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홍석의 사진 세상>

 

 

 

12명 아낙네 한 조

조장은 우측에 서있는 남정네

 

내 짐작은 틀림없다

 

개펼에서

조개를 캐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일렬로

 

문득 생각이 비약한다

도시에서 자란 나는

모심는 것이 서툴다

어쩌다 모내기에 동원(?)되면

모 줄이 코를 흝기 일쑤다

 

모심는 것 이상으로

개펄 노동은 힘들다

퍼질러 앉아 쉴 곳이 없고

그늘도 없다

 

게다가

조장의 지휘에 맞춰

일렬로 대열을 유지해야 하므로

요령도 피울 수 없다

이를테면 포드 시스템

 

저 노동하는 모습을

그냥 찍어도 되지만

프레임를 걸쳤다

구속이라는 의미를 내포해 보자는

나름 의도다

 

 

 

 

 

 

<고홍석 님은 전 전북대 교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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