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인터뷰> ‘문빠’ 비판 논란, 서민 교수-3회

<2회에서 이어집니다.>

▲ 서민 교수

 

- ‘붉은 악마’에 대해서도 한때 논란이 있었다. 어떤 이들은 파시즘이라고 우려했고, 다른 한편에서는 카니발(축제)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는데.

▲ 저는 파시즘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붉은 악마와 우리 국민들은 공동으로 놀만한 축제가 없는 나라에서 대한민국 축구팀을 응원하며 그저 축제를 즐겼을 뿐이다.

 

- 건강한 빠들도 있을 것 같다.

▲ 문빠들은 문재인 지지자들 중 문빠가 70%에 육박한다고 우긴다. 문재인 대통령이 잘못해도 지지가 철회될 수 없다는 논리다. 잘못하면 지지를 철회하는 게 건강한 빠 문화 아니겠는가. 다행히 지지자들 중 맹목적인 문빠는 5% 이내라고 본다. 이들은 인터넷에서 일당백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피부로 느끼는 문빠의 존재가 30~40% 정도 되겠다. 그러니 5% 정도 되는 문빠의 활동에 대해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어떤 문빠는 저를 지지하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자신도 문빠지만 제 글에 감명 받았다고 하더라. 저는 당신은 문빠가 아니라 그저 문재인 지지지라고 답을 했다. 빠라는 건 맹목적 지지자다. 과거 이명박이나 박근혜를 지지하는 세력과 문재인 지지자들은 성향이 다르다. 박빠는 부끄럽지만 문빠(건강한 문재인 지지자)는 그다지 모욕적이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을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5%에 해당하는 그런 문빠들은 스스로 자제해야 한다,

 

- 김어준 총수는 진보진영이 지지자에게 갖는 애정을 보수진영이 자신들의 지지자들에게 그간 해온 ‘빨아주기’와 구분 짓자고 했다. 서 교수는 여기에 대해 불편한 반응을 보였다.

▲ 대통령이 된 뒤에까지 애정을 가질 필요는 없다. 대통령이 되기 전엔 후보가 큰 흠이 없는 한 ‘대통령 만들기’를 위해 지지할 수 있다. 대통령이 되었다면 이제는 더 냉정하게 봐야 한다. 진보 지지자와 보수 지지자라는, 다른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반대하는 입장이다.

김어준은 통찰력이 뛰어나지만 사실 틀린 말도 한다. ‘더 플랜’의 선거조작 내용도 제겐 설득력이 없었다. 그렇다고 제가 김어준을 싫어하는 건 아니다. 김어준은 우리사회의 소중한 자산이고 정권교체에 큰 기여를 했다.

 

- 김어준 총수와 주진우 기자는 팟캐스트와 기사 등을 통해 우리사회의 많은 문제점들을 파헤치고 있다.

▲ 주진우는 아주 투철한 훌륭한 기자라고 생각한다. 사건을 두고 저렇게까지 물고 늘어질까 싶다. 그래서 앞으로도 기대를 갖고 있다. 김어준은 일단 좀 막 던지는 스타일이고, 주진우는 막 던지는 게 아니라 팩트에 근거해서 말하니까 설득력이 있다. 그런 점에서 두 분의 차이가 있다. 어쨌거나 이명박을 법정에 세우는 게 우리시대의 숙명이다. 김어준과 주진우가 아니었다면 다스가 과연 수면위로 떠올랐을까.

 

- 홍준표나 자유한국당 지지자들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 이번에 보수가 새로 태어날 기회였는데, 의외로 바른정당으로 안가고 유턴하는 분들이 많았다. 기가 막혔다.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싶었다. 보수는 정말 글러먹은 집단이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앞으로 제대로 된 보수는 탄생하기 힘들고, 이들에게는 정권교체도 요원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점에서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된다.

과연 이들이 ‘박근혜당’에 남아서 달라질 수 있을까. 기본적으로 썩은 집단이다. 민주당이라고 해서 무조건 깨끗한 건 아니지만, 이들 자유한국당은 근본적으로는 좀 다른 사람들이라는 생각이다.

 

- 지금까지 실제 전공과 무관한 얘기만 해왔다. 의대 교수이자 기생충 전문가이다. 짧게나마 관련 업계 사정에 대해 얘기하자면.

▲ 기생충은 의학에서 논문이 가장 많이 나오는 학문 중 하나다. 좋은 학문이다. 다만 우리나라에선 기생충학의 고령화가 심각하다. 60세 정도 되는 분들이 어린 축에 속할 정도다. 안타깝다. 새로운 사람들이 유입 안 되고 있어서 기생충학은 곤경에 빠져있다. 올해 세계 기생충학술대회도 우리나라에서 열린다. 그런만큼 올해 아니면 기생충학을 대중들에게 알릴 기회가 없다고 생각해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미국 같은 나라는 기생충 감염이 우리처럼 없다시피 하지만 그럼에도 열심히 연구한다. 흥미를 갖고 하는 사람이 많다.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이후 기초학문에 대해 너무 백안시 하고 의대에 들어오더라도 돈 되는 분야만 찾는다. 그저 아쉬울 따름이다.

 

- 신년을 맞아 한국사회에 던지고픈 덕담이 있다면.

▲ 우리사회에서 최대 화두가 혐오다. 정치판에서도 혐오가 일상화 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필요에 의해 조작되고 유통된다. 남들이 선동한다 싶으면 곧이곧대로 믿지 말고 진실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게 필요하다. 예를 들면, 기사 제목만 퍼나르며 선동할 때, 실제 글을 읽어보면 다른 내용인 경우가 많다. ‘윤창중은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고 제가 쓴 글의 제목만 보고, 어떤 이들은 저를 이명박빠로 몰아가기도 했다. 제목은 반어법에 불과했는데도 말이다. 긴 글을 읽지 못하는 요즘 세대, 그리고 세태에 우려감이 든다. 그러면 결국 나중에 선동당하고 조종당한다. 스스로 읽고 판단하는 능력을 가져야만 빠들의 지나친 선동에도 넘어가지 않을 수 있다.

 

- 끝으로,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국민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 최순실 사태 이후로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 관심이 인터넷을 통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그건 좀 위험한 면이 있다. 인터넷과 SNS에는 검증된 게 아닌 부분들이 쉽게 퍼질 수 있다. 그래서 신문을 좀 읽었으면 한다. 방송이나 팟캐스트도 중요하지만, 신문을 좀 읽어보면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생긴다. 물론 조선일보를 계속 봐도 그럴 수 있느냐고 질문할 것이다. 그러니까 조선일보를 보면 반대쪽 신문도 같이 구독해서 균형 잡힌 시각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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