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민심서와 더불어 시대와 더불어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1000회를 맞아
목민심서와 더불어 시대와 더불어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1000회를 맞아
  • 박석무
  • 승인 2018.02.19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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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무의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 박석무

인간에 의해 역사는 만들어지고, 천재적인 사상가에 의해 어느 순간에 새로운 역사가 창조되기도 합니다. 1712년 프랑스에서는 장 자크 루소가 태어나고, 그가 50세이던 1762년 『사회계약론』을 출판합니다. 그해 조선에서는 다산 정약용이 태어나고, 그가 57세인 1818년에는 『목민심서』가 저술되는데, 독일에서는 그해 칼 마르크스가 태어납니다. 1789년은 다산이 28세로 문과에 급제하여 공직생활을 시작하는데, 사회계약론의 영향으로 프랑스에서는 프랑스혁명이 발발해 세계사에 큰 변혁이 일어났습니다. 1867년은 마르크스가 50세의 나이로 『자본론』 첫 권을 간행하여 세계 역사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사회계약론』과 『자본론』은 세계를 뒤흔든 저서였는데, 다만 조선이라는 나라에서 저술된 책이라는 이유로 『목민심서』는 전혀 세계사를 움직이는 책이 되지 못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2004년 ‘다산으로 깨끗한 세상을’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다산연구소를 개설하여 다산의 사상과 철학, 즉 실학사상을 국민에게 알리고, 그의 목민심서 정신의 핵심인 ‘공렴(公廉)’의 실천으로 나라다운 나라가 되기를 염원해오고 있습니다. 금년은 목민심서가 저작된 200주년의 해이자, 다산이 18년의 오랜 귀양살이에서 풀려나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200주년이기도 합니다.

서양의 학자나 사상가에 비교하여, 부족함이 없는 조선의 실학자가 크게 빛을 보지 못하는 안타까움, 여기에서 느낀 바 있어 목민심서의 선구적인 사상으로 온 국민이 무장하여 그런 생각과 사상을 실행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마음 때문에 모든 어려움을 감수하면서 우리의 일을 계속해 왔습니다. 이제 목민심서의 선구적인 생각과 사상을 되짚어 보면서 그의 가치가 극대화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목민심서는 한 지역을 통치하는 지방관을 목민관이라 호칭하고, “목민관은 백성들의 이익을 위해서만 존재한다(牧爲民有也)”라고 못 박고, 통치자들의 부귀호강을 위해서 백성들이 있다는 잘못된 생각을 뜯어고치는 일부터 시작한 책입니다. 프랑스 혁명이 시작되던 해에 문과에 급제한 다산은 ‘공렴원효성(公廉願效誠)’이라는 시를 지어 공(公)과 염(廉)으로 정성을 다해 백성을 위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런 뜻에서 목민심서는 말합니다. 임지에 부임한 목민관의 공무 시작은 관내의 유지들을 모아놓고 그들이 당하는 고통과 아픔을 숨김없이 말하라고 권하고, 그들이 말한 내용이 민생을 괴롭힌 적폐라면 과감하게 청산하는 일부터 시작하라고 합니다.(莅事). 둘째, 목민관의 상관이자 감독관인 암행어사나 관찰사가 부정이나 비리를 저지르면 지체 없이 상부에 보고하여 잘못을 바로잡는 내부고발자의 역할을 하라고 주장합니다.(禮際) 내부고발자 보호법의 완비를 통해 법적으로 보장받도록 하라는 내용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셋째, 상관의 명령이 공법에 위반되고 민생에 해를 끼치는 경우라면 그런 명령에는 절대로 따르지 말라는 주장도 폈습니다.(禮際) 넷째, 통치자나 목민관이 백성들을 괴롭히는 경우에도 백성들이 관(官)의 잘못에 항의하지 않기 때문에 좋은 정치가 행해지지 않는다고 하면서, 잘못된 관에 항의할 수 있는 국민저항권은 반드시 허용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200년 전의 다산 주장을 오늘 실천하고 실행한다면 얼마나 좋은 세상이 되겠습니까.

이렇게 공렴한 세상이 오고, 목민심서의 정신이 지금이라도 실천되기 위해서 1000회를 맞는 다산의 이야기는 멈출 수가 없습니다. 위의 몇 가지만 제대로 현실에서 구현된다고 해도 나라다운 나라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입니다. 200년 동안 제대로 실천 못한 다산의 꿈은 차근차근 실행에 옮겨, 백성들이 참다운 나라의 주인 되는 그런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공렴한 국민들이 지도자들까지 공렴하도록 항의하고, 감시하면서 새로운 나라를 만드는 일은 지금이 적기입니다. 이런 때를 놓치지 말고 온 국민이 힘을 모아 함께 추진해 가야 합니다. 지방자치 선거부터 올바르게 하는 일부터 시작합시다.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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