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대응, 생태계 넘어 농업⋅산업 등 전 부문 영향…미래 국가경쟁력 좌우할 생존 문제”
“기후대응, 생태계 넘어 농업⋅산업 등 전 부문 영향…미래 국가경쟁력 좌우할 생존 문제”
  • 한성욱 선임기자
  • 승인 2020.10.08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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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김태호 에너지나눔과평화 대표(동국대학교 겸임교수)-3회

[위클리서울=한성욱 선임기자]

<2회에서 이어집니다.>

김태호 에너지나눔과평화 대표 ⓒ위클리서울/ 한성욱 선임기자
김태호 에너지나눔과평화 대표 ⓒ위클리서울/ 한성욱 선임기자

- 지자체마다 재생에너지 정책도 엇박자다.

▲ 지금 지역마다 재생에너지 설치를 반대하고 있고, 지방자치 단체들도 도로규제 등 개발 규정이 너무 엄격하다. 육지에서 해상으로 밀려난 풍력발전만 해도 지역민과 일부 환경단체의 반대 벽에 부딪혀 멈춰 섰다.

별다른 환경문제가 없는 지역에는 전력 계통망(발전소에서 수요자에게 전력을 공급하는 체계)에서도 여력이 없다. 총체적 난관에 막힌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온실가스 배출제로 시대는 너무 멀어 보인다. 이대로는 안 된다.

따라서 대통령 산하에 기후위기대응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긴급 제안한다. 그리고 재생에너지와 절약기술과 행동 특위도 함께 위치해야 한다. 기후 위기로부터 공멸해 버릴 수 있는 지구의 절박한 생존을 위해 가장 시급한 항목들부터 선별해 대책을 내놓고, 사안별 긴급성에 따라 예산과 실행계획을 결단해야 한다.

모든 지자체가 하나로 움직여야 한다. 재생에너지 규제가 심한 지역에 대해서는 관련 예산 삭감이라는 초강수를 둘 필요도 있다. 언제까지 환경적으로 작은 것만 소중히 여기면서 말만 많고 아무런 조치나 일을 안 할 것인가. ‘누군가 하겠지’ 또는 ‘정부가 해야 해’하고 방관하고 있을 문제가 아니다.

 

- 화석에너지 사용이 문제다. ‘지구 온도 1.5℃’가 실패했을 때 한반도에 미칠 영향은 어떤가.

▲ 2050년에 산업화 이전 대비 1.5℃ 상승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세계시민 차원의 노력과 엄청난 재무적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심각하다 지난 100년간 전 지구의 온도가 0.85도 상승하였는데, 한반도는 1.8℃ 상승했다.

1.8도 상승의 결과가 최근의 폭염과 폭우 등 기상이변의 연속인 것이다. 만약 현재 추세대로 온실가스를 배출할 경우, 21세기 후반의 한반도 온도는 4.7℃ 상승할 것이며, 저감 대책을 수립한다고 할지라도 2.9℃ 상승할 것이다.

추세대로라면 1.5℃를 성공하였다 할지라도 한반도의 온도는 그 2배인 3℃로 상승할 가능성도 높다. 그러면 3℃ 상승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그 절반의 경우인 현재의 기후변화상황을 참고하면 되겠다. 50일의 장마가 100일이 되면 산술적으로는 두 배이겠지만 환경적 결과는 심히 위험할 것이다.

 

- 기후 대응이 곧 국가경쟁력을 가늠하는 시대다.

▲ 이제, 기후 대응은 단순히 생태계 문제를 넘어 농업, 산업, 인프라, 금융 등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향후 각국의 수출입 행위의 기저에는 온실가스 배출 관련 규제조항이 따라붙고, 이러한 규제는 수출에 막대한 악영향을 끼친다.

똑같이 가전제품을 두 나라에서 각기 제조했다고 하자. 그런데 화석에너지 투입량이 어느 제품이 더 큰가가 시비가 될 것이며 관세에 영향을 미쳐 제품경쟁력이 결정되는 그런 날이 곧 올 수 있다. 이제 기후 대응 전략을 어떻게 수립하느냐가 산업전략 수립에 중요한 판단 근거로 자리해야 할 것이다.

산업부는 하반기 RPS 입찰 시장에서 태양광 모듈에 탄소투입량을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 즉, 모듈을 제작할 때 온실가스를 많이 투입하여 만든 제품은 시장에서 도태되도록 디자인한 것이다. 이 제도가 옳든 그르든 재생에너지 내에서도 탄소 평가제도가 시작된 것이다. 이제 기업들은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 정부의 그린뉴딜(Green New Deal) 정책을 평가하는 시각이 다르다. 일각에서 ‘그린’(환경)이 없는 ‘딜’(산업) 정책이라는 비판도 있다. 어떻게 평가하는지.

