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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생태계 파괴와 환경오염 발생시키는 산업에만 매달려”

<심층인터뷰>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3회 한성욱 선임기자lse3399@hanmail.netl승인2017.09.0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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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에서 이어집니다.>

▲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 글로벌 기업 삼성이 국내외에서 쓰는 에너지 소비량은 막대하다. 삼성에게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 번째가 물이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에 휴대폰공장을 세웠는데, 공장에서 쓰는 물 소비가 엄청나다. 폐수처리를 잘하고 있지만 결국 이 지역 수원(水源)이 고갈되었고 기후변화로 물 공급량도 대폭 줄었다. 이렇게 되면 공장의 오염물질 배출량은 그대로이거나 양이 늘어나는 반면, 물이 줄어들면서 오염도는 그만큼 높아진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주민식수공급을 위한 정수시설을 주문했다. 삼성은 흔쾌히 10곳에 준공을 했고 제가 가서 직접 축사도 했다. 두 번째가 책임문제다. 우리나라 빈곤계층은 에너지사용도 빈곤하기 때문에 기후변화의 책임 소지가 없다. 같은 에너지를 써도 여름에 더 덥고 겨울에 더 춥다. 방안에 단열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 분들을 위해 단열재 공급을 제안했고 지금 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환경인식이다. 기업들의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전환이 시급하다. 아직 세계 수준과 비교하면 걸음마도 못하고 있다. 삼성에 하드웨어적인 제품생산에서 벗어나 기후변화에 대한 교육콘텐츠 개발지원도 요청했다.

 

- ‘그린제품’에 한해 관세를 면제해주는 나라가 늘고 있다.

▲ 급변하는 기후환경 변화에 세계 글로벌기업들의 대응은 매우 신속하다. 시장은 이미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친환경제품이 대세다. 한국기업은 아직도 저렴한 원자력에 의지한 제품을 해외에 팔고 있다. 세계시장 변화에 둔감한 정부 주도의 수출정책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작년에 포스코가 미국에 열연강판을 수출했다가 난데없이 수백억 원의 상계관세를 얻어맞았다. 값싼 원자력 전기로 제품을 생산해 불공정경쟁을 했다는 게 이유다. 신재생에너지를 쓰라는 말이다. 국민들은 에어컨도 못키고 전기를 아껴 대기업을 밀어줬더니 해외에서 관세폭탄을 맞는 신세가 됐다. 앞으로 이런 일이 줄지 않을 것이다. 신재생에너지를 쓰지 않으면 불공정거래국가로 낙인찍힌다. 높은 관세로 수출이 막힐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로 만든 제품에는 관세를 면제해주는 ‘그린협약’(Green Agreement) 시대에 맞춰 정부와 기업은 수출생태계 변화에 빨리 적응해야 한다.

 

- 우리나라의 경우 여전히 환경 파괴적 기업들이 많지 않나.

▲ 의식이 있는 소비자라면 친환경기업 제품을 쓰지 않겠나. 앞으로 그린제품 소비가 급증할 것이다. 기업들도 환경 친화 ‘이미지 메이킹’(Image Making)이 필요하다. 선진국 주주들은 투자에 있어 일정한 룰을 지키고 있다.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사업체나 기후변화를 무시하는 기업에 대해 연기금이나 투자를 피하는 조치다. 세계 주식시장의 흐름도 바뀌고 있다. 주주들은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기업보다 친환경기업을 찾아서 투자한다. 연기금만 해도 그 덩치가 엄청나다. 이런 막대한 기금은 환경을 무시하는 업체로 흘러가지 않는다. 한국에도 이런 외국인 투자자들이 많다. 그런데도 한국은 생태계 파괴와 환경오염을 발생시키는 산업에만 매달리고 있다. 오로지 값싼 전력을 통해 만든 제품의 수출로 경쟁력을 지탱하는 것은 매우 시대착오적이다.

 

- 신재생에너지가 화두다.

▲ 지금 전 세계적으로 ‘One Hundred Percent Renewable Energy’를 선언한 글로벌 대기업이 늘고 있다. ‘100% 재생가능에너지’를 쓰겠다는 획기적인 선언이다. 가입한 기업만 90개가 넘는다. 여기에 우리가 잘 아는 웬만한 기업은 다 들어가 있다. 마이크로 소프트와 애플, 월마트, 나이키, 심지어 BMW와 GM 등 자동차 회사도 가입했고, 금융(Financing) 회사와 도소매업체도 있다. 우리 기업은 하나도 없다. 그만큼 CEO 와 경영진의 인식이 세계와 격차가 크다. 그래서 삼성전자에 이 말을 전했다. 세계적인 대기업 삼성이 이런 흐름을 몰라서야 되는지 빨리 가입하라고 권고했는데 2025~2030년까지 결정하겠다고 답한 상태다.

