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전주국제영화제 탐방기-2편

[위클리서울=김혜영 기자]

전주국제영화제를 필두로 영화제 탐방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이전 편에서는 졸업을 앞둔 4학년이 영화동아리에 들어가게 된 이유부터 영화제를 가기까지의 과정을 찬찬히 풀어보았다. 대단한 씨네필이 아닌 한 명의 관객으로서, 이번에는 영화제를 즐기는 방법에 관한 글을 쓰려 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설득하고 홍보하는 ‘영업기’인 만큼, 가벼운 마음으로 즐겨주길 바란다. 전주국제영화제 탐방기는 3편까지 게재된다.

 

ⓒ위클리서울/김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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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엔 무수히 많은 영화제가 있다. 이전 편에서 언급한 부산국제영화제,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등이 가장 대표적이고 무주산골영화제, 광주여성영화제, 정동진독립영화제 등 거의 전 지역에 걸쳐 영화제가 열린다고 봐도 무방하다. 각 영화제마다 성격과 특성이 명확하고 동네 전체가 잔치를 벌이는 것처럼 묘한 흥분감에 휩싸여서 어떤 곳을 다녀와도 영화와 여행을 만족스럽게 즐길 수 있다. 버스터미널이나 기차역에서 내린 그 순간부터 영화제 개최를 축하하고 기념하는 현수막들이 가장 먼저 관객을 반긴다. 택시를 타거나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도 영화제에 왔느냐는 환대를 받게 되고, 도심 곳곳에서 친절한 자원봉사자들이 길 안내와 교통편 서비스를 제공해준다. 혼자 하는 여행이 외롭고 무서울까봐 걱정된다면 영화제가 열리는 도시로 가보라는 추천을 할 정도다.

그중 전주국제영화제는 유명한 관광지인 한옥 마을과 가까운 메인 스트릿에서 열려 처음 영화제를 가보는 사람에게 안성맞춤이다. 길을 찾는 것도 편리하고 영화가 질릴 무렵 근처에서 관광을 즐기기에도 적합하다.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은 다양성영화를 즐기지 않는 이들에게 다소 낯설 수 있다는 점이다. 전주국제영화제는 2000년에 디지털 혁명을 화두로 시작되었고 영화 표현의 자유를 꿋꿋하게 지지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덕분에 영화를 좋아하는 씨네필들에게는 실험적인 영화를 많이 볼 수 있는 영화제로 꼽힌다. 물론 대중적이지 않은 영화와 프로그램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주의 영화제는 가정의 달인 5월의 연휴와 늘 겹치는 기간인데다 영화의 거리가 조성되어 있어 영화제가 익숙하지 않은 관객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는다. 할리우드만큼의 대단한 거리와 축제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 있지만 국내 영화제 중에 큰 스케일과 활력을 지닌 편이기도 하다. 영화의 거리엔 대형극장과 오래된 동네 극장이 모여 있는데, 모든 극장에서 끊임없이 다양한 영화가 상영된다. 도심에 극장이 하나 밖에 없거나 멀리 떨어진 대부분의 지역과 달리 여러 편의 영화를 연달아 보기에 유용하다.

 

돔에서 상영된 스타워즈 ⓒ위클리서울/김혜영 기자
돔에서 상영된 스타워즈 ⓒ위클리서울/김혜영 기자
스타워즈 전시
스타워즈 전시 ⓒ위클리서울/김혜영 기자
스타워즈 전시 ⓒ위클리서울/김혜영 기자
스타워즈 전시 ⓒ위클리서울/김혜영 기자
스타워즈 전시 ⓒ위클리서울/김혜영 기자
스타워즈 전시 ⓒ위클리서울/김혜영 기자
스타워즈 전시 ⓒ위클리서울/김혜영 기자
스타워즈 전시 ⓒ위클리서울/김혜영 기자
스타워즈 전시 ⓒ위클리서울/김혜영 기자
스타워즈 전시 ⓒ위클리서울/김혜영 기자

누군가 전주국제영화제에 가야 하는 이유를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바로 ‘돔 상영’을 고를 것이다. 영화의 거리 한 편에 설치된 거대한 돔은 최대 3000명이 함께 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운동경기나 콘서트가 열릴 법한 거대한 돔에서 자유롭게 리액션을 하며 영화를 관람하는 경험은 분명 색다르고 즐거울 것이다. 영화 ‘스타워즈’를 돔에서 관람할 땐 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기념비적인 OST를 오케스트라의 라이브 연주로 감상하는 시간도 있었다. 영화 캐릭터인 제국군과 반란군의 코스프레를 한 사람들과 사진을 찍고 광선검을 휘두르는 팬들과 함께 영화를 즐기고 나니 나도 모르는 새 스타워즈의 팬이 되기도 했다. 돔에서 출발해 영화의 거리를 누비는 스타워즈 퍼레이드도 진풍경이었다.

돔 근처엔 영화와 관련된 굿즈와 먹거리도 즐비하다. 무료로 맥주를 나눠주는 행사도 있고 대형극장에서 직접 부스를 운영하며 팝콘과 핫도그 등을 판매하기도 한다. 매년 바뀌는 디자인의 굿즈들도 영화제의 자랑거리 중 하나. 탄탄한 팬층을 보유한 영화의 파생상품부터 올해 영화제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한정판도 준비되어 있다. 평소 좋아하던 영화를 에코백이나 티셔츠 등 유용한 물건으로 소장할 수 있는 기회인데다 일반 극장에서 빠르게 매진된 상품들도 만나볼 수 있어 지갑을 두둑하게 챙겨가는 것이 좋다. 역시 가장 인기가 많은 부스는 마블과 스타워즈였다. 팬들을 사로잡는 포스터와 잡지부터 달력, 노트 등의 다양한 상품을 직접 살펴보고 구매할 수 있어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스타워즈 퍼레이드
스타워즈 퍼레이드 ⓒ위클리서울/김혜영 기자
스타워즈 퍼레이드 ⓒ위클리서울/김혜영 기자
스타워즈 퍼레이드 ⓒ위클리서울/김혜영 기자
팔복예술공장
팔복예술공장 ⓒ위클리서울/김혜영 기자

전주국제영화제는 그야말로 영화 팬들의 축제와 다름없다. 돔에서 다 같이 영화를 감상하고 영화 굿즈를 쇼핑하는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는데, 영화와 관련된 전시를 관람하는 것도 그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영화의 거리와 돔 근처에서 열리는 전시도 좋고, 팔복예술공장에서 열리는 전시는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팔복예술공장에선 드넓은 공장 전체를 영화제 전시로 가득 채운다. 올해는 상영작 100편의 포스터를 100명의 디자이너가 제작한 전시, 극장이 아닌 곳에서 설치 형식으로 영화를 즐기는 전시 등이 마련되었다. 내부를 세련된 인테리어로 바꾼 건물부터 공장의 특징을 그대로 남겨둔 공간도 있어 일반 전시회보다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이 많다. 공장을 개조한 곳이다 보니 도심인 영화의 거리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데, 두 지점을 잇는 셔틀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배낭을 메고 걸어 다니는 여행객에게는 가장 편리한 영화제였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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