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갈노> 윤종수의 히말라야에서 보내온 편지

 

 

나 때문이요.
나를 들어 던지시오.
내가 제물이 되겠소.
나 자신을 드리겠소.

내가 행한 일은
내가 책임을 지겠소.
나에게 주어진 운명을
거부하지 않겠소.

내가 죽일 놈이요.
그의 부르심을 외면하고
그의 사랑을 저버리고
헛된 길로 나아갔소.

나 때문에
당신들이 당할 수는 없소.
내가 역사를 바꾸겠소.
내가 십자가를 지겠소.

이 한 몸을 드려
역사를 바꾸어 가고
뭇 생명을 살려내어
불이 타오르게 한다면

나는 기꺼이 웃으며
무덤에 내려갈 것이요.
인생이 한 번 죽는 것이고
그렇게 끝나면 되는 것이요.

이 역사의 흐름을 바꾸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면
그것으로 나는 족한 것이고
그것이 내게는 과분할 뿐이요.

이제 때가 되었소.
나의 하늘로 돌아가겠소.
올 때는 내 뜻으로 오지 않았지만
갈 때는 내 뜻대로 갈 수 있는 것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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