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풍요로운 세상이라도 공기와 햇빛, 물, 식량 없으면 어떻게 살겠는가”
“아무리 풍요로운 세상이라도 공기와 햇빛, 물, 식량 없으면 어떻게 살겠는가”
  • 최규재 기자
  • 승인 2021.08.18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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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농민운동가’ 강기갑 전 의원-3

[위클리서울=최규재 기자]

<2회에서 이어집니다.>

강기갑 전 의원 ⓒ위클리서울/ 김현수 객원기자

- 그러고 보면 현재 여야의 진보적인 정책들은 과거 진보정당들의 정책들을 벤치마킹한 것이라는 평가가 있다.

▲ 남북관계, 양극화 해소 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문제들의 디테일한 부분들은 과거 진보정당들이 이미 제시해왔다. 그렇게 악을 쓰고 반대하던 보수정당들이 지금 실행하고 있다. 공통화 되었다. 어차피 해야 할 일들이었다.

 

- 정책은 정의당이 다 만들어놓고 기득권 정당들에게 빼앗긴 듯한 인상인데. 이쯤 되면 정의당 당원들은 다리에 힘이 풀릴 것 같다.

▲ 진보정당이 힘이 빠질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보정당이라면 그렇게 주장했던 의제들이 이제는 여당 뿐 아니라 야당까지 수렴하고 소수진영에서도 수렴하니 그저 보람을 느끼면 그만이다. 이런 것들은 사심을 버리고 생각하면 수렴한 진영에게 박수칠 일이 된다. 진보로서는 마땅히 제시해야 하는 일들이었기에, 우리 안을 빼앗겼다는 식으로 서운해 할 게 아니라 감사하게 생각해야 한다.

 

- 진보정당이 살아나기 위한 묘안이 있다면.

▲ 일반정치의 목표는 정의의 실현이다. 그래서 소득재분배, 양극화 해소 등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한다. 이 가운데 진보정당의 최종 목표는 상생이다. 그런 의미에서 진보정당이 정치를 할 때 정당 자체에 대한 이익과 성과를 내어야 한다는 집착을 하면 안 된다. 진보정당이 안을 내놓고 다른 정당이 실현한다면 반가워하고 박수쳐야 한다. 마음이 깊어야 한다. 국민이 모르는 것 같지만 다 안다. 그러니 진정성을 가져야 한다. 상생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꼭 우리가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지 말고 우리가 못한 것들을 다른 곳에서 실현시켜주면 박수쳐줘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조급한 마음에서 정당을 위한 정치를 하면 안 된다. 지지율이 형편없다고 인정받기 위해 쇼를 해서는 안 된다. 정당을 위한 정치가 아닌 구체적인 상생을 목표로 하는 정치를, 국민을 위한,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하는 정당으로 가야 한다. 정당을 위하면 결국 기존의 정당들처럼 쇼하는 정치로 타락한다. 멀리 보며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면 훗날 정당에게도 이익이 되는 정치가 된다. 과거 민노당 당원들이 과격했다지만, 정당이 아닌 국민을 위한 정치를 했다고 여긴다. 언젠가 그 진정성을 국민들이 이해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강 위에 폭이 넓으면 넓을수록 강물이 왼쪽으로 흐르는지 오른쪽으로 흐르는지 잘 모른다. 강이 바다로 가면 바다 앞에서는 물살이 세다. 바다를 목표로 하자. 눈에 보이는 것만 느끼지 말고 민심들의 소리 없이 흐르는 깊은 마음을 보고, 서민을 위하고 전체 국민 행복을 위한 상생의 사회를 만들기 위해 꾸준히 전진한다면 그간 뿌린 씨앗들은 여기저기서 싹으로 피어날 것이다.

 

- 요즘 마음에 드는 정치인이 있는지.