▲ 정부가 발표한 그린뉴딜은 ‘2020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2022년까지 ‘도시·​공간·​생활 인프라 전환’과 ‘녹색산업 혁신, 생태계 구축’, ‘저탄소·​분산형 에너지 확산’ 사업 등 환경산업에 12조 9천억 원을 투입해 13만 3천 개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비판의 논점은 ‘그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탄소 감축’ 목표나 ‘에너지전환’ 목표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유럽 그린 딜’(Europe Green Deal)을 야심 차게 발표하며, 2050년까지 탄소 중립 사회를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미국의 민주당도 지난해 2월에 제출한 그린뉴딜 결의안에서 2050년 ‘넷 제로’ 달성을 내용으로 담았다. 그러나 한국의 그린뉴딜은 선진국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이다.

물론 그린뉴딜이 경제 사회적으로 당면한 긴급상황에서 나온 정책으로 탄소 감축 목표량 등 세부적인 정책을 담지 못했다 하더라도, 향후 조속한 시기에 북한을 포함한 에너지 대전환을 목표로 한 단계 높은 실질적인 ‘녹색 한반도’ 로드맵을 제시하면 어떨까 싶다. 이를 매개로 남북대화의 ‘물꼬’를 틀 수도 있지 않을까.

 

- 우리나라는 에너지 과소비국이다. 1990년에 OECD의 50%를 넘어 2017년에는 140%를 돌파해 일본과 독일을 추월했다. 이런 상태라면 미국형 에너지 다소비국으로 고착될 전망 속에 탄소배출 감축도 더 어려울 전망인데.

▲ 지난 30년 이상 1차 에너지 평균 증가율은 6.8%에 육박한다. 2016년 OECD가 밝힌 자료를 보면, 한국의 소비 규모는 세계 9위다. GDP가 세계 12위인 점을 가정하면 경제 규모에 비해 높은 수치다.

또 에너지 공급량의 95.7%를 해외수입에 의존하는 에너지 안보 취약국가임에도 재생에너지 비중은 1%대로 최저다. 이는 OECD 평균 9%에도 훨씬 미치지 못한다. 우리나라가 에너지 다소비 사회구조가 된 이유를 보면, 에너지를 많이 쓰는 중화학공업 산업구조 때문이다.

앞으로 에너지사용을 지속해서 줄이려면 국민의 삶과 소비 패턴을 혁신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화석연료 사용을 과감히 줄여야 하지만 한계가 있다. 국민의 삶의 질을 현재의 상태대로 유지해 가면서 기후변화와 탄소배출 등 환경을 보전할 수 있는 솔루션(해법)을 찾아야 한다. 결론은 재생에너지뿐이다.

인류가 만든 현재 기술로서는 재생에너지 이외에 다른 해법은 없다. 당장 가칭 ‘기후대응부’(氣候對應部)를 신설하고 산하에 ‘재생에너지청’을 만들 것을 제안한다. 보급정책도 단순하고 파급효과가 커야 한다. 보급량을 과감하게 확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과감성 없이는 ‘2050 탄소 중립’을 이야기하기 어렵다.

 

- 기상산업과 제조업, 유통, 식품 분야 매출이 증가했다.

▲ 작년 10월 말 기준 기상청이 발표한 기상산업 부문 총매출액은 4,814억 원으로 2018년 4,077억 원보다 18.1% 증가했다. ‘기상 기기, 장치 및 관련 제품 제조업’과 ‘기상 관련 전문, 기술 서비스업’ 매출액이 전년 대비 각각 32.9%, 21.3% 순으로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성장세와 함께 기상산업 상시근로자 수도 6.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출도 늘어난 것을 보면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와 관련한 지역별, 사업 주체별 해당 기술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농업 부문에서도 기후변화에 잘 견디는 육종개발을 서두르고 있고, 노지재배방식이 급속도로 축소되고 양액재배(養液栽培, 무 토양 작물 재배 또는 수경재배) 등 비닐하우스, 유리온실 등을 기반으로 한 기후 보호 농업산업이 대폭 확대되고 있다.

생산량도 명확해짐에 따라 이와 관련한 서비스 방향도 배달방식으로 전환돼 가고 있다. 기후변화는 생산뿐만 아니라 미래의 유통산업과 서비스 전반에 큰 변화를 주게 될 것이다.

 

-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 우려 속에 수산물 재수입을 요구하고 있는데.

