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도 개혁’ 태풍에 연말 정치권 ‘휘청’
‘선거제도 개혁’ 태풍에 연말 정치권 ‘휘청’
  • 김승현 기자
  • 승인 2018.12.10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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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 처리’ 후폭풍

예산안 후폭풍이 거세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국회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고 평화당은 장외 여론전에 들어갔다. 야3당은 “작은 정당이라고 다 무시하니 방법이 없다”면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단식이라는 초강수를 통해 선거제 개편 관철을 위한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 상태다. 다시 한 번 전운이 감돌고 있는 정치권 분위기를 살펴봤다.

 

두 거대 정당의 합의에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다.

바른미래당 손 대표는 취임 100일도 차가운 바닥에서 맞아야 했다. 그는 자신을 찾아온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선거제를 개편해 국민 뜻이 제대로 반영되는 국회로 남자”고 했다.

정의당 이 대표 역시 여야 5당 대표·원내대표 회동 개최를 제안하며 “작은 당을 무시하니 다른 방법이 없다”고 배수진을 쳤다.

박지원 평화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손학규는 죽어야 하고, 이정미는 살아야 한다”고 썼다. 그는 손 대표가 승부수를 던질 때마다 이슈가 터졌던 징크스를 언급하며 “손학규는 이번에는 죽어야 한다. 단식 소식을 듣고 틀림없이 김정은 위원장 방남이 이뤄지겠다고 생각하고, 손학규 공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박 의원은 이 대표에 대해서도 “노회찬의 꿈과 심상정의 분노를 대변한다”며 “이 대표는 살아야 한다. 민주당에서 보상해야 하고, 우리가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두 사람을 찾았다. 이 총리는 “잘 해결되어 단식이 빨리 끝나기를 바란다”며 “마음이 자꾸 대표님한테 가 있는데”라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않았다.

이 총리는 또 “비례성 강화는 대통령께서도 누차 말씀하신 것이고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예산안과 선거제도를 연계해놓는 것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당 지도부가 어느 쪽과 뜻을 같이한다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이 집권정당으로 잡아당기는 힘이 세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결국 잡아당기는 힘이 약하니까 자유한국당이 저쪽 방향으로 가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적폐 본산과 손 잡은 것”

예산안 후폭풍은 민주당과 한국당이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합의하며 시작됐다. 예산안 처리와 선거제도 개편 연계를 요구해온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사실상 배제됐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집권 3년차 국정운영 동력이 될 내년도 예산은 일단 확보했지만 범진보 진영으로 잠재적 우군이었던 평화당과 정의당과의 관계는 어긋나게 됐다. 범보수로 분류되나 캐스팅보터 역할을 해온 바른미래당도 등을 돌리게 됐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에서 선거제도 개혁 책임을 맡고 있는 이해찬 대표와 윤호중 사무총장, 김종민 의원이 회의를 한 후에 합의문을 도저히 받을 수 없다고 연락이 왔다"며 "한국당은 도농 복합형을 검토하는 문구가 빠지면 합의를 할 수 없다고 해서 결렬이 됐다"고 했다.

결국 민주당과 한국당은 선거제도 개편은 배제하고 예산안만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을 비롯한 야3당이 선거법에 대한 합의 없이는 예산안에 함께 할수 없다고 했다"면서도 "더이상 예산안을 늦출 수 없다는 생각에 잠정 합의에 이르렀다"고 보고했다.

야3당은 거대 양당의 합의에 맹공을 펼쳤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그간 촛불을 얘기하고 개혁을 얘기한 민주당이 청산하겠다고 한 적폐의 본산과 손을 잡은 것"이라며 "야합도 이런 야합이 없다. 20대 국회에 들어 더불어한국당이 생긴 것을 국민과 함께 규탄하면서 야3당은 보다 강력한 투쟁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장병완 평화당 원내대표도 "향후 정국 운영에 있어 야3당이 배신하는 당에게 어떤 협조를 할 수 있겠느냐"며 "갖은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배신의 정치에 대해서는 응분의 대응이 있어야 한다. 야3당이 똘똘 뭉쳐서 거대 양당 야합에 대해서는 철저한 응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일단 예산안이라는 큰 산은 넘었지만 민주당의 부담은 적지 않다. 전체 의석 300석 중 민주당은 129석에 불과하다. 사법개혁 등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와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 등 대북 현안에서 범 진보진영인 평화당과 정의당의 협조를 얻으려면 해결책이 필요하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선거법 개정은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할 것이다"며 ”정개특위는 연장해서 1월까지 계속 논의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손 대표는 “양당이 선거제 개혁 합의를 거부하고 예산안 처리를 저렇게 짬짜미로 합의했다”고 비판하며 “민주주의를 위해 제 목숨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은 거리로 나섰다. 정 대표는 촛불시위가 열렸던 광화문 광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포용국가 비전에 진정성이 있으려면 선거제도 개혁에 수수방관 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비례대표 의원 수를 정하는 데 있어 현행 정당득표율에 정당 소속 지역구 의원 수까지 반영하는 것으로 소속 지역구 의원은 적어도 정당 지지율이 높은 정당에 유리한 제도다.

선거제도 개혁 태풍의 영향력에 놓인 정치권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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