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연대론’ 변수

[위클리서울=이유리 기자] 내년 치러질 서울시장 재보선을 앞두고 여야 정치권이 꿈틀거리고 있다. 출마 여부에 주목을 받아왔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일단 불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안 대표는 최근 “내년 재보선은 ‘언택트’(비대면) 선거로 치러질 것 같다”면서도 본인 등판론에 대해선 부인했다. 특히 여야에서 모두 여성 후보들이 주목을 받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일각에선 여성들끼리의 대결을 예상하는 목소리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남은 임기를 좌우할 내년 서울시장 재보선 분위기를 살펴봤다.
 

왼쪽부터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 이혜훈 전 미래통합당 의원 ⓒ위클리서울/ 그래픽=이주리 기자

2021년 서울시장 재보선을 앞두고 여야가 신발끈을 동여매고 있다.

안 대표는 최근 “국민이 정부·여당에 너무 실망이 크지만, 제1야당을 비롯한 야권 전체를 대안으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며 어두운 전망을 내비쳤다.

그는 “당장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를 예상해보면 굉장히 어렵다. 객관적으로 나타나는 여론조사 차이뿐 아니라 3가지 요인으로 인해 어둡게 전망할 수밖에 없게 한다”고 분석했다.

안 대표는 내년 재보선이 코로나19 상황으로 비대면 선거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고 투표율이 낮아 조직선거가 될 것이라는 점, 정부·여당이 민심을 확보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이 많다는 것을 지적했다.

때문에 그는 “비대면 선거를 치르게 되면 후보자들이 인지도를 올리기 거의 불가능하다. 정치 신인은 힘든 선거가 될 것”이라며 “조직의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 서울 기초의원을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고 야권은 붕괴된 상황이다”고 분석했다.

이런 이유로 안 대표는 야권 전체가 연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제1야당 뿐 아니라 중도, 합리적 개혁을 바라는 진보 세력까지도 다 끌어모아야 겨우 해볼만한 선거”라며 “이를 통해 여러 가지 혁신비전도 공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정권교체를 할 생각이지만 서울시장 출마 의사는 없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장 판세는 여성 후보들의 이름이 자주 오르내리는 분위기다. 전임 시장의 성추문 여파로 치러진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성추문’ 후폭풍

더불어민주당은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경선이 3자 구도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일찌감치 출마 의지를 밝힌 우상호 의원, 출마를 고민 중인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눈길을 끈다.

불출마 관측이 돌았던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최근 “서울 시민의 마음을 보듬고 위로해 줄 수 있는 푸근한 사람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며 “제가 푸근한지 아닌지는 저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도 이제 이 어려운 시대에 과연 올바른 길이 무엇인지 인도해 주십사 기도하고 있다”고 말해 결단을 예고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도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조 구청장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를 만나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조 구청장은 “서울시의 부동산 문제, 세금 문제 등을 해결할 비전을 차근차근 밝히겠다”며 “김 위원장으로부터 문재인 정부를 비판할 것도 없이 시민의 마음을 우리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당내 경선에서 여성가산점 제도가 필요없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서울시장은 1000만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자리”라며 “여성 남성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실력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혜훈 전 미래통합당 의원도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전 의원은 “내년 서울 보선의 핵심 이슈는 집값과 전셋값이 될 것”이라며 “집 걱정부터 덜어드리는 ‘경제시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출마선언문을 통해 “그동안 서울시장 자리는 대권용 디딤돌처럼 인식돼 자기 브랜드 만들기와 집권기반 다지기에 치중하느라 시민의 삶은 뒷전이었다”며 “‘정치 서울’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의원은 주거안정 공약으로 한강 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신혼부부와 육아 부부에게 특화된 지분적립형 주택단지를 공급하고, 강북·강서 4개 권역에 80층 규모 직장·주거 복합단지를 건설해 청년들의 주거와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주장했다.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예비후보자 등록은 오는 8일부터 시작된다. 본 후보자 등록은 내년 3월 18일부터 19일까지여서 지금부터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될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의 성패를 좌우할 2021년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누가 마지막에 웃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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