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역사, 그래도 잊지 못할 다낭…
아픈 역사, 그래도 잊지 못할 다낭…
  • 정다은 기자
  • 승인 2018.08.31 1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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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베트남 다낭 편-4회

 

다낭에서의 마지막 날 아침이 밝았다. 어김없이 아침 수영을 위해 부지런히 일어났다. 쌀국수와 빵으로 배를 채운 뒤 수영장으로 올라갔다. 전날보다 날이 밝진 않다. 한국 오기 전에 투어를 예약해놨는데 비가 올까봐 걱정이 된다.

투어버스 픽업시간에 맞춰 서둘러 준비를 하고 나왔다. 호텔 로비에 가이드가 마중을 나와있다. 투어 예약한 사람을 일일이 픽업하고 데려다준다. 버스엔 이미 탑승한 사람들이 옹기종기 앉아있다. 이제 마지막 팀을 태우고 첫 코스 바나힐로 향했다.

 

 

가는 동안 가이드로부터 다낭의 역사와 문화를 짧게 들었다. 우리가 곧 도착할 바나힐에 대한 설명도 해줬다. 바나힐은 해발 1487m에 위치한 테마파크다. 프랑스 식민 시절 프랑스인들이 베트남의 습하고 더운 날씨를 피해 바나산 꼭대기에 별장을 지어 휴양지로 사용했던 곳이다. 프랑스인들이 돌아간 후 방치됐던 바나산은 베트남 정부의 지원과 베트남 최고의 기업인 썬그룹의 투자를 통해 지금의 테마파크로 재탄생했다. 프랑스인들이 설계를 했기 때문에 유럽풍의 건물이 들어서있다. 때문에 베트남 속 작은 유럽, 프랑스라고도 불린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코스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케이블카도 있다. 총 5801m에 달하는 길이로 CNN 방송국이 평가한 세계 10개의 케이블카 중 가장 인상 깊은 케이블카로 뽑히기도 했다. 총 3개의 케이블 라인이 운행 중이다. 이 중 ‘Toc Tien Waterfall – L’Indochine’라인은 5801m로 지상에서 정상까지 약 20~25분이 소요될 만큼 길다.

 

 

버스에서 내려 가이드와 함께 표를 끊고 케이블카를 탑승하러갔다. 케이블카는 우리 남산에서 탄 기억밖에 없던 터. 기네스북에 등재된 케이블카를 탄다니, 테마파크를 가는 것보다 더 설렜다. 드디어 케이블카에 탑승했다. 약 25분을 올라갔다. 중간에 한 번 갈아타기도 해야 됐다. 가는 동안 테마파크 지도도 보고, 전망도 구경했다. 해발 1487m. 날씨가 변덕이다. 구름을 통과해 올라가기 때문이다. 발밑에 구름이 있었다. 올라갈수록 날씨가 우중충해진다. 불안하다. 올라가서 바나힐의 명물 알파인 코스터도 타야 되는데 비가 내리면 큰일이다.

아니나 다를까 정상에 오르자마자 한두 방울 떨어지는 비. 그러더니 곧이어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쏟아진다. 일단 건물 안으로 대피한다. 그렇게 한 시간 동안 테마파크를 찾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고립돼 있었다. 다행히 테마파크에선 항상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무료로 우비를 나눠준다. 친구가 우비를 얻어왔다. 때마침 빗줄기도 약해져서 조금이라도 돌아볼 겸 밖으로 나갔다. 그냥 실내에만 있기에 입장료가 아까웠다. 가이드와 관광객들이 모이기로 한 시간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일단 보슬보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테마파크 곳곳을 돌아다녔다. 지도는 보지도 않은 채 구경하기에 바빴다. 마치 영화 <해리포터> 속에 들어온 느낌이었다. 오히려 흐린 날씨가 건물들과 어우러지면서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우비를 입고 돌아다니며 사진도 많이 찍었다. 비는 문제가 아니었다. 오히려 시원해진 날씨 덕분에 신이 났다.

 

 

한참을 사진을 찍으며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덧 약속시간까지 1시간 반이 남았다. 비구름이 싹 걷히고 알파인 코스터를 향해갔다. 다행히 약속시간 전엔 탈 수 있겠다. 알파인 코스터는 일명 레일바이크로 높은 곳에서부터 속도를 조절해가면서 내려가는 놀이기구다. 브레이크를 잡을수록 속력이 느려진다. 겁이 많은 친구는 뒤에서 따라오기로 했다. 친구가 앞에서 탈 경우 너무 느려 스피드를 즐기지 못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우리 앞으로는 엄청난 속력을 즐길 것 같은 젊은 남성들이 있었다. 예상은 맞았다. 덕분에 짜릿하게 즐길 수 있었다.

약속시간에 맞춰 모여 다른 라인의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갔다. 올라올 때보다 날씨가 맑아져 경치를 구경하기에 딱 좋았다. 마치 영화 <쥬라기 월드>를 떠올리게 하는 숲. 가만히 있으면 숲 속 새들 소리도 들렸다.

 

 

모두 버스에 탑승하고 다음 행선지 영흥사(린응사)로 향했다. 해발 693m 산 중턱에 위치한 영흥사. 영혼의 안식처라는 뜻을 갖고 있다. 다낭 시내에서 20분 정도 걸리는 곳에 있다. 소원을 이뤄주는 비밀의 사원으로 알려져 있다. 영흥사를 대표하는 것은 해수관음상(레이디부다)이다. 높이가 67m, 무려 30층 건물의 높이다. 미케비치 해변에서도 보일 정도다. 베트남에서 가장 큰 석상으로 왼손엔 정화수병을 들고 있는데 죽은 사람들의 고통과 목마름을 해소시켜준다고 한다. 태풍 피해가 잦았던 다낭은 해수관음상을 세운 이후로 신기하게도 태풍 피해도 적어지고 바다도 잔잔해졌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산책하듯 돌다보니 어느 새 캄캄해졌다. 버스에 올라 마지막 코스인 대형마트로 출발. 딱히 살게 없어서 대충 둘러보고 따로 택시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그도 그럴 것이 다음날 새벽 1시 비행기를 타야했기 때문이다.

숙소에 돌아오자마자 간단히 샤워를 하고 장시간의 비행을 위해 편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기념품과 짐을 챙기고 체크아웃을 한다. 시간이 조금 남아 공항에 가던 길, 마트에 들러 남은 돈을 쓰기로 한다. 베트남 돈은 다시 한국 돈으로 환전을 해봤자 손해여서 남은 돈은 전부 장을 보기로 했다. 친절하게도 마트까지 태워준 택시기사가 장보는 걸 기다렸다가 공항까지 가주겠다고 한다. 맘 편히 장을 볼 수 있었다.

 

 

드디어 공항에 도착했다. 새벽 비행기를 타기위해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장시간 비행을 해야 되니까 차라리 잠이라도 푹 잘 겸 새벽에 타는 것이다. 비행기 가격도 더 저렴한 편이다. 무사히 짐을 맡기고 출국장으로 향했다.

하루일정을 모두 소화한 뒤에 공항에 가서 아쉬운 것도 느낄 새 없이 비행기에 올랐다. 다낭이 인기 있는 여행지 1위가 된 이유를 느낄 수 있는 여행이었다. 저렴한 물가,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 음식, 뛰어난 서비스, 관광과 휴양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곳들. 아픈 역사가 도사리고 있지만 최고 인기 여행지로 급부상 중인 다낭. 순탄치만은 않았지만 잊지 못할 곳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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