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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에 대형마트가 많은데 어찌 그리 잘나가느냐고?

<재래시장 탐방> 망우동 ‘우림시장’ 정다은 기자lpanda157@naver.coml승인2017.09.0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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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여름이었냐는 듯 가을이 찾아왔다. 연거푸 퍼붓던 비가 그쳤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공기가 창을 타고 넘어온다. 아직 낮엔 햇살이 따뜻하다. 큰 일교차로 감기 조심해야할 때다. 거리를 지나다니다보면 코를 훌쩍이고 기침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짧았던 옷 사이로 드러났던 살들이 긴 옷 속으로 살포시 숨어들고 있다. 하늘은 높고 푸르다. 매미소리도 그쳤다. 귀뚜라미와 쓰르라미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잠자리들도 한창이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전통시장 탐방에 나섰다. 서점을 가다 우연히 발견한 서울 중랑구 망우동의 ‘우림시장’이다.

 

 

우림시장은 1970년 초부터 복개한 도로(폭 12m, 길이 436m) 위에 현재 196개의 영세한 점포가 밀집되어 있는 전형적인 골목형 재래시장이다. 2000년 전까지만 해도 우림시장은 그저 평범한 재래시장이었다. 좌판 등이 도로를 점거는 물론 화재 발생 시 소방차 진입도 어려운 극히 불량한 주변 환경상태였다. 또 인근에 대형 할인점이 입점해 상인들의 매출이 감소되는 현상을 보이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2000년 2월부터 중랑구청 공무원들은 뜻을 모았다. 협조한 결과 전국에서 재래시장으로는 가장 돋보이는 변화를 가져왔다.

 

 

다른 시장에서는 매출이 감소하는 데도 오히려 우림시장은 20~30%씩 증가했다. 문제였던 소방차 진입을 용이하게 해 위험도 예방했다. 아케이드 설치로 비와 눈의 피해로부터 자유롭게 했고, 또한 무질서하게 설치된 점포별 천막, 파라솔, 노점 등의 정비 사업을 실시했다.

지자체의 지원도 있었지만 시장 자체 경비로 부족한 경비를 상점마다 각각 매일 1000원(현재 1500원)씩 추렴하는 방법으로 충당했다. 이외에도 150대에 이르는 카트기 설치, 배달 서비스를 위한 택배차량 운행, 60여대가 주차할 수 있는 무료 주차장 등 상인들이 합심해 끊임없이 새로운 마케팅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저녁 6시가 다됐지만 시장의 분위기는 여전히 활기차다. 입구가 넓진 않지만 주욱 이어진 시장골목엔 손님들의 왕래가 많았다. 양옆으로 상점들, 가운데로 노점상이 이어진다. 많은 상점들이 붙어있음에도 굉장히 깔끔하고 정돈됐다. 먹거리는 물론, 생필품, 육류, 채소, 과일 등등 없는 게 없다.

입구 쪽은 식당이 많다. 특히 곱창, 막창집이 눈에 많이 띈다. 손님들로 만석이다. 야채곱창 8000원, 막창 1만원, 순대곱창 9000원, 오돌뼈 8000원, 닭발 8000원 등 메뉴가 다양하다.

 

 

옛날 학교 앞에 있을 법한 분식집도 보인다. 떡볶이와 튀김을 열심히 만들고 계신 아저씨. 가게 안쪽에 손님들이 앉을 자리가 마련돼 있다. 가격이 저렴하다. 일단 굶주린 배를 채우러 들어갔다. 일반김밥 2000원, 떡볶이 2500원, 순대 3000원, 튀김 2000원(3개) 등이다. 시키자마자 바로 말아주는 김밥은 알차고 따뜻하다. 떡볶이, 순대, 튀김도 가격대비 양이 너무 많아 먹다가 포장을 해올 정도였다. 든든히 배를 채우고 나왔다.

가운데로 이어진 노점상에는 옷은 물론 직접 만들어 바로 구워주는 떡갈비, 핫도그, 어묵, 호떡집이 줄을 이었다. 대형마트처럼 시식을 할 수 있는 곳이 많았다. 배도 부른데 맛있는 냄새의 유혹에 못 이겨 시식을 한다. 더 맛보라는 상인들의 잇따른 권유로 시장 끝에 이르자 배가 터질 지경이었다.

 

 

마치 대형마트에 온 느낌이었다. 전통시장이란 느낌이 들지 않았다. 매우 친절했다. 서비스도 좋았다. 상인들끼리의 관계도 좋아 보인다. 시장 분위기가 활기찬 이유인 것 같다. 그 어떤 시장보다 상인과 손님과의 친밀감이 높았다. 가끔 시장 탐방을 다닐 때 쌀쌀맞고 무심한 태도의 시장상인들 때문에 불쾌한 적이 많았다. 하지만 우림시장은 어디를 가도 상인들이 전부 친절했다. 근처에 큰 대형마트가 많아도 손님의 왕래가 많은 이유인 것 같다.

이 외에도 식료품, 식기구, 생활용품, 수산물, 채소, 과일, 빵, 떡, 젓갈 등 정말 다양한 상점들이 모여 있다. 한 골목 안에 전부 모여 있으니 복잡하게 이리저리 돌아다니지 않아도 된다. 시장 길이가 꽤 길어 끝과 끝을 오가는데 힘은 좀 들겠구나 싶다.

 

 

우림시장 주변에는 가볼 곳도 다양하다. 망우동과 면목동, 경기도 구리시에 걸쳐있는 망우산과 용마산 아차산이 지척이다. 개발제한구역내 비닐하우스 등으로 훼손된 곳을 복원해 학생들 소풍 및 가족단위의 피크닉을 주제로 한 체험형 공원 중랑캠핑숲도 있다. 지난 1983년 서울 동북부 지역을 대표하는 놀이공원으로 개장해 짧은 호황을 누리다 2011년 문을 닫고 지금은 추억의 사진을 남기기 위한 사람들의 단골 코스로 명맥을 유지하는 용마랜드까지 겸사겸사 나들이 하기에 딱 좋을 것 같다.

시장탐방을 마치고 나오니 배가 두둑해 있었다. 마치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가 된 듯 쭉 이어진 시장골목에서 맛있는 음식에 현혹됐다가 나온 느낌이다. 친절하고 인심 좋은 상인들 덕에 기분 좋게 또 배부르게 시장을 둘러봤다. 최고의 서비스와 친절함이 있는 시장으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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