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철도 경협’, 한반도 신경제지도 신호탄 될까
남북 ‘철도 경협’, 한반도 신경제지도 신호탄 될까
  • 김범석 기자
  • 승인 2018.07.0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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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경제공동체’의 꿈

남북을 잇는 철도가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돌파구로 떠 오를 수 있을까. 최근 철도 분야는 남북 협상 중 가장 속도를 내고 있는 분야다. 이와 관련 남북은 철도협력 분과회담을 가졌다. 남북 간 철도 관련 논의는 2008년 1월 남북 철도협력분과위원회 제1차 회의 이후 10여년 만의 일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이후 남북은 공동보도문을 통해 동해선과 경의선 철도 현대화를 위한 공동 연구조사단을 구성하고 경의선과 동해선 북측 구간에 대한 공동조사를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부산에서 시베리아까지 이어지는 철로가 현실화될 수 있을지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남북을 잇는 철도사업이 첫 걸음을 떼었다.

남북은 회담을 통해 7월 중순 경의선 철도 연결구간(문산-개성), 동해선 철도 연결구간(제진-금강산)에 대한 공동점검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를 토대로 역사주변 공사와 신호·통신 개설 등 필요한 후속조치를 추진하기로 한 것도 눈길을 끈다.

철도 사업은 비단 한 분야에 그치지 않는다. 물류 운송을 비롯 관광사업까지 그 파급력이 적지 않다. 이후 남북은 경의선 북측 구간(개성-신의주)에 대한 현지 공동조사를 벌이고 동해선 북측 구간(금강산-두만강)에 대한 현지 공동조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공동점검은 남북간에 이미 연결된 철도 구간의 안정성을 점검하는 조치다. 공동조사는 아직 연결되는 않은 철도를 연결하는 공사와 관련 필요한 것들을 사전에 조사하기 위한 방문으로 보면 된다.

물론 아직까지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진행중인 만큼 남북의 철도협력 논의는 시작에 불과하다. 하지만 각 구간별로 공동점검과 공동조사의 구체적 계획이 준비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평가받고 있다.

 

‘철도 현대화’ 추진

남북은 또 동해선과 경의선 철도 연결, 그리고 현대화를 ‘높은 수준’에서 진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철도 현대화를 위한 설계, 공사방법 등 실무적 대책들도 착공식 등 구체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러시아 방문 당시 남북러 삼각협력과 관련 남북 철도 사업이 “지금으로서 추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언급했다.

경의선, 동해선, 경원선이 모두 연결될 경우 문 대통령이 구상한 '한반도 신경제지도'는 더욱 구체화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H라인 경제 벨트의 물류·교통 기반이 갖춰지게 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남북간 철도협력이 실제 사업에 착수하려면 대북제재 해제가 필수적인 만큼 북미 간 비핵화 협상 여부가 중요한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건설을 주축으로 한 재계는 이에 대한 준비에 이미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주변 상황에 가장 민감한 부동산 시장도 달아오르고 있다. 남북 분단으로 각종 개발사업에서 소외됐던 비무장지대 인근 접경지역 부동산이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것이다. 철도와 도로 등 남북 경제협력 사업은 이들에게 ‘희소식’일 수 밖에 없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접경지역 10개 시군구의 올해 4월까지 지가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경기도 접경지역의 땅값이 평균 1.11% 상승했다. 지역 평균인 0.39%의 2.8배fms 넘는 셈이다.

강원도 접경지역은 지가가 올해 0.39% 올라 지역평균을 0.06% 웃돌았고 인천광역시 접경지역은 0.25% 땅값이 상승해 지역평균을 0.01% 넘어섰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접경지역의 땅값은 지난 3월부터 크게 움직였다. 파주시, 연천군, 고성군, 철원군에서 두 달 만에 1% 넘게 올랐다. 평창동계올림픽과 남북정상회담 등 남북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투자자들의 주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전방위적 ‘온풍’

일반적으로 접경지역은 관련 특별법에 따라 지정된 인천광역시, 경기도, 강원도 내 10개 시군구를 말한다. 남북 분단으로 생긴 비무장지대, 군사시설보호구역 등을 낀 탓에 각종 규제로 개발이 제한돼 왔다. 경기 북부는 행정구역 면적 대비 군사시설보호구역의 비율이 44.28%에 달했다.

그만큼 집경지역은 부동산 호황기에도 상대적으로 소외돼 왔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지난 2013년부터 5년간 접경지역의 지가는 연평균 1.28% 올랐다. 5년 누적으로 인천광역시 접경지역은 지역평균 대비 4.7%, 경기도와 강원도는 지역평균보다 4.24%, 3.66% 낮은 지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일각에선 지방의 지가가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접경지역은 나 홀로 강세를 보일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남북에 이어 북미정상회담까지 성공적으로 개최되면서 분위기는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남북간 철도·도로 분과회의가 열리고 구체적인 로드맵까지 만들어지면서 접경지역은 또 다른 ‘노른자’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토지거래면적의 경우 파주는 전년 같은 달보다 두 배가량 많아졌고 연천군과 고성군도 각각 89.6%, 34.1% 증가했다. 남북 경협사업에 대한 기대감과 통일 후 국토의 중심지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지정학적 이점에 무게를 둔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아직 시간이 많이 필요하고 리스크도 적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투자 가치는 있을 것”이라며 “철도 사업이 본격화되면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남북 관계의 완화는 최근 들어 더욱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장성·실무급 군사회담을 잇따라 갖고 군 통신선 복구에 합의한 데 이어 적십자회담에선 이산가족 상봉을 결정했다. 체육, 산림협력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남북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설도 가시권에 들었다는 평가다. 개보수 공사를 위해 우리측 인력이 투입될 예정이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남북이 끊어졌던 철도와 도로를 잇고 군 통신망 복원과 연락사무소 개소 등을 통해 앞으로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이어나간다면 한반도 평화의 날은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침체의 늪에 빠진 한국 경제가 남북 경협을 통해 평화와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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