 

- 우리 정부와 기업은 어떤가.

▲ 단순히 기업 ‘이미지 메이킹’(Image Making) 차원이 아니다. 의식이 있는 소비자라면 친환경제품을 쓰지 않겠나. 그런 제품의 소비가 급증할 것이다. 선진국들은 주식 연기금 투자에 있어 일정한 룰을 지키고 있다.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사업체나, 기후변화를 무시하는 기업에 대해 연기금이나 투자를 막는 조치다. 이렇듯 세계 주식시장의 흐름이 급변하고 있다. 주주들은 과거의 산업기업이 아닌 친환경기업만 찾아 투자한다. 연기금만 해도 그 덩치가 엄청나다. 이제는 이런 막대한 기금이 환경을 무시하는 업체로 흘러가지 않는다. 한국에도 이런 외국인 투자자들이 많다. 그런데도 정부와 기업들은 계속해서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산업에만 매달리고 값 싼 전력공급을 통해 만든 제품의 수출로 지탱하려는 것은 매우 시대착오적인 일이다.

 

- 전기료에 세금을 부과해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사실 우리나라 전기요금은 외국에 비해 너무 낮다. 제 경우 통신요금을 월 10만원 내지만 아깝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4인 가구 한 가정의 월 전기요금이 몇 만원 나오면 비싸다고 말하는데 이것은 잘못됐다. 국민들은 전기요금을 전기세라 부르지만, 사실 전기에는 세금이 없다. 모든 상품에는 부가가치세가 있지만 전기만은 세금이 없다. 독일이나 덴마크 등 선진국은 전기에 세금이 붙는다. 독일 51%, 덴마크 59%다. 세금이 절반을 넘는다. 우리는 전기를 정부가 공급하는 공공재로 잘못 알고 있다. 전기도 하나의 상품이고 서비스산업이다. 사용한 만큼 요금을 낸다. 여기에 별도의 환경부담금이나 사회적 갈등부분에 대한 비용부담을 부과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비용을 부과해서 환경문제 해결과 사회적 갈등치유사업에 쓰였어야 한다. 그동안 정부가 국가경쟁력 강화를 명목으로 산업체에 너무 낮은 가격으로 전기를 공급했다. 그래서 산업용 전기에 세금을 붙이지 않았다. 가정용 전기에 세금을 붙이기도 어정쩡했다. 담배세를 거둬 국민건강을 위해 쓰듯이 전기세를 부과했어야 했다. 세금을 부과해 원전문제와 환경문제, 미세먼지 해결 비용으로 써야 맞다.

 

- 에너지환경의 인식전환과 관련 정부와 국민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 에너지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까지는 어떤 에너지를 어떻게 쓸 것인가 결정할 때 경제성만 기준으로 했다. 그런 경제성도 온전한 경제성이 아니었다. 숨어있는 비용은 모두 빼버렸다. 사회적 비용이나 환경비용 등 모든 정보들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모든 에너지에 이런 비용을 분담시키는 제도가 필요하다. 건설에서 폐기비용까지도 포함되어야 한다. 방전단가라 해서 건설비와 원료비만 들여다볼 것이 아니라, 원전 폐로비용이라든지 시회비용 등을 따져봐야 한다. 이제는 더 이상 좁은 경제성을 넘어 온전한 의미의 경제성이 중요한 잣대가 되어야 할 때다. 경제성뿐 아니라 환경친화성, 형평성, 미래세대에 미치는 영향, 윤리문제까지 아우른 결정을 해야 한다. 그러려면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가야하는데, 낭비를 줄여야 한다. 낭비하는 에너지가 너무 많다. 수요관리를 통해서 점차 소비를 줄이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다. 그러면서 필요한 에너지와 재생가능 에너지로 눈을 돌려야 한다. 천연가스(LNG) 활용방안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지금도 에너지를 둘러싼 수혜자와 피해자가 따로따로다. 중앙집권적 방식이 아닌 균형적, 생산적 방향으로 가지 않으면 안 된다. 창문에 미니 태양광을 다는 것도 한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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