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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맛’이 ‘꿀맛’

<전라도닷컴> 장흥 갯길 따라-해창에서 굴 까기 남인희·남신희 기자lmaster@weeklyseoul.netl승인2018.05.14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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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단한 뻘 위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해창리 굴

 

‘살아 있는 세계 최고령 동물’이라는 조개 사진을 본 적이 있다. 대서양에서 발견된 대합조개의 일종인 쿼호그. 이 조개의 출생연도는 1602년. 세익스피어가 활발한 활동을 펼치던 시기였다. 400살까지 살았고, 조개로서는 느물게 ‘밍’이라는 이름을 가졌었다.

“이 굴 나이가 몇 살이겄소?”

태어나서 처음으로 ‘굴의 나이’라는 것을 헤아려 보았다.

그렇듯 ‘신선한’ 질문을 던진 이는 해창리(안양면) 사는 박용희(63)씨. 탯자리로 돌아와 갯가사람으로 산 지 22년째. 하나를 보면 1만2천가지를 배운다는 그이가 손가락 끝으로 굴의 나이테를 세어 주었다.

 

▲ 굴 캐는 박용희 씨

 

나무가 그러하듯 살아내느라 부대끼며 제 몸에 새긴 삶의 흔적이었다.

“물이 나문 바닥에 굴이 한나 차 있어요. 여기 굴은 양식이 아니고 자연산이에요. 굴물이 돌아서 종패가 저 혼자와서 붙어갖고 자라는 겁니다.”

바위에 붙어 자라는 석화(石花)가 아니라 단단한 뻘 위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 특이하다.

“여그는 뻘도 찍어먹어보문 맛나다는 데라 굴맛이 꿀맛이라고 헙디다.”

물 들면 물 아래로 물 나면 물 위로, 물살 속에서도 햇볕 아래서도 저를 키우고 있는 것들. 굴밭에 다시 물이 들고 있었다.

글 남인희·남신희 기자 사진 최성욱 다큐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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