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정계개편 시나리오’ 불씨 살아나나
2019 ‘정계개편 시나리오’ 불씨 살아나나
  • 김승현 기자
  • 승인 2018.10.1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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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정국 지도’

차기 총선을 앞두고 야권발 정계개편 시나리오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비롯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모두 들썩이는 분위기다. 한국당 조직강화특위(조강특위) 위원으로 선임된 전원책 변호사의 '통합전대' 발언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한국당은 내년 전대를 기점으로 범보수 진영 통합을 위해 물밑 작업에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평화당의 분열 우려도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 가운데 정치권이 대대적인 이합집산을 할지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태풍 속의 고요처럼 긴장감이 흐르고 있는 정계개편 분위기기를 살펴봤다.

 

 

야권발 정계개편 시나리오가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전 변호사가 '사견'임을 전제했으나 21대 총선이 1년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여당의 독주를 저지하기 위해선 정계개편 이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분위기를 전했다.

전 변호사가 언급한 '통합전대' 실현을 위해선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합류할 명분을 주어야 하는데 상황이 쉽지 않은 것 같다는 얘기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 사이의 내홍이 여전한 상황이어서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의 한국당 합류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승민 의원은 손학규 대표 체제가 들어선 이후 당과 거리를 두고 있고, 이언주 지상욱 의원은 최근 당 지도부가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 문제 논의에 나서자 강하게 반발하는 등 당 내홍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손학규 대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전대 때 벌어질 싸움을 생각해보면 한국당은 보수 세력의 중심이 될 수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손 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한국당은 앞으로 분열될 것이고 체제가 제대로 유지 되지 못할 것"이라면서 "설사 인적 쇄신으로 당의 모습이 바뀐다고 해도 그건 아주 일시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학규가 불씨 될 것”

바른미래당 소속 주승용 국회부의장도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이념과 철학은 물과 기름처럼 다르다”라며 “결코 합쳐질 수 없고, 합쳐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바른미래당의 주요 개혁적 인사들과 같이 하는 것이 한국당의 개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며 "내부 개혁이 쉽지 않아 외부와의 연대로 분위기를 쇄신하려는 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통합하는 범보수통합이 아닌 제3지대의 통합 가능성도 나온다. 바른미래당이 민주평화당에 남아있는 국민의당 출신들과 제 3지대를 형성하는 시나리오다.

평화당은 최근 당 활동이 눈에 띠게 줄어든 김경진·이용주 의원을 비롯한 일부 초선 의원의 탈당 가능성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김경진 의원은 지난 추석 명절에 당 상징색인 연두색 대신 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 바탕의 당명 없는 추석인사 현수막을 내걸면서 탈당설의 불씨를 키웠다.

당 지지율 정체를 비롯 정의당과의 교섭단체 재구성 논의 무산 등에 따른 영향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최근 인터뷰에서 "나는 탈당은 하지 말고 정계개편의 기회가 온다면 함께 당에서 노력해보자고 했다“며 ”탈당은 하지 않기로 합의해 지도부에 이를 보고해줬다"고 했다.

하지만 이들이 탈당을 결행할 경우 평화당은 원심력이 강화되면서 위기감이 현재보다 커질 가능성도 있다. 평화당발 탈당 시나리오엔 이들 일부가 탈당해 민주당으로 합류하는 방안도 존재한다.

하지만 민주당이 이들의 합류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어 바른미래당 합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박지원 의원은 “손학규 대표가 정계개편의 불씨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의원은 손 대표가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 대신 당 차원의 지지결의안 추진하는 것을 거론하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산토끼도 집토끼도 놓치는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제일 고민스러운 것은 유승민 전 대표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 전 대표는 보수에서 1, 2, 3등을 자웅하는 대통령 후보인데 이 쪽에 있으면 절대 대통령 후보도 안 되고, 대통령 후보로 나와봐야 또 3등이나 4등 한다”면서 “그 사람들이 한국당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전원책 변호사가 말한 대로 보수대통합을 이루려면 진보하고는 같이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또 “유 전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탈당파들이 자유한국당과 합칠 것으로 본다”며 “뭐라 뭐라 하더라도 양당제로 다시 돌아갈 것 같다”고 전망했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 노선에 따라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의원들이 헤쳐모이는 수순으로 가지 않겠냐는 것이다..

박 의원은 한국당의 전원책호에 대해서도 “자유한국당은 지금부터 내분으로 들어간다”며 “전원책 변호사가 스스로 자기가 조금 오바했다는 것을 인정했던데 물갈이 안 된다”고 단언했다. “서생적 사고를 가지고는 현실 정치를 타파하는 것은 어렵다”는 게 박 의원의 주장이다.
 

‘대북노선’ 삐긋

한편 바른미래당이 대북노선을 놓고 삐걱대는 것이 정계개편용 명분쌓기라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국회의 판문점선언 비준 문제를 놓고 바른미래당 내 노선갈등이 또다시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수 성향의 의원들이 당 지도부에 노골적으로 반기를 들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최근 판문점선언 비준에 대한 당론을 모으기 위해 워크숍을 열었다. 정부 입장을 듣고자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불러 보고를 받기로 한 자리였지만 지상욱 이학재 김중로 의원은 공개 석상에서 목소리를 높이며 ‘절차상 문제’ 등을 지적했다. 그리고 이들을 바라보는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손 대표는 “냉전적 안보관을 탈피하고 평화 프로세스에 당당한 야당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며 “우리 국회도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에 역할을 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도 “수구냉전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자유한국당과 달리 노력한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라며 손 대표와 입장을 같이했다.

이에 대해 지 의원은 “당에 냉전적 안보관을 가진 사람은 없으니 손 대표는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다”고 맞받아쳤다. 이 의원은 조 장관으로부터 보고를 듣기로 한 데 대해 “당이 비준을 정해놓고 형식적인 절차를 밟고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이처럼 판문점선언 비준을 둘러싼 바른미래당의 내홍은 손 대표가 취임 초반 ‘조건부 협조’ 방침을 밝힌 뒤부터 지금껏 이어지고 있다. 특히 유승민 전 대표와 가까운 지 의원이나 한국당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는 이언주 의원 등 다른 의원들로부터도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쳐진 바른미래당은 창당 초기부터 ‘정체성’ 논란에 휩싸였었다. 박지원 의원은 “한국당과 국민의당에서 온 분들은 저마다 입장이 완전히 다르다”며 “손 대표가 판을 흔들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한국당의 ‘전원책 영입’ 효과가 보수통합론에 기름을 부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평화당의 ‘재결합’ 주장도 이어지는 가운데 정계개편 시나리오가 현실에서 어떻게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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