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스코어, 197개 대기업 2018~2020년 온실가스 배출량 전수조사
남동·남부발전 등 발전공기업, 감축률 상위 포진…포스코에너지, 민간기업 유일 ‘톱5’

ⓒ위클리서울 /CEO스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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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서울=우정호 기자] 국내 대기업들이 글로벌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2년 새 온실가스 배출량을 9% 이상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중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tCO₂) 감축 의무가 있는 197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총 4억5천220만t으로 2018년 대비 9.3%(4천624만t) 감소했다.

조사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대기 중에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4600만톤 이상 감축했다. 

업종별로는 총 18개 중 13개 업종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였고, 이 중 6개 업종은 배출량을 10% 이상 낮췄다. 

에너지 업종 감축률이 36%로 가장 컸고 보험, 운송, 공기업, 건설·건자재도 감축률 상위 업종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제약과 통신, 서비스, 철강, 조선·기계·설비 등 5개 업종은 같은 기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오히려 늘었다.

기업별로는 한국남동발전, 한국남부발전 등 발전공기업이 감축량 상위권에 대거 포함됐다. 특히 남동발전과 남부발전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1000만톤 이상 줄였다. 

민간기업에서는 포스코에너지가 감축량 4위에 올라 유일하게 ‘톱5’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현대제철, 포스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에쓰오일 등 67개 기업은 인수합병(M&A)과 공장 신·증설 영향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했다.

업종별로 보면 감축률이 10% 이상인 6개 업종을 포함해 전체 18개 업종의 72.2%인 13개 업종의 배출량이 감소했다.

감축률이 가장 큰 업종은 에너지로 2018년 1880만톤에서 지난해 1203만톤으로 36%(677만톤) 줄였다. 이어 보험(26%·2만톤↓), 운송(21.5%·31만톤↓), 공기업(18.5%·4184만톤↓), 건설·건자재(16.6%·303만톤↓) 순으로 감축률이 컸다.

반면 제약(29.6%·7만톤↑)과 통신(15.5%·48만톤↑), 서비스(14.5%·7만톤↑), 철강(7.4%·784만톤↑), 조선·기계·설비(2.6%·4만톤↑) 등 5개 업종은 오히려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했다.

매출 1억원당 온실가스배출량 또한 2018년 25.9톤에서 지난해 24.3톤으로 6.5%(1.7톤) 줄었다. 에너지 업종이 감축량 23.4톤(18.5%↓)으로 가장 컸고 공기업 21.3톤(15.3%↓), 생활용품 1.4톤(10.9%↓), 식음료 0.7톤(14.6%↓) 순이었다.

기업별로는 전체의 66%에 해당하는 130개 기업에서 배출량이 감소했다. 이 중 배출량을 1000만톤 이상 줄인 2곳을 포함한 10개 기업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100만톤 이상 줄였다. 이들 10개 기업의 감축량은 전체의 10.3%에 달한다.

감축량 상위 5개 기업 중 4곳은 발전공기업이 차지했다. 남동발전이 2018년 5758만톤에서 지난해 4251만톤으로 1505만톤을 줄여 감축량이 가장 컸다. 남부발전(1139만톤·28.2%↓)과 서부발전(753만톤·19.8%↓)은 2위와 3위, 동서발전(464만톤·11.7%↓)은 5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포스코에너지는 같은 기간 온실가스 625만톤을 줄이며 감축량 4위를 차지해 민간기업 중 유일하게 ‘톱5’에 포함됐다. LG디스플레이(195만톤·29.1%↓)와 KCC(113만톤·67.6%↓)도 온실가스를 100만톤 이상 줄였다.

반면 67개 기업은 같은 기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오히려 늘었다. 특히 현대제철(611만톤·27.1%↑)과 포스코(255만톤·3.5%↑), 삼성전자(176만톤·16.3%↑) 등 3곳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100만톤 이상 늘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부터 현대그린파워의 부생가스 발전소 설비를 임대해 자가용 발전설비로 가동하면서 현대그린파워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산입됐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적인 반도체 사용량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준공한 평택 반도체 제2공장 가동으로 배출량이 증가했다.

매출 1억원당 온실가스 감축량은 한일시멘트가 520.5톤(55.1%)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포스코에너지 262.6톤(42.3%), 여수열병합발전 104.2톤(21.2%), 남동발전 60.7톤(5.8%), 쌍용양회공업 55.7톤(7.7%) 순이었다.

한편, 정부는 최근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감축률 목표를 기존 2018년 대비 26.3%에서 40%로 확대하는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안'을 확정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2018년 7억2천763만t이던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4억3천658만t까지 낮춰야 한다.

2018년 기준 500대 기업 중 의무 신고 대상인 197곳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국가 배출량의 68.5%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 목표대로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려면 대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야 하는 만큼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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