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이슬 지음/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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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서울=이주리 기자] 처음처럼 강렬한 순간이 있을까? 새로움에 대한 설렘과 낯섦에 대한 두려움이 공존하는 ‘초보’의 세계에 무심코 발을 들인 강이슬 작가의 아슬아슬하고 유쾌한 첫 순간들! 전작 《안 느끼한 산문집》 《새드엔딩은 없다》에서 타고난 긍정과 찰진 글솜씨로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강이슬 작가가 신작 에세이 《미래를 구하러 온 초보인간》으로 돌아왔다.

처음 맛보는 세계에서 겪는 당황스러움을 이토록 솔직하고 재밌게 풀어내는 작가가 또 있을까. “누구는 못하고 싶어서 못하나!” 초보들의 서러운 포인트를 정확히 꼬집는 위트로 격한 공감을 이끌어 내며 초보들을 웃고 울린다. 자신은 절대 초심을 잃은 ‘빌런 개구리’가 되지 않으리라 다짐하는 이 사랑스러운 히어로는 과연 초보들의 미래를 구할 수 있을 것인가. 처음 앞에서 주저하는 초보들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유쾌하고 다정한 교신을 보낸다.

완벽주의자 말고 ‘확실한 헐렁주의자’로서 쉽게 도전하며 살겠다는 작가의 결심은, 긴장으로 잔뜩 뻣뻣해진 초보들의 어깨를 탁 풀어준다. “너무 잘하고 싶은” 마음과 “뭐든지 완벽하게 끝장을 봐야 할 것 같은” 강박이 그동안 시작을 어렵게 만들지는 않았던가.

아무리 핑크빛 미래를 꿈꿔도 인생은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작가는 이 책에서 몸소 보여준다. 도로를 누비는 운전 마스터가 되는 길은 여전히 험하고, 순조롭던 비건 생활도 어느 날엔 삐걱거리게 마련이다. 그럼에도 ‘T자 주차’ 성공의 기쁨을 맛보고, 오감을 자극하는 비건 요리의 풍요와 낭만을 알게 될 수 있었던 건 전부 초보가 되기를 기꺼이 결심했기 때문일 터. ‘낯섦’을 마주하고 “배울 용기, 깨달을 용기, 실패할지도 모르지만 일단 해보는 용기”를 보내는 저자의 씩씩한 긍정이 기분 좋게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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