▲ 17,18 대 저랑 함께 했던 정치인들이 현역에 있다. 아무래도 농업 분야에 고민 중인 정치인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겠는가. 이낙연 전 총리도 저랑 함께 농업정책을 함께 고민했었다. 가장 기본적 행복은 건강이다. 아무리 풍요로운 세상이라도 공기와 햇빛, 물, 식량이 없으면 어떻게 살겠는가. 세상을 다 얻어도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가장 중요한 건강이 국민들의 기본적인 행복이다. 다들 그 중요성에 대한 정치철학이 없어 보여 아쉽다.

 

-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구속되었다. 어떤 심정인가.

▲ 실제 본적은 없다. 통화 한 적은 있다. 미생물분야 관련으로 통화해서 시범사업건을 요청했었다. 근데 크게 관심이 없어 보이더라. 엄두를 못내는 것 같더라. 아무튼 이 사건에 대해선 그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 김경수 도지사의 ‘드루킹 댓글 조작 사태’ 논란으로 멀쩡히 정치활동을 벌이든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가 도매급으로 넘어가 노 전 의원의 자살 사태로 이어졌다는 말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 김경수 도지사 탓도 아니고, 여러 복합적인 요인들이 있었던 것 같다. 하얀 백지 위에 파리똥 하나도 엄청난 큰 흠결로 보이는 게 진보정치다. 노 대표는 더 이상 진보정당이 자기로 인해 망가지는 것을 원치 않았고, 그래서 몸을 던졌다. 뒤돌아보면 노회찬 같은 정치인이 정말 필요한 때였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절망감을 표한 사람도 많을 것이다. 김경수 지사건과 같이 엮는 것은 맞지 않다. 그런 것들을 거론한다는 것 자체를 노 전 대표도 원치 않을 것이다.

 

- 여야 막론하고 정치권에게 던지고 싶은 말이 있다면.

▲ 국민을 위하고 서민을 위하라? 이런 정도가 아니라 여야를 막론하고 모든 정치인들은 물과 같이 정치를 해야 한다. 정치는 법이 한다. 법을 물처럼 만들어야 한다. 물은 아래로 흐른다. 무조건 낮은 곳으로 흐르는 위력과 속성이 있다. 밑에서부터 물을 차올라 오는 게 법의 정체다. 양극화 해소라는 것도 평등의 세상이라는 것도 물이 가르치고 있다. 제가 정치할 때는 물처럼 하자는 생각이었다. ‘밑으로 밑으로’ 가자는 것이었다. 밑바닥의 민심이나 애환과 절규를 같이 함께 하는 끌어안아야 한다. 그런 것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몸무림 치라는 게 제 정치철학이었다. 정당을 위한 정치 중단해야 한다. 국민을 위한 정치하면 결과가 정당을 위한 정치로 자연스레 도출된다.

 

- 제 4차 산업혁명은 농업이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농업 문제와 관련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을 것 같다.

▲ 뻔한 얘기는 관두자. 산업으로서의 농업도 농업이지만 발상을 바꿔보자. 농업분야는 무궁무진한 산업 분야다. 고령화 시대에 연세 많으신 분들이 노후문제가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다. 요양병원도 감옥살이 비슷하게 되어있다. 사람이 땅을 밟고 노후에 걸어야 건강을 지키는데, 요즘은 건물 안에 다 가둬놓고 산보를 못하는 구조가 되어있다. 농촌은 생명의 창고다. 농업은 치유의 산업이다. 연세가 많을수록 땅을 밟고 자연과 함께 씨를 뿌리고 생명의 신비를 누려야 한다. 앞으로 노인분들의 돌봄 문제, 보통문제가 아니다. 농촌의 공간을 공동단위의 영역으로 확장한다면 엄청난 복지 공간이 된다. 최고 양질의 노인복지를 실현할 수 있는 곳이 농촌이다. 이런 행태로 농업을 도와야 한다. 이를 치유농업이라고 한다. 노인한테 농사지으라는 소리가 아니다. 닭에게 모이 주는 것 정도의 노동이면 충분하다. 노후 건강 지키기 위한 치유의 공간으로. 향후 노인 문제들을 해결 할 수 있다. 정치인들이 이 점을 생각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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