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접고 자동차 부품 시장에 눈 돌리는 LG전자

LG 사이언스파크 마곡2_우정호 기자
LG 사이언스파크 마곡2 ⓒ위클리서울/ 우정호 기자

[위클리서울=우정호 기자] LG전자가 1995년부터 시작해 온 휴대폰 사업에서 26년 만에 철수하게 됐다. 불과 최근까지도 스마트폰 화면이 말리는 '롤러블' 개발을 추진하는 등 해당 사업에 의욕을 보여 왔지만, 지난해에도 84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누적 영업적자가 5조원을 넘었다.

최근 프리미엄 휴대폰 시장에서는 삼성과 애플의 양강체제가 굳어지고 주요 경쟁사들이 보급형 휴대폰 시장을 집중 공략하며 가격 경쟁이 더욱 심화 되는 가운데 LG전자는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었다.

LG전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미래 준비를 강화하는 쪽을 택하며 신사업 준비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특히 다가오는 전기차, 자율주행차 시대를 맞아 자동차 부품 관련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 스마트폰_LG전자
LG전자 스마트폰 ⓒ위클리서울/ LG전자

LG전자 휴대폰 사업 종료

LG전자는 지난 5일 이사회에서 7월 31일자로 휴대폰 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LG전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내부 자원을 효율화하고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며 “동시에 미래 성장을 위한 신사업 준비를 가속화해 사업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오랫동안 쌓아온 LG전자 휴대폰 사업의 자산과 노하우는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사업을 준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키로 했다”고 했다.

LG전자는 통신사업자 등 거래선과 약속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5월 말까지만 휴대폰을 생산한다. 또 휴대폰 사업은 종료 하지만 구매 고객 및 기존사용자가 불편을 겪지 않도록 충분한 사후 서비스는 지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사업 종료에 따른 거래선과 협력사의 손실에 대해서는 합리적으로 보상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 철수 결정으로 그간 LG전자에서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해 온 약 3700명의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 인력의 재배치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LG전자는 "MC사업본부 직원들의 고용을 유지한다"며 "이를 위해 해당 직원들의 직무역량과 LG전자 타 사업본부 및 LG 계열회사의 인력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재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그룹은 MC사업본부 인원을 LG전자 내 자동차부품(VS) 사업본부,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 LG에너지솔루션 등으로 분산 배치하는 작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이 과정에서 개별 인원들의 의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개인의 장기적인 성장 관점에서 효과적인 재배치가 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했다.

LG전자는 휴대폰 사업을 종료하더라도 미래준비를 위한 핵심 모바일 기술의 연구개발은 지속할 방침이다.
 

 

LG전자는 세계 3대 자동차 부품회사 마그나인터내셔널과 전기차 동력전달장치(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조인트벤처)을 만든다고 밝혔다. _LG전자
LG전자는 세계 3대 자동차 부품회사 마그나인터내셔널과 전기차 동력전달장치(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조인트벤처)을 만든다고 밝혔다. ⓒ위클리서울/ LG전자

선택과 집중 전략…생활가전과 자동차부품 사업에 '올인'

LG전자의 ‘선택과 집중’은 생활가전 파트와 전장 사업본부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생활가전 파트는 2020년 LG전자의 전체 영업이익 3조1950억원에서 73.6%(2조3526억원)를 차지할 정도다.

지난 7일 발표된 올해 1분기 잠정 실적도 생활가전 사업부가 이끌었다. LG전자는 매출 18조8057억원, 영업이익 1조517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역대 분기 중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 역시 종전 최대치인 2009년 2분기 1조2438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보복 소비로 프리미엄 가전과 TV 판매가 높은 판매량을 보이며 실적을 이끌었다. 증권가에서는 특히 생활가전 사업을 당당하는 H&A사업본부의 분기 실적이 사상 처음으로 매출 6조원, 영업이익은 8000억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강점을 지니고 있는 가전, TV 등 기존 사업은 고객 니즈와 미래 트렌드에 기반한 플랫폼, 서비스, 솔루션 방식의 사업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를 위해 고객 접점 플랫폼인 LG 씽큐(LG ThinQ) 앱, 가전관리 서비스인 LG 케어솔루션, 다양한 제품과 기술을 집약해 고객에게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솔루션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새롭고 다양한 사업모델을 시도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미래 동력 확보를 위해 LG전자가 전략적으로 육성 중인 파트는 전장 사업본부다.

 

LG트윈타워 현판_우정호 기자
LG트윈타워 현판 ⓒ위클리서울/ 우정호 기자

LG전자는 “질적 성장에 기반한 사업 다각화와 신사업의 빠른 확대로 사업의 기본 체질도 개선한다. 특히 다가오는 전기차, 자율주행차 시대를 맞아 자동차 부품 관련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LG전자는 세계 3대 자동차 부품회사 마그나인터내셔널과 전기차 동력전달장치(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조인트벤처)을 만든다고 밝힌 바 있다.

캐나다 업체인 마그나는 독일 보쉬, 일본 덴소에 이어 매출 기준 세계 3위인 부품 회사로, 미국 대표 자동차 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에 부품을 제공하고 있다. BMW, 폭스바겐, 푸조 등 유럽 완성차 업체에도 부품을 공급한다.

LG전자와의 합작법인 이름은 'LG 마그나 이파워트레인'(가칭)이다. 이 합작법인이 애플의 전기차인 '애플카' 부품 공급망에 들 수 있다는 기대감과 맞물려 LG전자가 12년 만에 주식시장에서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애플은 이르면 2024년 자율주행 시스템을 갖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고, LG전자는 지난해 전장 사업부에 4721억원을 투자했는데, 올해는 6138억원(추정치)까지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그밖에, LG전자는 신사업의 경우 사내벤처, CIC(Company in Company: 사내회사) 등 혁신적인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역량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 전략적 협력 등도 적극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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