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제패했던 해양민족의 혼 일깨우고 해양역사 알려야”
“바다 제패했던 해양민족의 혼 일깨우고 해양역사 알려야”
  • 한성욱 선임기자
  • 승인 2019.01.23 1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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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신기남 전 의원-2회

<1회에서 이어집니다.>

신기남 전 의원
신기남 전 의원

- 지중해와 크로아티아가 오버랩 된다.

▲ 크로아티아는 현재 한국인이 많이 찾는 곳이다. 지중해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이곳은 로마유적과 종교유적이 많다. 아름다운데다 기후도 연중 포근하고 따뜻하다. 관광지로서 세계 최고다. 물가도 싸고 해산물이 풍부하다. 그렇다고 해서 이곳을 소설에 일부러 맞춘 것은 아니다. 마침 그런 흐름과 맞았을 뿐이다. 그래서인지 어떻게 알고 여행사에서 연락이 왔다. 인문학여행을 하자는 제안이었다. 최근에는 미술여행이나 음악여행이 대세인데, 향후 제 소설이 널리 알려지면 인문학 독서여행을 만들어 크로아티아 가이드를 할 용의가 있다. 현지에서 역사와 지리 등을 안내하려 한다. 아쉬운 점은 한국인들은 크로아티아나 두브로브니크를 관광지로서 많이 알고 있지만, 발칸반도의 역사에 대해서는 거의 모른다는 것이다.

 

- 한국관광객이 급증하면서 대사관이 개설됐다는데.

▲ 구소련 때 철의 장막에 가려 관광개발이 거의 안 되었던 발칸반도가 지금은 완전 개방됐다. 유럽인의 1급 관광지이고, 요트를 가져와 크로아티아 해변에서 즐길 정도다. 지중해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드리아 해도 놓칠 수 없다. 두브로브니크가 중심에 있다. 이곳에는 아름다운 성(城)들이 즐비하다. 볼만한 성과 요새도 많다. 뒤늦게 두브로브니크의 명성을 알게 된 한국관광객들이 급증하는 추세다. 직항편도 생겼고 작년에 주한 크로아티아 대사관이 개설됐다. 관광교류 때문이다. 한국관광객이 늘자 관광청장이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해 감사의 표시를 하기도 했다. 지금은 더 많이 몰리면서 대사를 파견했다. 한국인들이 주로 프랑스나 이탈리아, 스페인 등을 많이 갔지만, 아름다운 비경을 간직한 크로아티아가 떠오르고 있다.

 

- 해양의 중요성을 말했다. 한국인은 해양을 잃었다. 바다를 제패했던 로마시대 아드리아 해의 역사가 고려와 조선시대 역사와 흡사하다.

▲ 책 제목에 나왔듯이 두브로브니크는 지중해의 진주다. 아드리아 해는 로마시대 때 내해(內海)였고 화려한 역사를 간직한 바다다. 발칸반도 서쪽이 이탈리아이고 동쪽해안이 아드리아다. 로마전성기 때 발칸지역과 함께 서로마와 동로마 이스탄불까지 광대한 영역을 다스렸다. 지금도 로마유적이 이탈리아보다 이곳에 더 많다. 로마가 쇠퇴하자 여러 민족들이 모여들었다. 추운지대에서 살던 북방계 민족 등 여러 민족들이 따뜻한 남쪽 지중해로 내려왔는데 그 길목이 두브로브니크다. 자연히 동⋅서 문화와 민족, 종교의 교착점이 됐다. 로마의 라틴족과 북방 러시아계 슬라브족, 동방 오스만터키족이 믿었던 가톨릭과 기독교, 이슬람교가 충돌한 지역이기도 하다. 종교전쟁이 극심했고 민족 간 피의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끊임없는 전쟁과 외침(外侵)은 우리 역사와도 유사하다.

 

- 세르비아가 그 중심인데.

▲ 세르비아는 유고슬라비아를 구성하고 있는 6개 연방공화국 중 하나였다. 강대국의 노예적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유고슬라비아의 티토 대통령이 통합시켰다. 티토는 독립운동가이자 노동운동가, 공산주의 혁명가다. 민족과 종교가 각기 다른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마케도니아, 보스니아 등을 하나로 묶은 인물이다. 북방의 슬라브족인 세르비아는 6개국 중 가장 큰 중심국가다.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는 라틴계다. 1980년 티토가 사망하면서 6개 나라가 독립해 떨어져 나갔다. 특히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는 슬라브족인 세르비아를 싫어해 ‘같이 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중심국인 세르비아가 ‘왜 나가느냐?’ 강력반대하며 이들의 독립을 저지했다. 그런 와중에 내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 역사적 자부심이 대단하다.

