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여백

<신간> 커스터머

이종산 지음/ 문학동네 이주리 기자ljuyu22@naver.coml승인2017.11.10 17:06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전혀 새로운 감각의 출현’이라는 찬사로 제1회 문학동네 대학소설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종산 작가의 세번째 장편소설이 나왔다. 작가는 기존의 한국문학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독특한 발성법과 서사 전개 방식을 통해 때로는 엉뚱하고 풋풋한 판타지 로맨스 소설로, 때로는 반짝이는 일상을 포착하고 길어올린 아련한 성장소설로 독자들에게 신선하고 기분좋은 경험을 선사한 바 있다. 

그녀의 세번째 장편소설 '커스터머'는 ‘전혀 새롭다’는 수식어를 오롯하게 품은 채 이번에는 우리를 ‘전혀 새로운 세계’로 데려간다. 더불어 이번 작품에 이르러 감정의 파고를 다루는 일은 흠잡을 데 없이 섬세해졌고,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솜씨는 더욱 치밀해졌다. 우리를 웃고 울게 만드는 아름다운 ‘서정’을 한 손에, 쥐여진 책을 끝까지 읽게 만드는 ‘서사’적 재미를 다른 한 손에 쥐고서 작가는 거의 완벽한 균형 감각으로 커스터머의 세계를 창조해냈다.

'커스터머'는 유전자 기술의 발달로 인해 신체 변형-‘커스텀’이 대중화된 시공간을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 ‘수니’는 그 사회에서 가장 낮은 계층인 ‘웜스’ 출신의 막 중학교를 졸업한 17세 소녀로, 우연한 기회에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커스텀이 활발한 ‘태양시’의 한 고등학교로 수니가 진학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책은 다양한 독법을 제안한다. 새로운 도시에서 새 삶을 시작하게 된 수니가 중성인 ‘안’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는 퀴어 로맨스 소설로도, 환상적인 공간에서 눈이 휘둥그레지는 일이 벌어지는 판타지-SF 소설로도, 자기 이상의 존재가 되기를 꿈꾸며 그것을 직접 ‘선택’하는 데까지 나아가는 새로운 차원의 성장소설로도 읽힐 수 있을 것이다. 그 어떤 하나의 장르로도 통합할 수 없는 분방함, 이종 교배적인 글쓰기는 소설 속 '커스터머'의 세계와 꼭 닮았다.

작가는 물샐틈없이 축조된 그 세계 속에 지금 우리가 당면한 기후 문제, 테크놀로지와 윤리, 소수자 차별, 혐오 범죄, 유리천장, 계급 문제를 자연스럽게 하나의 이야기로 녹여내 독자에게 건넨다. 이 이야기를 읽어나가며 우리는 ‘차세대’란 무엇인지, ‘차세대 감각’은 무엇이며 우리에게 요구되는 감각이 무엇인지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그 무엇을 기대하며 이 소설을 펼치더라도 원하는 것 이상을 가져갈 것이다.

 

 

<저작권자 © 위클리서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주)뉴텍미디어그룹  |  등록번호 : 서울다07108  |  등록일자 : 2005년 5월 6일
발행인 겸 편집인 : 정서룡  |  발행소 : 서울시 종로구 난계로 29길 27(숭인동) 동광 B/D 2층
전화 : 02-2232-1114  |  팩스 : 02-2234-8114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주리
Copyright ©2005 위클리서울. All rights reserved.   |  master@weeklyseou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