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안리 밤바다, 찬바람은 불어오고~
광안리 밤바다, 찬바람은 불어오고~
  • 정다은 기자
  • 승인 2018.01.12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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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세 여자의 부산 ‘우정’ 여행-2회

 

부산으로 세 여자가 ‘우정’ 여행을 떠났다. 원래 일정은 2박 3일이었으나 마지막 날 하루를 더 묵는 걸로 계획을 변경했다. 그만큼 가볼 만한 곳이 많았고 좋았기 때문이다. 3시간 30분이 걸려 일반 KTX보다 다소 저렴한 KTX를 타고 부산역에 내려 첫날은 서면에 숙소를 잡았다. 부산의 홍대 거리로 불리는 ‘젊음의 거리’에서 첫날밤을 보냈다. 지난 호에 이어 두 번째 여행 일지다.

첫날밤을 그대로 보내기 아쉬웠던 여자 셋은 늦은 밤, 아니 이른 새벽 편의점에서 맥주와 주전부리를 사들고 숙소로 돌아왔다. 친구들이 순서대로 씻는 동안 컵라면에 물을 붓고, 과자봉지를 뜯었다.

숙소에 들어오기 전 친구 둘이 다퉈 풀어줄 겸 대화를 시도했다. 쉽게 풀리지 않는다. 두 친구와 번갈아 가며 라면에 캔맥주를 마셨다. 한명이 씻으러 가면 다른 한명과 마시고, 다른 한 명이 씻으러 가면 씻고 나온 친구와 마시고. 기대하고 고대했던 세 여자의 첫 우정여행 첫날밤이 이리 어색하게 돼버리다니…. 그래 이것 또한 추억이리라. 성급하게 화해를 조장하려다 사태가 더 커질 수도 있으니 자고 일어나서 천천히 대화를 해보기로 한다. 친구들이 먼저 잠자리에 들었다. 시계는 벌써 새벽 5시를 가리킨다.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는다. 이래저래 피곤한 몸을 녹이고 잠자리에 든다.

 

 

5시간 정도 지났나, 알람이 울린다. 느긋느긋한 성격 때문에 퇴실 2시간 반 전에 알람을 맞춰놓았다. 외출준비에 들어갔다. 조금 지나자 친구들도 일어났다. 씻고 화장도 곱게, 머리도 예쁘게 세팅하고 캐리어를 끌고 나온다. 드디어 부산에서 첫 끼니를 먹으러간다.

부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표음식 ‘돼지국밥’. 인터넷 검색으로 두 곳의 유명식당을 찾았다. 한곳은 ‘수요미식회’에 나온 집이지만 캐리어를 끌고 가기엔 번거로웠다. 마침 다른 한곳이 서면시장 골목에 있었다. ‘송정 3대 국밥’이다. ‘맛있는 녀석들’, ‘VJ 특공대’, ‘맛있는 TV’ 등에 나온 유명한 곳이다. 시장골목엔 돼지국밥집들이 모여 있고 맛집이 많았다.

식당안으로 들어서자 반갑게 맞이해주신다. 가게 안팎으로 분주하다. 보통 줄을 서는게 기본이라는 운이 좋았다. 한 자리가 남아있다. 줄을 서도 금방금방 자리가 생기기 때문에 걱정하진 않아도 된다. 돼지국밥 6500원, 따로국밥 6500원, 내장국밥 6500원, 수육 소(小) 2만원, 수육 대(大) 2만5000원, 수육백반 8500원, 순대 소(小) 8000원, 대(大) 1만원이다.

 

 

돼지국밥 3개를 시킨다. 일단 먹어보고 부족하면 수육을 더 시키기로 했다. 밑반찬이 나온다. 김치, 부추무침, 마늘, 고추, 쌈장, 새우젓에 고기를 찍어먹을 양념장까지. 역시 국밥집은 김치가 생명이다. 배가 고파 국밥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김치부터 허겁지겁 집어먹는다. 매콤짭짤한 게 맛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돼지국밥이 나왔다. 뽀얀 국물에 얇게 썬 돼지고기가 잔뜩. 밥은 국에 말아서 나온다. 국밥 위에 올려져있는 매운 양념을 풀고, 부추도 넣고, 새우젓과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얼큰하게 먹고 싶어서 매운 양념을 더 추가했다. 각자 기호대로 양념을 하다 보니 세 그릇 모두 국물 색이 달랐다. 한술 떠본다. “캬~” 소리가 절로 난다. 전날의 숙취와 피로가 싹 풀렸다.

