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움과 옛것이 공존한다, 그래서 핫하다!
새로움과 옛것이 공존한다, 그래서 핫하다!
  • 정다은 기자
  • 승인 2019.01.03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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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마실하기] 종로구 익선동

재개발, 신도시만 외치는 요즘, 오래된 동네 고유의 분위기를 살려 인기몰이 중인 곳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젊은 상인들이 많이 들어와 꾸며놓은 예쁘고 감각 있는 가게들 덕분에 순식간에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다. 젊은 층들을 공략, SNS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더욱 많은 발길을 끌고 있다. 이렇게 다시 뜨는 ‘핫 플레이스’ 동네들을 시리즈로 탐방해본다.

 

첫 번째 동네는 현대와 과거가 공존하는 공간 익선동이다. 한옥을 개조한 식당, 카페 등이 들어서면서 이미 나이, 국적 불문하고 인기몰이 중이다. 서울 한복판인 종로 3가역에 인접해 교통이 편리하고 어느 지역에서건 접근하기가 용이하다.

종로 3가 5호선 출구 쪽으로 나간다. 하지만 6번 출구로 나가는 것을 추천한다. 매번 이곳에 들를 때마다 조금은 헷갈린다. 그럴 땐 스마트폰 지도를 켜서 ‘익선동 카페 거리’를 찍어보고 가면 편하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라고 딱 규정하기 애매하지만 아기자기한 한옥집이 보이기 시작할 때부터 카페거리는 펼쳐진다. 매우 좁은 골목. 그 골목을 빼곡히 채운 사람들. 평일 저녁시간과 주말에는 여유 있는 구경이 쉽지 않다. 좁은 골목에서 사람들에 끼어 밀리듯 걸어 다니다보니 아기자기한 가게들은 구경도 못한 채 지나치기 십상이다. 기자가 방문한 금요일 이른 저녁도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건 넓은 프리마켓이다. 그 곳을 대표하듯 커다란 보름달 모양으로 장식을 했다. 결과는 인기 만점. 그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기 시작한다. 인증샷을 찍어 SNS에 올리고 이걸 본 사람들은 꼭 한 번씩은 찾게 된다.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본격적으로 카페거리에 들어섰다. 외국인, 학생, 회사원, 중년층 할 것 없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나 젊은 커플, 학생들이 많다. 여학생들은 개화기 의상, 액세서리까지 풀세팅하고 경성시대의 모던걸이 됐다. 인사동과 경복궁 인근이 한복을 대여해 입을 수 있는 곳이라면, 이곳 익선도은 개화기 의상들을 빌릴 수 있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이 방송된 이후 더욱 인기다. 분위기 있는 드레스와 화려한 액세서리, 레이스 달린 양산까지 들어주면 익선동 골목의 주인공이 된다. 골목 곳곳에서 한껏 폼을 잡고 사진을 찍는 모던걸을 쉽게 볼 수 있다.

 

고즈넉한 한옥을 개조해서 만든 가게들이지만 메뉴는 각양각색이다. 한식부터 시작해 일식, 중식, 양식, 태국식 등. 어느 곳을 가던 전부 인기가 많지만 유독 줄이 길게 늘어선 곳들은 익선동에서도 손꼽히는 맛집들이다. 골목이 좁아 줄을 서있는 가게 앞을 지나면 정신이 없다. 사람도 많은데 줄까지 서있으니 뚫고 나가기조차 버겁다. 많은 인파에 치이며 한참 걷다보니 무엇을 구경한 것인지조차 헷갈린다. 이렇게 걸어 다니다보면 미로 같은 골목을 돌고 또 돌게 된다. 그 곳이 같은 골목일지라도 자칫 놓치고 지나친 가게들이 많을 테니 몇 번이고 다시 돌아보는 걸 추천한다.

 

그 좁은 골목길에 뭐가 그리 볼 게 많다고 모이냐고? 가게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어 답답할 만도 하지만 대부분 가게 내부를 볼 수 있게 통유리로 인테리어를 해놓았다. 골목을 지나다니면서 답답한 느낌도 덜하고 그냥 걷기만 해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게 안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여유롭게 앉아 커피를 마시거나, 담소를 나누거나, 식사를 하기도 하고, 술 한 잔을 기울이기도 한다. 전쟁터 같은 외부와는 대조적인 평화로운 모습이다. 형식적인 카페나 식당 분위기가 아니다. 테이블은 의자보다 높아야 된다는 편견도, 굳이 테이블이 있어야만 한다는 편견도 버렸다. 테이블 수가 많을 필요도 없고, 공간을 조금 허비해도 된다. 그저 가게들만의 독특한 분위기로 무장하고 있다. ‘여긴 내 가게니까 나만의 스타일로 꾸밀 거야’라는 쥔장들의 고집과 감각이 엿보인다. 카페와 식당들이 늘어나면서 천편일률적인 모습보다 독특함에 주목하고 열광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젊은 층 사이에선 복고가 인기를 끌고, 중장년층에게는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젊은 층이 느끼는 복고는 일명 ‘뉴트로(New-Tro·새로움과 레트로를 합친 신조어)’ ‘영트로(Young-Tro)’라 불린다. 덕분에 익선동은 젊은층, 중장년층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태어났다. 추억의 오락기가 가득한 오락실, 동네 앞 슈퍼를 연상시키는 술집, 오래된 가구로만 꾸며진 카페 등. 어머님들끼리 손잡고 돌아다니며 추억을 회상하는 모습이 훈훈하다.

 

익선동의 자랑거리는 카페거리가 끝이 아니다. 카페거리가 요즘 떠오르는 거리라면, 원조 자랑거리인 갈매기집 골목이 있다. 카페거리와 바로 이어진다. 저녁시간이 되면 이 골목은 뽀얀 연기와 맛있는 고기냄새로 가득하다. 최고 인기 메뉴는 당연 갈매기살이다. 연탄불위에 구워먹는 갈매기살의 맛이 얼마나 기가 막힌 지 각지에서 몰려들 정도다. 저녁시간, 퇴근시간엔 사람이 몰려 웨이팅은 필수다.

 

 

 

정신없이 돌아다니다보니 벌써 해가 지고 있다. 어느새 내 페이스대로 걷기 힘들 정도로 골목에 사람들이 가득해졌다. 슬슬 벗어나본다.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것 마냥 익선동의 미로 같은 골목을 뱅글뱅글 돌았다. 새로움과 옛것이 공존하는 익선동. 더 늦기 전에 들러 색다른 정취를 만끽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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