▲ 이들 나라들은 일단 언어면에서 비슷하다. 조금씩 다르지만 러시아 슬라브 계통인 키릴 문자를 쓴다. 한때 국가연방체였지만 모두 고유 언어가 있다. 다르면서 비슷하다. 크로아티아는 옛 로마가 쓰던 라틴어인 이탈리아어와 가깝다. 슬로베니아는 오스트리아, 헝가리 언어와 유사하고, 오스트리아는 독일어와 비슷하다. 키릴문자는 사실 세르비아인이 만들었다. 지금은 국력이 약해졌지만, 옛날에는 발칸반도의 중심세력이 세르비아였다. 러시아도 세르비아보다 약했다. 그런데 북방영역에서 강성해진 러시아가 이 나라를 복속시켰다. 그래도 슬라브족 세르비아인은 러시아 민족을 슬라브족 후예로 여기는 등 민족적 자부심이 강하다. ‘우리가 키릴문자를 만든 원조이고, 러시아는 우리의 후예다’라는 자긍심을 지금도 갖고 있다. 우리도 삼국시대 때 여진족, 말갈족을 우습게 보지 않았나. 지금도 우리는 일본을 우습게 보지 않는가.

 

- 현재 도서관정보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어떤 일인가.

▲ 대통령 요청으로 도서관정보정책위원장 직을 수락했는데, 그 이유는 책을 관장하는 도서 분야이고 문학과도 가깝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순수하게 국가도서관 발전을 위해 좋은 정책을 수립할 수 있고, 문화외교를 같이 할 수 있다. 도서관정보위원회는 대통령 직속 기구지만 나는 비상근이다. 정식급여는 아니지만, 예우상 직책수당을 받는다. 정식적으로 공직자 급여를 받으면 강연을 하거나 다른 일을 하지 못한다. 오히려 나는 이런 게 더 좋다. 개인시간을 활용하기에도 좋다. 틈틈이 좋은 작품을 위해 먼저 탈고한 해양소설 ‘목련(木蓮)의 연인’을 더 다듬을 예정이다.

 

- ‘목련의 연인’에서 목련이 상징하는 것은 무엇인가.

▲ 해군 군복은 목련꽃처럼 하얗다. 영화 ‘사관과 신사’에 나온 주인공도 해군장교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흰 정복이 인상적이다. 그래서 해군장교를 목련으로 비유했다. ‘목련의 연인’에 등장하는 주인공도 해군함 함장이다. 목련꽃으로 비유된 소설 속의 해군장교가 해군에 입대해 훈련을 받고 군함을 타고 전역해서 사회로 나와 외국에서 생활하지만, 그의 뇌리에는 항상 해군에 대한 추억이 남아 있다. 사랑하는 연인이 있지만 이루지 못하는 비극이 그려진다. 로맨스도 진하고 강하다. 그렇다고 제목처럼 연애만 다룬 소설은 아니다. 사실 이 소설은 처음부터 ‘사관과 신사’ 같은 영화로 만들기 위해서 썼다.

 

- 제3의 작품도 준비 중이라고 들었는데.

▲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주제로 한 작품을 구상 중이다. 좌우 이념대립 속에서 벌어진 민족적 비극을 그렸고 빨치산 이야기가 나온다. 근현대사 빨치산 역사이야기다. 과거 역사로 그쳐서는 안 되겠다 싶어 빨치산의 역사와 현대에 이르기까지 연결모티브를 끌어냈다. 대립적 상황이 현재 시점에서도 어떻게 작동되고 있고, 어떤 선상에서부터 연결돼 왔는지를 조명했다. 1945년 해방 직후부터 지금까지 용틀임 쳤던 질곡의 역사를 그렸다.

 

- 이외에 다른 작품은.

▲ 제4의 작품도 구상 중이다. 동화(童話)다. 동화라고 하지만, 그렇다고 어린이만 위한 것은 아니다. 동화라는 말이 아이 동(童) 자를 쓰기 때문에 의미가 좀 다르게 들릴 수도 있다. 굳이 다른 말로 하자면 ‘판타지’다. 어른과 아이 모두가 좋아할 판타지 소설이다. 이것을 동화적 방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 작품도 바다가 주제다. 해군출신이고 바다를 알기 때문에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해양을 알려주고 싶어서다. 예로부터 우리는 본래 바다를 제패했던 해양민족이었다. 그때가 가장 강력한 국가였다. 바다가 희망이다. 젊은이와 아이들이 바다를 알고 먼 바다 태평양으로 진출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해군으로 가야한다.(웃음)

<3회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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