▲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일본 자체검사를 통해 비록 안전성이 확보됐다고 주장하지만, 재수입은 안 된다. 더불어 UN도 어떠한 경우든 이 지역을 특급 ‘맹독성 피폭 지역’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

수산물과 농산물 등 생명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지역 간, 국가 간 거래행위를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 후쿠시마산 수산물은 사고 당시나 지금이나 여전히 잔류하는 맹독성 핵물질에 이미 노출되었고, 이런 현실에서 해당 지역의 수산물을 수입하라는 일본의 주장은 억지일 뿐이다.

이웃 국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자신만의 이익을 얻어서는 안 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타인과 타국에 대한 배려를 더 강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설상가상 일본은 원전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할 움직임이다.

2022년 여름쯤이면 일 평균 약 170t씩 증가하는 오염수로 총 137만t 규모의 저장 탱크가 포화상태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그 전에 방류하지 않으면 안 되는 긴박한 상황에 있다고 한다. 그러나 급한 상황은 이해하지만, 어떤 경우든 태평양 방류는 안 된다. 또 국제사회도 이를 엄격히 감시해야 한다.

 

- 국내 비영리단체 처음으로 ‘그린 애플 어워즈(The Green Apple Awards)’와 ‘그린 월드 어워즈’(Green World Awards)’를 수상했다. 어떤 상인가.

▲ 이 상은 전 세계 NGO뿐만 아니라, 친 환경제품 생산과 서비스, 유통, 교육기관 등 모든 분야가 수상 대상이다.

2016년에 받은 ‘그린 애플 어워즈(The Green Apple Awards)’ 상은 영국의 The NGO 단체가 주관하고 유럽연합(EU)과 영국왕립예술협회(RSA), 영국환경청이 공식 인정한 유럽 최고의 권위 있는 친환경 상이다. 매년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국회의사당에서 수상식이 거행된다.

2017년의 ‘그린 월드 어워즈’(Green World Awards)’는 영국의 비영리단체인 ‘더 그린 오가니제이션’(The Green Organisation)’이 1994년부터 주관해 전 세계 친환경 우수사례를 선정해 수여한다.

이 단체 역시 영국의 환경청과 유럽연합 등으로부터 공식 인정을 받았다. ‘그린 월드 어워즈’는 전 세계 5백여 정부와 기관 환경 사업체가 참여해 경쟁했는데, 에너지평화의 ‘나눔발전소 사업’이 최종 선정됐다.

그 무렵 ‘에너지평화’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태양광 나눔발전소로 전력을 판매한 수익금 18억 원을 국내 외 1만5천여 명의 빈곤계층에 지원했다. 그때 16기의 나눔발전소를 운영해 총 2천8백만kWh의 친환경 전력을 생산할 수 있었다. 이는 470만 그루의 나무가 1만3천 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양이다.

 

- 이상기온과 탄소배출, 감염병 등과 관련해 정부와 시민에게 마지막으로 남길 말이 있다면.

▲ 기후변화 책임은 어느 한 특정 국가나 특정 부류, 특정인에 한정할 수 없다. 그동안 편익을 누려온 전 인류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다. 책임을 회피하는 미국도 문제지만, 탄소 감축 실천에 있어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말만 하는 개인이나 집단이 더 문제다.

당장 내일 지구가 심각한 위협에 처할 것처럼 말하면서 막상 자신의 집에는 온갖 냉난방기를 펑펑 돌린다. 또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 태양광 시설을 혐오 시설이라는 이유로 설치를 거부한다. 지방정부도 마찬가지다.

지붕 위에 설치할 수 있는 태양광 판넬을 놓고 ‘도로로부터 1킬로미터씩 떨어져야 한다’고 규정한 지자체도 많다. 나무 한 그루조차 없는 임야지대도 설치금지 구역이고, 나무가 있으면 더 안 된다.

육지에서 수심이 깊은 바다로 쫓겨간 풍력발전도 시설공사를 할 때, 저서생물에 대한 환경오염을 일으킨다는 이유로 중단되기도 한다. 님비현상도 심각하다. 지역주민이 투자하면 되고, 그렇지 않으면 혐오 시설로 낙인을 찍는다. 농민이 재생에너지 사업에 투자하면, 일반인보다 더 비싸게 전기를 팔 수 있다.

새만금 태양광 계획도 1년이 넘었어도 아직도 진척이 없다. 대규모 국책사업은 몇 년씩 걸려도 되지만, 일반 시민이 소용량 태양광을 설치하려면 몇 개월 이내에 끝내야 한다. 정부가 국민참여형 사업을 우대한다지만 그 기준이 모호하다.

지금 정부의 RPS(Renewable Portfolio Standard, 발전의무 할당제) 정책은 너무 많이 그리고 너무 자주 바뀌어 누더기 제도가 되었다. 이렇게 해서는 기후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기후 위기를 극복을 위한 효과적 제도뿐 아니라,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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