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 그리고 곶감 말리기
김장철 그리고 곶감 말리기
  • 김귀한
  • 승인 2018.11.06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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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갈노> 김귀한 칼럼

겨울이 호시탐탐 고개를 들이미는 계절입니다. 요즘 양파 마늘 심기가 한창입니다. 봄에 거두어 잘 저장해 온 마늘 중에 똘똘한 놈들을 골라서 심습니다. 마늘을 심고 나서 볏짚을 얻어서 듬뿍 덮어주고, 양파 모종은 심고 나서 왕겨를 덮어주면 겨울도 잘 나고 봄에 풀도 잘 이겨냅니다.

시골에선 가을걷이를 하며 월동준비 하느라 바쁩니다. 도시에선 이런 생태계의 움직임이 남의 나라 일같이 멀게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니 건강한 먹거리를 찾아서 단순 소박하게 깨끗한 음식을 만들어 식탁에 올리는 것이 정말 이 시대에 수행해야할 미션이 되어버린 세상입니다.

 

 

작년엔 배추나비한테 좀 미안했지만 배추를 심자마자 하얀 망사 터널을 만들어주었습니다. 농약을 하지 않고, 배추벌레의 먹잇감인 배추를 좀 더 남겨 보려고 그렇게 한 거지요. 매일 배추벌레를 젓가락으로 잡아주어야 하는데 거의 주말 농장을 하는 수준이라 그러질 못해서 하얀 면사포 같은 망사를 씌워준 겁니다.

그렇게 별난 짓을 해가며 거둔 배추, 무로 작년 겨울에 만든 첫 김장김치는 실패작이었습니다. 정성을 다해 키운 배추와 무, 봄에 거두어 잘 저장해 온 마늘과 양파, 가을에 거둬 태양에 직접 말리느라고 온갖 고생을 하며 만들어낸 태양초를 섞었습니다. 대망의 김장을 여러 김치 통에 넣어서 익혔습니다. 다 익은 다음에 보니 완전 물컹한 김치가 되어서 젓가락 사이로 녹아 내려서 집을 수가 없었습니다. 원인을 추적하다 보니, 작년 배추밭에 퇴비를 너무 많이 주어서 그런 거였어요. 아낙네가 퇴비 2포대 들어가야 할 땅에 남정네에게 10포대를 풀어달라고 주문을 해서 그 모양이 된 거였지요. 김장을 망치면 한해 마늘, 양파, 고추, 배추, 무 농사를 모두 망친 거나 다름없지요. 아낙네는 지아비를 쳐다볼 면목이 없었습니다.

올해는 적당히 퇴비를 주었습니다. 무가 배추보다 더 좋다고 하니 작은 깍두기, 좀 큰 깍두기, 주먹만 한 섞박지까지 건강하고 맛나게 김장을 해야겠다고 다부지게 꿈꿔봅니다. 직접 농사를 안 지으신 분들, 젊은 엄마들도 가까운 지인들을 통해 건강하게 키운 배추와 무를 찾아 직접 김장을 담가보시는 것이 좋겠어요.

올해는 무를 뽑아서 구덩이에 묻어보아야겠어요. 구덩이 위에 흙을 덮고 볏짚을 얻어서 듬뿍 덮어주고 한 겨울에 하나씩 꺼내서 시원하게 깎아 먹어야겠습니다. 건강하게 키운 식재료들을 될 수 있으면 단순하게 조리하여 깔끔한 원재료의 맛의 비밀을 찾아가는 식탁을 꾸려보자는 거지요.

무청 시래기는 엮어서 지붕 아래에 매달아 말립니다. 말린 시래기는 겨울에 푹 삶아서 들기름 듬뿍 넣고 된장에 주물주물 주물러서, 마늘 대파 넣고 물 자박자박하게 넣고 지져보세요. 다른 반찬이 필요 없습니다. 시래기 된장 지짐에 무김치 한 종류만 있어도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울 겁니다. 우리 아낙네들은 화려한 요리 솜씨보다 단순 소박하게 차려내는 계절 음식이 얼마나 건강한 것인가를 식탁에서 당당하게 설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일 년 중 요때 감 얘기를 빼놓을 수 없지요. 감은 겨우내 먹을 중요한 과일입니다. 햇볕에 말려 에너지를 안 쓰고도 추운 겨울에도 비타민을 보충 할 수 있지요. 기르기도 쉽고 저장하기도 쉬운 거지요. 우리 밭에 심은 감나무에서 감이 튼실하게 열릴 때까지 우선은 이웃 밭에 주렁주렁 열린 감나무들을 보고 침을 흘립니다.

 

 

감은 된서리 오기 직전에 따서 말리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합니다. 돌려 깍아서 감꽃이 달아 지붕 아래에 대롱대롱 달아맵니다. 아파트에서 찬바람이 잘 통하는 베란다에 매달아도 되지요. 감 말랭이로 말려서 먹어도 아주 맛있는 간식이 됩니다. 주변에 시골살이 하시는 분들을 통해 아이들과 이 계절에 맞는 체험을 한번 해보시지요. 그 계절마다 풍성하게 나오는 먹거리와 함께하는 체험이 교실에서 할 수 없는 중요한 공부이기도 합니다.

그냥 마트에서 깨끗하게 포장된 곶감을 사서 먹는 것이 편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먹거리들을 대량 생각하여 유통하려면 자연적이지 않은 방법들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그 지역에서 생산되어 유통되는 뭔가가 첨가되지 않은 신선한 먹거리를 찾는 것이 중요한 겁니다. 이 아낙네도 우리 밭 입구 쪽 이웃 땅에 흐드러진 커다란 감나무에 눈독을 들여 봅니다. 그 감 한 상자에 얼마에 파실 거예유?

바울 오라버님은 로마서에서 이렇게 열변을 토합니다.

여러분 몸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십시오. 이것이 여러분이 드릴 합당한 예배입니다. 여러분은 이 시대의 풍조를 본받지 말고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서,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완전하신 뜻이 무엇인지를 분별하도록 하십시오 (롬 12:2)

그런데 말입니다. 하나님께 예배로 올려드릴 우리 몸이 거룩하게 구별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세상이 유혹하는 대로 편리하게 살아가다보면 우리 몸은 깨끗하게 구별될 수가 없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이 세상 풍조를 따라 가지 말고 마음을 새롭게 변화시켜 건강한 식탁을 차려봅시다.

건강한 식탁을 차리는데 1계명을 계속 복습하고 있습니다. 깨끗한 제철 식재료를 찾아 단순 소박하게 조리하여 식탁에 올린다는 거지요. 냉동고에 1년 내내 저장하여 아무 계절에나 별미처럼 찾아먹는 것도 문제가 있는 겁니다. 냉동고는 꼭 필요할 때만 저장하여 에너지를 아끼고, 부지런히 제철 식재료를 찾아 해먹읍시다!!!

<김귀한 님은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의 살림코디네이터이면서 대전산성교회 권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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