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영화 다시 보기> ‘원데이’(2012년)

▲ 영화 <원데이> 포스터

‘20년간 반복된 그날… 스무 번의 특별한 하루!’ ‘하루를 살아도 만나고 싶은 사랑’. 영화 <원데이>(2012년 개봉) 포스터에 쓰인 문구다. 포스터만 봐도 시간, 사랑이 연관된 것을 알 수 있다. 로맨스 영화 중 유명한 <이터널 선샤인>, <클로저>, <이프온리>, <어바웃타임>. 그와 동급으로 생각하는 영화로 <원데이>를 꼽는다.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는 물론, 동화같은 배경에 ‘하루’를 매개체로 한 구성이 탄탄하다.

1988년 7월 15일, 대학교 졸업식 날. 둘도 없는 친구 사이가 된 엠마(앤 해서웨이)와 덱스터(짐 스터게스). 하지만 둘은 서로 다른 길을 걷는다. 주관이 뚜렷한 엠마는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려는 포부를 지니고 작가라는 꿈을 향해 달려간다. 반면 부유하고 인기 많은 덱스터는 여자와 세상을 즐기고 성공을 꿈꾼다. 마음 속 진정한 사랑이 서로를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 한 채 20년 동안 반복되는 7월 15일, 두 남녀는 따로 또 같이 삶의 순간들을 마주한다.

‘성 스위틴 데이’라고 불리는 7월 15일은 ‘그날 비가 내리면 40일 내내 비가 내리고, 반대로 맑다면 40일 동안 아름다운 날씨가 이어진다’고 하는 영국의 전설 속 하루다. 영화는 1988년부터 2011년까지의 스무 해 동안 바로 이 7월 15일만을 보여준다. 세월과 함께 변화하는 인물들의 모습, 그리고 사랑과 우정 앞에서 엇갈리는 순간들을 애절하게 그려낸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였던 동명 소설 ‘원데이’가 영화의 원작이다. 2010년 발간 당시 영국 ‘선데이타임즈’ 베스트셀러 1위를 시작으로 영국, 이탈리아, 스웨덴 등 여러 유럽국가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를 모았다. 원작의 작가 데이빗 니콜스가 영화의 각본가로 직접 참여했다. 원작 소설 고유의 분위기를 살리며 스크린 속에서 다시 한 번 그림 같은 이야기를 풀어냈다.

‘사랑은 타이밍’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작품이다. 매개체인 ‘원데이’는 그들에게 주어진 기회와 같다. 1년에 한번 7월 15일은 두 사람의 마음이 오갈 수 있는 시간이지만 스무 번 가까이 서로의 마음은 온전히 닿지 못한다. ‘어휴 답답해’라고 느낄 수 있지만 오히려 그런 과정들이 더 풋풋하고 아름다워 보인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그들의 생각과 가치관이 어떻게 변하는지 보여준다.

 

▲ 영화 <원데이> 스틸컷

 

영화의 역할과 딱 어울리는 두 주연배우 앤 해서웨이와 짐 스터게스. 2006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로 국내 관객들을 사로잡은 이후 <러브 & 드럭스> 등을 통해 다양한 장르, 다양한 역할로 그녀만의 사랑스러운 매력을 뽐낸 앤 해서웨이.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 섹시한 캣우먼으로 변신해 강렬한 액션까지 선보이며 할리우드 대표 여배우로 자리매김 하게 된데 이어, <원데이>에서는 순수하면서도 당찬 엠마를 연기했다. 특유의 발랄함과 똑 부러지는 말투는 엠마를 연기하기에 적합했다. 그의 팬이라면 이 영화를 꼭 봐야 될 것이다.

SF 판타지 블록버스터 <업사이드 다운>에서 커스틴 던스트와 함께 무중력 커플로 열연하며 순수한 매력을 선보였던 짐 스터게스. 미워할 수 없는 바람둥이 덱스터를 연기했다. 자신의 마음을 알지도 못하고 그저 즐겁게 사는 데만 익숙한 덱스터. 시간이 흐르며 엠마에 대해 내적갈등을 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배경도 영화를 더 아름답게 만들었다. 런던과 파리, 에든버러 등 유럽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50곳이 넘는 장소에서 촬영했다. 대학 졸업식 다음날 아침 엠마와 덱스터가 함께 올라 대화를 나눈 홀리루드 파크 정상에선 에든버러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그 아름다운 곳에서라면 없던 사랑까지 싹틀 것 같다. 또 그들이 밤을 새고 함께 덱스터의 집으로 가는 거리, 덱스터와 엠마가 재회하는 강가는 마치 동화의 한 장면처럼 기억에 남는다.

변하는 시간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사랑이 키포인트다. 책이 원작이어서 내용도 탄탄하고, 원작의 작가가 각본까지 직접 쓴 덕분에 원작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다. 캐릭터와 배경을 꼼꼼히 선택해 완벽한 로맨스 영화로 탄생할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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