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후보 부인까지 경선판으로 끌어들여 공방
서로 ‘망언 리스트’와 ‘막말 리스트’ 모아 공개
유승민 “피장파장·도긴개긴” 양측 싸잡아 비판

[위클리서울=김경배 기자]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본경선이 1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양강인 윤석열 후보와 홍준표 후보 간 난타전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상대 후보의 부인을 경선판으로 끌어들여 공세의 소재로 활용, 감정이 격화되고 있다. 여기에 홍 후보 측이 윤 후보의 ‘실언·망언 리스트’ 25가지를 정리해 발표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자, 윤 후보 측도 과거 홍 후보가 했던 ‘성차별·막말 리스트’ 25가지를 공개하며 맞불을 놓는 등 양 후보 간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위클리서울/ 김현수 객원기자

상대 후보 부인까지 경선판으로 끌어들여 공방

국민의힘 대선후보 양강을 다투고 있는 윤석열 후보와 홍준표 후보 간의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특히 두 후보 측은 상대 부인을 겨냥한 공세를 주고받는 등 사활이 걸린 경쟁을 펼치고 있다.

윤석열 후보는 24일 김태호·박진 의원과 심재철 전 의원, 유정복 전 인천시장 등을 대선캠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한 소식을 발표하기 위해 국회를 찾은 자리에서 문제의 ‘개 사과’ 사진 촬영 장소가 자택 근처의 부인 김건희 씨 사무실이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집이든 어떤 사무실이든 그게 뭐가 중요하겠나. 제가 한 것인데”라고 말했다.

특히 윤 후보는 “제 처는 다른 후보 가족들처럼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다”며 “그런 오해를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개 사과’ 인스타그램에 부인 김 씨가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어떤 분은 가족이 후원회장도 맡는데”라면서 “원래 선거라는 것은 시쳇말로 패밀리 비즈니스라고 하지 않나”고 주장했다.

홍 후보의 대선 예비후보 후원회를 이끌고 있는 부인 이순삼 씨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인 것으로 이해되는 부분이다.

이에 홍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소환 대기 중이어서 공식 석상에 못 나오는 부인보다는 유명인사가 아닌 부인을 후원회장으로 두는 것은 아름다운 동행”이라고 맞받아쳤다.

윤 후보가 민감하게 여길 수밖에 없는 부인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다시 제기한 것이다.

홍 후보는 이어 “국회의원을 할 때도 지난 대선 때도, 저는 제 아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후원회장이었고, 지금도 그렇다”면서 “그걸 흠이라고 비방하는 모 후보의 입은 꼭 ‘개 사과’할 때하고 똑같다, 부끄러움이라도 알아야 한다”며 고 날 선 비판을 가했다.

 

서로 ‘망언 리스트’와 ‘막말 리스트’ 모아 공개

양 후보 측은 또 상대 후보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는 발언들을 모아 공개하는 등 감정싸움을 이어갔다. 홍 후보 측은 최근 불거진 윤 전 총장의 ‘실언·망언 리스트’ 25가지를 정리해 발표하며 공세에 나서자 윤 후보 측도 과거 홍 후보가 했던 ‘성차별·막말 리스트’ 25가지를 공개하며 맞불을 논 것이다.

홍 후보 캠프는 24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쏟아낸 실언과 망언 25가지를 정리한 리스트를 발표했다.

캠프 측은 “지금 ‘정권교체’란 국민 열망을 짊어지고 전 당원이 전력을 다해 뛰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여전히 40%대를 보여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여야 간 승부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지만 수십 차례에 걸쳐 실언·망언을 해온 윤 후보가 본선에 진출한 후 또다시 실수로 실언·망언을 한다고 생각해 보라”며 “그렇게 되면 우리는 그대로 ‘대통령 이재명’ 시대를 맞이하는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장모 비리, 부인·장모의 주가조작 가담 의혹, 성남 대장동 SPC 대출 비리 수사 은폐 의혹 등 온갖 규명되지 못한 의혹에 더해 윤 후보의 입 또한 본선에서 우리 당 지지율을 하락시킬 수 있는 리스크를 한가득 안고 있다”고 윤 후보를 공격했다.

홍 후보 캠프가 발표한 리스트 항목은 총 25건으로 △이명박·박근혜 생각하면 마음 아파(두 전 대통령 구속 일등공신) △한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노동자에 대한 이해 부족) △가난한 사람은 부정식품이라도 먹을 수 있게 선택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빈곤 비하) △코로나 확산, 대구 아닌 다른 곳이었으면 민란 났을 것(지역감정 조장)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유출은 기본적으로 안 됐다(일본 방사능 노출 인정) △청약통장 모르면 치매 환자(특정 질환 환자 비하) △이런 정신머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것이 맞다(내부 분열 조장)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쿠데타와 5.18을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다(전두환 옹호)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에 윤 후보 측도 즉각 ‘금메달급 막말 홍준표 후보’의 망언·막말 리스트 25가지를 발표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윤 후보 측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형수에게 쌍욕을 한 것들이 생생하게 공개돼 국민들이 충격을 받은 바 있지만 홍 후보의 막말은 너무도 많아서 자칫 무감각해진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홍 후보는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그에게 날카로운 지적과 비판을 한 경쟁 후보를 겨냥해 ‘저X는 우리당 쪼개고 나가서 우리당 해체하라고 XX하던 X’, ‘줘 패버릴 수도 없고….’라고 했다”며 비판했다.

그러면서 “(홍 후보의)막말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니, 그에게 늘 품격의 문제가 따라붙는 것이 아니겠는가”라며 “그런 홍 후보가 대선에 나간다면 필패할 것임이 자명하다”고 우려했다.

윤 후보 캠프가 공개한 홍 후보 막말 리스트에는 △이대 계집애들 싫어한다. 꼴 같지 않은 게 대들어 패버리고 싶다 △여자가 하는 일(설거지)을 남자한테 시키면 안 된다 △(방송국 경비원에) 니들 면상 보러온 거 아니다 네까짓 게 △(나경원 전 의원 향해) 거울 보고 분칠이나 하는 후보는 안 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 겨냥) 춘향인줄 알고 뽑았더니 향단이었다 △(돼지발정제 논란관련) 친구가 성범죄 하는 것을 조금 내가 묵과했다는 이유만으로 그걸 형편없이 몰았다 △(윤희숙 전 의원에) 숭어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한편 국민의힘은 최종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해 내달 1~4일 나흘 동안 당원투표 및 일반여론조사를 진행하고 각각 50%씩 합산해 5일 최종 후보를 선출한다.

 

유승민 “피장파장·도긴개긴” 양측 싸잡아 비판

양강인 윤석열 후보와 홍준표 후보 측 간 공방이 과열되자 양 후보를 바짝 뒤쫓고 있는 유승민 후보는 "정말 가관"이라며 윤석열 후보와 홍준표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유승민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상대방의 전과, 비리, 막말, 망언을 두고 이전투구하는 모습”이라며 “피장파장이고 도긴개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유 후보는 “두 분 모두 이재명을 대적할 도덕성에서도, 능력 면에서도 낙제점”이라며 “본선에 가면 무난하게 질 후보들이다. 이재명을 확실하고 안전하게 이길 후보는 유승민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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