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닷컴> 섬진강 마실-오암마을①

▲ 아이들 웃음소리가 들릴 것 같다. 시골마을에 귀한 아이들을 담벼락에 그려넣었다.

 

장화며 고무신이며 운동화며 온갖 신발들의 행렬이 이어진다. 그 고샅 담벼락에.

오늘 나의 신발은 익숙한 길을 벗어나 낯선 길 위에 있다. 오늘 나의 이력(履歷)은 섬진강물 따라 흘러간다.

 

▲ 진안고원길로 이끄는 화살표. 지금은 민들레를 보라 말하는 중
▲ 온갖 신발들의 행렬

 

마을 앞으로 섬진강을 두르고 있는 중길리 오암마을. 와우형의 명당이 있다 하여 우암(牛岩). 마을 뒤로 뻗은 산세가 지네혈이라서 오암(蜈岩), 다섯 집에 의해 마을이 만들어졌다 해서 오암(五岩). 유래가 여러 가지다.

도시와 농촌을 잇는 활동들을 해온 전주의 ‘공공작업소 심심’에서 작업한 벽화들이 마을 골목골목 담벼락을 채우고 있다.

 

▲ 거기 창이 있어 흰 구름 떠가고...
▲ 뉘집 손주가 그렸을까. ‘마음의 온도’가 벽을 덥힌다.
▲ 고샅고샅에서 만나는 소소한 재미, 담벼락 그림들
▲ 천주교 오암공소. 단정하고 소박해서 마음 이끌린다.

 

막힌 벽이 말을 건넨다. ‘창을 내겠소’라는 의지를 담아 담벼락에 그린 창에 흰 구름 한 조각 둥실. 시골 마을에 귀한 아이들을 우르르 데불고 온 담벼락도 있다. 우북하게 풀들이 자라 아이들은 시방 숨바꼭질이라도 하는 것 같다.

벽화들 중 압권은 작가들의 작품이 아니라 크레용으로 슥슥 그려놓은 할머니 그림. 뉘집 손주가 그렸을까. 반달모양 눈을 하고 웃는 아이가 ‘우리 할머니’한테 하트를 날리고 있다. 그 마음의 온도가 벽을 덥힌다.

글 남인희·남신희 기자 사진 박갑철 기자·최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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