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의 심판, ‘막말 정치권’에 철퇴!
민심의 심판, ‘막말 정치권’에 철퇴!
  • 김승현 기자
  • 승인 2020.04.17 0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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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후폭풍

[위클리서울=김승현 기자] 숨어있던 민심의 힘은 거셌다. 그 동안 거만하고 의기양양했던 정치권에 철퇴를 가했다. 가장 심각한 상처를 입은 곳은 보수 진영이다. 차기 대선후보로까지 불렸던 황교안 대표는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했고, 나경원 전 대표는 격전지에서 정치 신인이게 무릎을 꿇었다. 이에 반해 범여권은 180여석을 획득해 문재인 정부에 상당한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는 막말 후보나 극단적 성향의 후보들이 더 이상 경쟁력을 갖기는 힘들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4.15 총선의 후폭풍을 살펴봤다.

 

ⓒ위클리서울/ 왕성국 기자

더 이상 ‘막말 프레임’은 먹히지 않음을 분명히 보여준 선거였다.

민심은 이번 총선을 통해 정치권에 강한 경고장을 던졌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집회를 이어갔던 ‘태극기 세력’은 그들만의 리그였음을 보여줬다. 이를 바탕으로 비례대표 선거에 도전했던 소수정당들은 원내 진출에 실패했다.

무엇보다 ‘구설수’로 논란에 섰던 인사들은 상당수 치명타를 입고 재기불능의 상태로까지 전락했다는 평가다.

지난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우리공화당과 친박신당의 정당득표율은 각각 0.74%, 0.51%로 두 당 모두 국회 입성에 실패했다. 양당 지지율을 더하더라도 비례 봉쇄조항인 3%에 미치지 못한다.

친박신당 비례 2번으로 나섰던 홍문종 대표는 선거운동 기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을 이어갔지만 ‘메아리 없는 절규’에 불과했다. 친박계 좌장으로 불리는 우리공화당 서청원 대표도 선거 하루 전날까지 대구를 찾아 지지를 호소했지만 대구에서의 득표율은 1.78%에 그쳤다.

양당 모두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에서도 3%를 넘지 못했다. 대구 달서병의 현역 의원인 우리공화당 조원진 의원도 낙선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더불어민주당 출신 인물들이 창당한 열린민주당도 당초 목표로 했던 지지율보다 낮은 성적표를 받으며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열린당은 창당 후 지지율 상승세를 타며 비례 8∼10번까지 당선을 점쳤다.

하지만 최종 득표율 5.42%를 기록하며 김진애 전 민주통합당 의원과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강민정 전 교사 등 3명만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4번인 김의겸 후보는 배지를 달지 못했다. 열린당 창당을 주도한 정봉주 최고위원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을 통감하며 책임을 지려고 한다. 제가 더 걸림돌이 되고 싶지 않다”며 사퇴를 선언했다.

 

고개숙인 황교안

기존 정치권에서 고질적인 폐해로 지적됐던 ‘막말’ 주인공들은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다.

전통적인 보수 텃밭인 강원도 춘천철원화천양구갑의 김진태 후보는 민주당 허영 후보에게 7.39% 차이로 패했다. 김 후보는 지난해 2월 지만원씨가 발표자로 참여한 ‘5·18 대국민 공청회’를 이종명 김순례 의원과 함께 개최하며 ‘망언 3인방’으로 불렸다.

그는 세월호와 관련 2015년 “세월호를 인양하지 말자. 돈도 시간도 너무 많이 든다. 아이들은 그냥 가슴에 묻자”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선거 직전 미래통합당에 대한 치명적인 상처를 입혔던 경기 부천병의 차명진 후보도 민주당 김상희 후보에게 28.05% 차이로 대패했다. 통합당은 선거운동 막판 차 후보의 ‘세월호 텐트’ 발언이 터지면서 수도권에서 상당수를 잃었다고 자체 평가하고 있다.

차 후보는 토론회에서 “○○○사건을 아느냐”며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당 지도부는 최고위원회에서 차 후보를 제명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차 후보는 법원의 무효 결정을 받아내 선거를 끝까지 뛰었다.

20대 국회 임기 동안 수차례 막말 논란에 휩싸인 인천 연수을의 민경욱 후보도 국회 재입성에 실패했다. 민 후보는 지난 2월 페이스북에서 “이 씨XX 잡것들아!”로 시작하는 시를 인용해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이해찬 대표 등 여권 주요 인사들을 비난했다.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서울 동작을에서 낙선한 나경원 전 원대대표도 강도 높은 발언과 정치력으로 ‘우군’에게만 박수를 받은 인사로 꼽힌다. 이언주 후보도 부산에서 패배해 동력을 잃게 됐다.

한편 총선 결과로 범여권과 문재인 대통령은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일각에선 ‘무소불위의 권력’을 우려할 정도다.

문 대통령은 “위대한 국민의 선택에 기쁨에 앞서 막중한 책임을 온몸으로 느낀다”며 “결코 자만하지 않고 더 겸허하게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최근 지지율이 50% 중반대를 기록하며 날개를 단 문 대통령은 레임적 없는 대통령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그는 “이번 총선은 다시 한번 세계를 경탄시켰다”며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력과 참여 덕분에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속에서도 우리는 주요국 가운데 유일하게 전국 선거를 치를 수 있었다”고 했다.

이에 반해 참패한 미래통합당은 후폭풍의 한가운데 놓이게 됐다. 역대급 참패 속에 책임론이 들끓는 가운데 지도부 총사퇴와 비대위 전환 등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한편에선 ‘당 해체론’ 얘기까지 나오는 분위기다.

김종인 선대위원장은 야당도 변화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지역구와 전국 선거에서 모두 패한 황교안 대표는 결국 개표 도중 사퇴하는 모습을 보였다.

황 대표는 “총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고 모든 당직을 내려놓겠다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저의 역할이 무엇인지 성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불출마한 유승민 의원과 무소속으로 당선된 홍준표, 김태호 당선인의 거취가 향후 통합당의 미래에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에 불고 있는 총선 후폭풍이 어떤 이정표를 세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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