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인수전 향방

[위클리서울=우정호 기자] G마켓과 옥션·G9를 운영하는 국내 3위 전자상거래 기업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두고 롯데와 신세계가 맞붙었다. 쿠팡의 독식 구조가 더욱 심화하고 있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 여부에 따라 시장의 판도가 크게 흔들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결국에는 전통의 유통강자인 롯데와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 인수 각축전에서 2파전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두 회사가 이커머스 시장에서 점유율과 영향력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고, 자금력 역시 탄탄하다는 측면에서 우위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위클리서울/ 그래픽=왕성국 기자

매물로 나온 국내 3위 이커머스 ‘이베이코리아’

이베이코리아 매각 주관사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25일 본입찰 일정을 오는 6월 7일로 확정, 참가 업체들에 통보했다.

앞서 지난 3월 신세계그룹·롯데쇼핑·SK텔레콤(11번가)·MBK파트너스(홈플러스) 등 4개 사가 본입찰 적격후보자명단(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이베이코리아의 거래액은 약 20조원으로 네이버(28조원) 쿠팡(24조원)에 이어 3위다.

사실상 쿠팡 대 반쿠팡 연합 구도로 갈라진 이커머스 업계에서 업계 3위인 이베이코리아를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업계 판도가 바뀔 있다.

특히 온라인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전통 강호 롯데와 신세계의 물밑싸움이 치열하다.
 

롯데-카카오 vs 신세계-네이버 연합전

롯데그룹은 최근 계열사 통합 쇼핑몰인 롯데온 재정비를 마치고 공격적인 행보에 나섰지만 아직은 열세인 만큼 이베이코리아를 쉽사리 양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롯데온을 운영하고 있는 롯데쇼핑의 이커머스사업부는 2021년 1분기에 매출 280억 원을 냈다. 2020년 1분기보다 매출이 41.9% 감소했다.

반면 쿠팡은 2021년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42억686만 달러(약 4조7348억 원)를 내면서 2020년 1분기보다 무려 74%나 늘어났다. 네이버의 커머스부문 역시 같은 기간 매출이 40.3% 늘었다.

롯데온과 거래액 기준 시장 점유율이 비슷한 SSG닷컴과 11번가는 같은 기간 매출이 각각 9.8%, 1.6% 늘었다. 이베이코리아를 제외한 이커머스업체 가운데 매출이 줄어든 업체는 롯데온이 유일한 셈이다.

롯데쇼핑은 이베이코리아의 인수가 롯데온 경쟁력 강화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2020년 거래액 기준 롯데온의 이커머스시장 점유율은 약 5%, 이베이코리아의 시장 점유율은 약 12%다. 롯데쇼핑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성공한다면 시장 점유율은 단숨에 1위인 네이버(17%)를 따라잡게 된다.

이커머스사업이 플랫폼사업이라는 점에서 시장 점유율의 확대는 곧바로 경쟁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가운데,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롯데는 최근 카카오에 이베이코리아 공동 인수를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쇼핑과 카카오가 컨소시엄을 꾸려 본입찰에 참여하자는 제안이었는데, 카카오는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는 이베이코리아의 간편결제 서비스를 카카오페이로 전환하는 등의 시너지 방안을 전달했으나 카카오 측은 큰 매력을 느끼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특히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참여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김 의장은 이베이코리아의 사업구조를 '올드 비즈니스'로 평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네이버와 연합의사를 보이는 신세계의 사정은 조금 더 긍정적이다.

지난 3월 진행한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던 네이버는 신세계그룹과 함께 내달 진행하는 이베이코리아 본 입찰 참여를 적극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신세계가 네이버에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동참을 제안했고, 네이버는 관련 내용을 검토 중이다.

네이버-신세계 컨소시엄이 인수에 성공하게 되면, 쿠팡과의 경쟁에서 격차를 벌리며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2500억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을 통해 온-오프라인 쇼핑 동맹을 맺은 네이버와 신세계가 다시 손을 맞잡을 것인지에 대해 업계의 시선이 쏠려 있다.

최근까지만 해도 약 5조원 수준으로 알려진 몸값과 관련해 매각주체와 인수주체 간 가격차이가 커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은 다소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문제가 이달 예정이었던 본입찰이 내달로 미뤄지는 데 영향을 준 것이 아니냐고 추측했다.

그러나 신세계-네이버 참여 소식으로 인수전 열기는 달아올랐다. 현재로는 신세계가 1대주주로 올라서고, 네이버가 2대주주로 협력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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