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역외탈세’ 혐의, 칼 빼든 국세청
신종 ‘역외탈세’ 혐의, 칼 빼든 국세청
  • 김범석 기자
  • 승인 2019.05.20 09: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능적 탈세 ‘정조준’

국세청이 지능적인 신종 역외탈세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국세청은 최근 역외탈세 혐의가 큰 104명에 대해 전국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역외탈세 혐의가 큰 거주자와 내국법인을 비롯 공격적 조세회피 혐의가 큰 외국계 법인 등에 대해 전국 동시 세무조사가 시작된다. 조사대상자 중 법인은 84개, 개인은 20명이다. 84개 법인 중 내국법인은 63개, 외국계 법인은 21개라는게 국세청의 설명이다. 시간이 갈수록 수법이 교묘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역외탈세 세무조사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세청이 신종 역외탈세 혐의자 104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이번 조사대상자는 탈세제보·유관기관 정보·현지정보 등 국내외 수집정보를 활용해 최근 조사에서 파악한 신종 역외탈세 수법 및 다국적기업의 공격적 조세회피 수법과 유사한 탈루혐의가 있는 자를 주로 선정했다는게 국세청의 설명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현장정보 수집을 통해 역외탈세의 기획·실행에 적극 가담한 혐의가 있는 전문조력자도 조사대상자에 포함했다고 덧붙였다. 금융정보 자동교환 대상국가가 2017년 46개국에서 지난해 스위스와 싱가포르 등 79개국으로 확대됨에 따라 금융정보를 적극 수집해 조사대상자 선정에 활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는 홍콩 등 103개국으로 대상국가가 확대될 예정이어서 향후 조사 폭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유관기관 간 협업이 필요한 조사건에 대해서는 해외불법재산환수 합동조사단과 공조 하에 사전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국세청이 밝힌 신종 역외탈세 수법 유형은 다양하다. 무형자산 거래를 통한 소득의 국외이전, 정상적 사업구조 개편(BR) 거래로 위장하여 국내세원 잠식, 조세회피처 회사를 다단계 구조로 설계하여 소득은닉, 해외현지법인의 설립 및 거래가격 조작 등을 통한 비자금 조성, 외국기업의 인위적인 고정사업장(PE) 지위 회피행위 등 지능화된 수법에 대응을 예정이다.
 

날로 ‘지능화’되는 수법들

국세청에 따르면 K내국법인은 국내에서 수백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출해 개발한 특허기술을 사주일가 소유의 해외현지법인이 무상으로 사용하게 해 내국법인에게 귀속될 소득을 부당하게 국외로 이전했다.

P내국법인은 중국 사업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조세회피처 SPC에 귀속시킨 후 사업구조 개편을 명분으로 다른 조세회피처 소재 계열사에 당해 지분을 헐값에 이전하는 방법으로 특정 외국법인 유보소득 배당간주 과세(CFC)를 회피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J내국법인은 해외거래처로부터 원재료를 수입하면서 사주가 다단계 거래구조를 통해 설립한 조세회피처 페이퍼컴퍼니를 거래과정에 끼워 넣고 중개용역을 제공받은 것처럼 허위계약서를 작성해 법인자금을 유출하는등 수법은 날로 교묘해지고 있다.

B내국법인의 사주는 조세회피처 다단계 거래구조를 통해 해외에 미신고 현지법인을 운영하고 소득을 은닉했다. 이어 법인 주식을 해외신탁에 맡기고 배우자와 자녀를 신탁의 수익자로 지정하는 방법으로 변칙 증여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R내국법인은 해외 연락사무소에 운영비용을 송금한 후 실제로 근무하지 않은 사주의 배우자를 직원으로 등록해 인건비를 지급하고 해외 연락사무소 명의의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한게 도마 위에 올랐다.

이와 함께 국세청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지난 2년 동안 역외탈세 세무조사 459건을 조사해 총 2조 6568억원을 추징하고 12명을 고발조치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엔 총 1조 3376억원을 추징해 최대실적을 달성했다.

국세청은 갈수록 진화하는 신종 역외탈세 행위에 강력 대처하기 위해 지난 2017년 12월과 지난해 5월, 9월 전국 동시 세무조사(169건)에 착수한 결과, 현재까지 145건을 종결하고 총 9058억원 추징했다.

외국과세당국 정보교환 요청으로 인한 조사중지, 납세자의 자료제출 비협조로 인한 조사기간 연장 등으로 24건은 조사종결이 지연됐다.

국세청은 이번 역외탈세 세무조사와 관련, 조사 착수 시점에서부터 금융정보, 신고내역, 거래사실 등 외국 과세당국에 대한 정보교환 요청 필요성을 검토하고 정당한 사유가 없는 납세자의 자료제출 거부·기피 행위에 대해서는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과태료를 적극 부과한단 방침이다.

특히 변칙 자본거래를 이용한 조세회피에 대해서는 지난해 신설된 '상업적 합리성이 없는 국제거래에 대한 부인·재구성 규정'을 적극 활용해 다국적기업의 공격적 조세회피 시도에 대처할 계획이다.
 

‘유관기관 긴밀 공조’

국세청 관계자는 “역외탈세 등 일부 계층의 불공정 탈세행위에 대해선 검찰·관세청 등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공조는 물론 현장정보수집 강화, 빅데이터 분석기법 활용 등을 통해 더욱 정교하게 탈세혐의자를 선별하고 조사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의지를 내비쳤다.

이번 조사는 5월 종합소득세 신고 및 올해부터 신고대상 범위가 확대되는 6월 해외금융계좌 신고를 앞두고 자진 성실신고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취지로 이뤄졌다는게 국세청의 설명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무형자산, 해외현지법인·신탁 등을 이용한 신종 역외탈세 유형은 물론, 다국적기업의 사업구조 개편, 고정사업장 회피 등 공격적 조세회피행위에 선제적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정부는 반사회적 역외탈세 행위 근절 및 해외 불법재산 환수를 강력히 추진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지난해 6월 해외불법재산환수 합동조사단을 설치한 바 있다. 검찰·국세청·관세청 등 6개 기관의 협업 하에 역외탈세 근절 및 해외불법재산 환수를 위한 범정부적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해외로 유출한 자금을 단순히 은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금세탁 과정을 거쳐 국내로 재반입하거나 자녀에게 변칙적으로 상속·증여하는 등 적극적 탈세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는게 국세청의 판단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