로 나타났다.

반면 국세청을 제외한 나라 전체의 소송충당부채는 지난해 5299억원으로 2015년보다 3093억원이 줄었다. 나라 전체 소송충당부채가 2015년 1조 4446억원에서 지난해 2조 631억으로 늘어난 데에는 국세청의 소송충당부채 증가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정부는 통상 1심과 2심에서 연속으로 패소해 3심이 진행 중인 사건이나 3심에서 국가패소 취지로 파기환송된 사건에 대해 향후 손실 부담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소송충당부채로 설정한다. 재판 등에 졌을 경우를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국회에서는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 국세청이 세수 부족을 메우려고 세무조사를 했다는 지적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1년부터 2016년 사이에 세수 실적이 좋은 해는 세무조사 부과 세액이 적고, 세수 실적이 좋지 않은 해는 세무조사 부과세액이 많았다”며 “세수결손이 가장 많았던 2013년과 2014년, 세무조사 부과세액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세무조사 등과 소송충당부채 증가가 맞물려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국회 관계자는 “조세불복소송에 대한 승소율이 일정하다고 가정을 하더라도 조세불복소송액이 늘어나면 모수가 커진 셈이어서 소송충당부채액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한편에선 이명박 정부 시절 무리하게 진행한 4대강 사업 등도 국가부채 증가의 중요한 원인으로 꼽고 있다.
 

‘증세 논란’ 여전

국가부채 문제는 ‘사람 중심’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경제정책 중심을 ‘사람’으로 꼽으며 일자리와 분배, 성장의 선순환을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증세논란에서 보듯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선 매년 상당한 재원이 필요하다. 패러다임 전환의 성패가 효과적인 재원확충에 달렸다고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김동연 부총리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출발점은 사람”이라며 “가계를 중심축으로 성장·분배의 선순환을 복원해 저성장과 양극화를 동시에 극복하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패러다임 전환을 구현하기 위해 소득주도 성장, 일자리 중심 경제, 혁신 성장, 공정 경제 등 네 가지 방향에 초점을 맞춰 향후 경제정책을 운용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명목세율 인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부총리는 “법인세·소득세를 포함한 세제개편은 지금 정부 내에서 관계부처 간에 긴밀한 협의를 하고 있고 신중히 검토를 하고 있다”며 “세제를 일자리 창출과 소득 분배에 중점을 두고 재설계하겠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향후 5년간 경상증가율을 4.5∼5% 사이로 전망하고 있는데 재정지출 증가율은 필요에 따라 경상증가율보다 더 높게 관리하겠다”며 “재정에 다소 부담이 되더라도 선제적으로 투자하겠다는 정부 의지의 표현으로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일단 최대한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증세를 추진, 재정건전성을 최대한 지켜낼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 재량 지출 가운데 사회간접자본(SOC) 등에서 7%이상 등 대규모 세출 삭감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자에 대한 증세 추진 구상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 정도만으로 재정건전성 악화를 막기는 어렵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정부는 서민 증세는 없다고 단언해 왔다.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자의 증세만으론 거둬들일 수 있는 세금의 규모는 3조∼4조원에 불과하다.

결국 국세 수입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국채를 발행해야 할 수 밖에 없고 이는 미래세대의 부담으로 이어지게 된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이와 관련 “기존 산업을 고부가가치화해 생산성을 높이고 신성장동력을 적극 창출해 경제 구조를 생산성 중심으로 바꿔가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를 의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급증하고 있는 ‘국가채무’의 부담에서 문재인 정부가 어떤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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