캐리어를 끌고 와서인지 우리가 부산사람이 아닌 걸 눈치 채신 사장님. 테이블에 오셔서 맛있게 먹는 방법도 알려주시고, 부족한 게 있으면 말하라는 배려까지. 덕분에 아주 기분 좋게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었다.

수육을 따로 추가하지 않길 잘했다. 국밥 속 고기만 건져먹기에도 버거울 정도다. 먹는 내내 친구들과 “와~ 고기 진짜 많아”라며 연신 감탄했다. 양도 어찌 많은 지 국밥을 남겨야만 했을 정도다.

 

 

든든하게 배도 채웠겠다. 다음 숙소로 이동한다. 먼저 숙소에 짐을 맡겨놓고 가볍게 돌아다니기 위해서다. 두 번째 숙소는 해운대에 있다. 서면역에서 전철을 타고 약 30분 넘게 간다. 뜨끈한 국밥을 먹어 배가 부른데다 전철 안이 따뜻해 잠이 쏟아졌다. 꾸벅꾸벅 몇 분을 졸았을까, “끼룩끼룩” 갈매기 소리와 함께 해운대역이라는 안내방송이 들린다. 단잠에 빠진 친구들을 깨워 내린다. 다행히 바로 앞에 엘리베이터가 있어 편하게 지상까지 올라왔다.

바닷가라서인지 서면과 다르게 바람이 세차다. 따뜻한 전철 안에서 졸다가 찬바람을 맞으니 정신이 번쩍 든다. 숙소를 찾아갔다. 이번에도 헤매지 않고 한 번에 도착. 우리가 묵을 방은 7층에 있다. 덜덜 떨며 숙소에 들어가니 따끈한 온돌방이 우릴 맞이한다.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느라 지친 몸을 일단 눕힌다. 몸을 녹이며 다음 일정을 짜본다.

원래는 해운대 근처에 있는 달맞이고개에 들렀다가 광안리와 더베이101을 구경하고 그 다음 부산에 사는 친구를 만나려했다. 하지만 시간이 촉박할 것 같아 달맞이고개는 다음으로 미뤘다. 나가기 전 옷을 몇 겹 더 껴입었다. 준비완료.

 

 

첫 코스는 광안리다. 광안리역에 내리자 바람이 세차게 불어닥쳤다. 역에서 약 20분 정도 걸으니 바닷가가 나온다. 해변을 따라 카페거리가 쭉 이어져있다. 몸도 녹일 겸 디저트도 먹을 겸 바닷가가 잘 보이는 카페를 골라 들어갔다. 안타까운 한 가지. 광안리 해변과 바다가 잘 보이는 곳에 있는 카페들 대부분은 대형 브랜드 카페였다는 것. 어딜 가든 자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는 힘든 나라구나,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다고 바다 경관 구경(오션뷰)을 포기할 수 없는 노릇. 따뜻한 커피 대신 상큼한 생과일 스무디 두 잔과 달달한 티라미슈, 케이크 한 조각을 시켰다. 어느 새 해가 서서히 진다. 어둑어둑해지는 바다. 때맞춰 광안대교의 조명이 하나둘씩 켜진다. 창가에 앉은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광안대교로 쏠려있다. 참 화려한 야경이다.

수다를 떨다보니 어느덧 저녁시간. 파스타를 먹기로 했다. 바다가 보이는 분위기 좋은 곳이 없을까, 사전 조사를 좀 했다. 대부분 특별한 메뉴는 없는데도 그저 ‘오션뷰’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가격이 상당했다. 그 중 그나마 평이 좋고 저렴한 집을 찾아냈다. 광안대교가 아주 잘 보이는 건물의 3층에 있었다. 넓은 유리창을 통해 야경을 즐기며 식사를 할 수 있게 돼있다. 이 곳 역시 웨이팅이 기본이지만 때를 잘 맞춘 덕분에 두 테이블이 남아있었다. 부산 사는 친구와 술 약속이 있던 터라 간소하게 주문하기로 한다. 이곳은 1.5인분 주문이 가능했다. 파스타 1.5인분과 피자를 시킨다. 창밖으로 보이는 야경도 훌륭하고, 식당 내부 분위기도 근사했다. 음식 맛도 대체로 괜찮았다. 부산에서의 첫 저녁식사를 기분 좋게 마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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