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서울=김경배 기자] 제20대 대선이 96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정치권이 혼돈을 거듭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내분 속에 급격한 약진을 보이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영입 1호 조동연 공동선대위원장이 ‘사생활’ 논란 속에 사퇴했다. 이와 함께 그동안 든든한 우군으로 평가된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이 후보의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한 것과 관련, ‘조국 감싸기’에 나서며 이 후보를 직격하는 등 분란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경우 그동안 공을 들였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지 못한 데 이어 패싱논란에 휩싸인 이준석 대표가 지난달 29일부터 모든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비공식 지방 행보를 이어가면서 “당 대표는 대통령 후보의 부하가 아니다”라며 윤 후보를 향해 불만을 드러내면서 내분이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여기에 더해 2주 전 11%까지 벌어졌던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의 지지도가 36% 동률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는 등 위기감이 엄습하고 있는 형국이다.


 

ⓒ위클리서울 김현수 객원기자 /
ⓒ위클리서울 김현수 객원기자/ 이재명 캠프 제공

곤혹스러운 이재명, ‘사생활’ 논란 조동연 사퇴‧추미애 비판 대열에

선대위를 개편하고 당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국민의힘 내분까지 겹치며 호조의 상승세를 이어가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악재를 만났다. 야심차게 영입한 조동연 공동선대위원장이 ‘사생활’ 논란 속에 2일 결국 사퇴했다. 지난달 30일 임명된 지 이틀 만이다.

이와 관련,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 앞에서 조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사생활 논란에 대해 “조 위원장은 아침에 전화를 통해 사퇴 의사를 밝혔다”라며 “제발 자기 아이들, 가족들에 대한 공격을 멈춰줬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표시했다”라고 전했다.

송 대표는 이어 “조 위원장은 국회의원에 출마하거나, 장관 후보자로 임명된 사람도 아니고, 공직을 임명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이재명 후보를 돕기 위해 선대위에 참가한 사람인데, 10년 전 이혼한 사실을 가지고 가족이나 개인사를 공격해야 할 사안인가”라고 지적했다.

조 위원장은 이에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누구를 원망하고 탓하고 싶지도 않다. 아무리 발버둥 치고 소리를 질러도 소용없다는 것도 잘 안다”면서 “그간 진심으로 감사했고 죄송하다”며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조 위원장은 이어 “열심히 살아온 시간들이 한순간에 더럽혀지고 인생이 송두리째 없어지는 기분”이라며 “아무리 힘들어도 중심을 잡았는데, 이번에 진심으로 저는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 다만 아이들과 가족은 그만 힘들게 해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재명 후보가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하자 지난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이재명 후보 측에 힘을 보탠 당내 친조국 인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는 등 난감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추미애 전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과 사과를 입에 올리는 것은 두 부류다. 한쪽은 개혁을 거부하는 반개혁세력이고 다른 한쪽은 반개혁세력의 위세에 눌려 겁을 먹는 쪽”이라며 “개혁이 기득권 유지와 확장에 걸림돌이라고 여기는 세력들이 조국을 통해 겁을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 전 장관은 이어 “악을 구분하고 악을 다스릴 능력을 보여주는 것은 자신의 권력을 갖기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 개개인의 삶을 지키고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함”이라며 “조국에 대한 사과는 인간 존엄을 짓밟는 것”이라고 전했다.

 

ⓒ위클리서울 김현수 객원기자/ 윤석열 캠프 제공
ⓒ위클리서울 김현수 객원기자/ 윤석열 캠프 제공

위기의 윤석열, ‘잠행 이준석’ 무력 시위‧내분 속 지지율 따라잡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경우 민주당 이재명 후보보다 더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그동안 공들였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결국 영입하지 못하고 3주를 허송세월로 보낸 데 이어 패싱논란에 휩싸인 이준석 대표 윤 후보를 향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는 등 내분이 더욱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그동안 꾸준히 우위를 점하고 있던 대선후보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역전을 허용하는가 하면 가장 최근의 조사에서 지지율 동률을 기록하는 등 약진하는 이재명 후보에 비해 지지율 약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패싱논란에 휩싸인 이준석 대표는 지난달 29일부터 모든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비공식 지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 11월 30일 부산을 시작으로 이달 1일에는 전남 순천, 여수를 찾았고 전날 제주를 방문한 데 이어 3일에는 울산을 방문할 예정으로 있는 등 당분간 지방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 대표는 당분간 윤석열 후보를 만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당 내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최근 “후보가 배석한 자리에서 ‘이준석이 홍보비를 해 먹으려고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던 인사가 있다”며 “모른다면 그냥 가고, 안다면 인사 조처가 있어야 한다”며 윤 후보측 인사들을 겨냥했다.

특히 이 대표는 JTBC와 인터뷰에서 과거 윤석열 후보의 “검찰총장은 법무부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는 말을 빗대 “당 대표는 적어도 대통령 후보의 부하가 아니다. 같이 협력해야 하는 관계”라고 말하며 윤 후보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 내분이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이러한 내분에도 불구하고 윤 후보와 이 대표의 만남은 당분간 없을 전망이다. 윤 후보는 3일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패싱 논란’으로 당무를 중단하고 서울을 떠나 지역을 돌고 있는 이 대표와의 만남 계획에 대해 "현재로선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선대위를 둘러싼 당 내분 사태가 길어지면서 여론조사 결과도 요동치고 있다. 2주 전에 11%까지 벌어졌던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의 지지도가 36% 동률을 기록하는 등 위기감이 엄습하고 있는 형국이다.

한국갤럽이 3일 발표한 12월 1주 차 여론조사(11월 30~12월 2일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에 따르면 '4명의 대선 후보 가운데 누가 대통령으로 더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36%로 집계됐으며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도 각각 5%로 동률이었다 '기타' 4%, '의견유보' 15%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의 11월 3주 차 조사(11월 16~18일 실시)에서 이 후보는 31%, 윤 후보는 42%로 윤 후보가 오차범위 밖 우세를 보였지만, 2주 동안 이 후보의 지지율은 5%P 상승하고 윤 후보의 지지율이 6%P 하락하면서 두 후보의 동률이 된 것이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또는 한국갤럽 홈페이지를 참고)

위기국면에 빠진 윤 후보가 난국을 어떻게 타개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저작권자 © 위클리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