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의 새 SNS…트위터 대항마
삼성·현대차·롯데웰푸드 등 가입
일론 머스크 vs 저커버그 신경전

[위클리서울=정상훈 기자] 새로운 글로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레드(Threads)’가 등장했다.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가 운영하는 메타의 새로운 플랫폼이다. 텍스트 중심이라는 점에서 트위터의 라이벌로 떠올랐으나, 그 성장세가 예사롭지 않다. 가입자 수가 론칭 하루만에 3000만 명, 나흘만에 1억 명을 돌파한 것이다. 이는 숏폼 열풍을 일으킨 틱톡(9개월), 인공지능 시대를 연 챗GPT(2개월)보다 빠른 속도다.

 

ⓒ위클리서울/ 스레드 홈피 캡쳐 

스레드는 전 세계 20억 명이 이용 중인 인스타그램과 연동이 가능하다. 인스타그램으로 로그인 시 단 10초면 스레드에 채널을 개설할 수 있다. 이에 빠른 속도로 가입자수를 늘릴 수 있었다는 평가다. 외부 웹사이트로 연결되는 링크와 사진, 최대 5분 길이 동영상을 업로드할 수 있다. 라이벌 구도에 놓인 트위터(280자)보다 더 많은 글자수인 500자까지 적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트위터에서 가능한 키워드 검색, 실시간 트렌드, 다이렉트 메시지(DM) 기능은 스레드에 없다.
 

너도나도 ‘스레드’ 합류

스레드의 국내 가입자 수도 100만 명을 넘어섰다. 이 같은 무서운 확장 속도에 국내 기업들은 발 빠르게 채널 개설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7월 12일 삼성전자 뉴스룸과 삼성전자 반도체 뉴스룸을 개설했다. 삼성전자가 처음 게시한 글은 ‘갤럭시 언팩 히스토리’ 소개다. 현대자동차도 일찍이 스레드를 열었다. 차 이미지와 영상을 게시하고 글로벌 이용자들을 위해 영어로 차량을 소개하고 있다.

국내 유명 인사 중 가장 먼저 스레드를 개설한 인물은 바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다. 그가 가장 처음 올린 멘트는 “이거 뭐야”였으며 이후 “비오네”라는 두 번째 글을 올렸다. 최근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는 ‘먹태깡’과 ‘아사히 수퍼드라이생맥주캔’를 마시는 사진을 올린 뒤 “이렇게 같이 먹어”라는 글을 게시하며 재계 인플루언서 다운 면모를 보였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론칭 직후 스레드를 열고 “이게 뭐지?”, “내가 이 바닥에서는 짱먹을거다. 다 팔로우”라는 게시글을 올려 주목을 받았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경기도 오늘 비 많이 온다. 다들 우산 챙기고”라는 친근한 말투의 글을 게시했다.

국내 기업 중에는 무신사와 올리브영이 빠르게 채널을 만들며 1만명이 넘는 팔로워 수를 확보했다. 넷마블, 쿠팡, 롯데월푸드, 코오롱스포츠, CU 등도 스레드 활동을 시작했다. 글로벌 기업 중에서는 구글, 유튜브, 애플뮤직, 델 등이 채널을 개설했다.

무신사는 “다들 맛점해. 오늘 초복이니까 닭고기 챙겨”, “댓글 달면 어울릴 것 같은 반소매 티셔츠 추천해드림” 등의 글을 올렸다. 롯데웰푸드는 대형 고깔콘 영상을 올린 후 “꼬깔콘 몇 개 들어갈지 맞춰볼 사람?”이라는 스레드를 올렸다.

임현섭 넷마블 뉴미디어 팀장은 “넷마블은 신규 플랫폼에 적극적으로 도전해 이용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며 “최근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스레드를 통해 국내를 넘어 글로벌 이용자를 대상으로 넷마블 게임과 넷마블에 대한 소식을 소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유명 인사들도 스레드에 계정을 만들고 있다. 그동안 트위터를 주로 사용해오던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오프라 윈프리 등이다. 메타의 CEO인 마크 저커버그도 자신의 계정을 운영 중이다. 슈퍼주니어, NCT 등 K-POP 아이돌 그룹 멤버 일부도 스레드를 텄다.

스레드와 인스타그램은 메타가 운영하고 있지만 그 성격이 다르다. 인스타그램은 사진 위주의 홍보·마케팅 수단으로 주로 쓰였다면, 스레드는 텍스트 위주의 ‘소통’이 우선이다. 글자수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존댓말 보다는 반말이 주로 사용된다. 반말 사용이 ‘기본값’이 되니 게시되는 글도 다소 친근하고 가벼운 느낌이다. 이는 트위터에서도 발견되는 공통된 특징이다. 각종 광고와 챌린지 등으로 얼룩진 기존 SNS와 달리 상업화가 돼있지 않다는 점도 스레드의 장점 중 하나다.

다만, 많은 기업들이 이 같은 스레드 소통 방식을 놓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웹드라마, 유튜브 숏츠 등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섰던 브랜드들도 갑작스러운 스레드 열풍에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스타벅스코리아, 오뚜기, 빙그레, CJ프레시웨이, 파리바게뜨 등이 채널을 개설했지만 며칠째 스레드를 텅 비워놨다.
 

스레드 로고 ⓒ위클리서울/ 넷마블 

스레드 vs 트위터의 미래는?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에 트위터 소유주이자 테슬라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는 마크 저커버그를 향해 ‘저크는 약골(Zuck is a cuck)’이라는 트윗을 올리는 등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미국 언론사들은 “트위터 전·현직원들이 스레드에 대거 가입했다. 일부는 스레드를 좋게 평가했다”는 보도를 내면서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스레드 계정에 “주말 동안 스레드가 가입자 1억 명을 달성했다”며 “대부분 순 수요로, 아직 별다른 프로모션을 진행하지도 않았다. 5일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게시했다.

트위터는 돌연 지난 13일 “일부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회사 광고 수익의 일부를 받을 자격이 있다”며 수익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수익 배분은 유료 구독 서비스인 ‘트위터 블루’에 가입돼 있고, 결제를 위한 스트라이프(Stripe) 계정을 가진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한다. 또한 최근 3개월 동안 월 500만 건 이상의 트윗을 노출해야 한다.

트위터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스레드를 인식해 차별화를 두는 것 아니냐”, “이용자 이탈을 막기 위한 조처”라는 분석이 나온다. 스레드는 아직 수익창출 기능은 도입하지 않고 있다. 앞서 마크 저커버그는 가입자 10억 명을 달성하면 수익화를 고려해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스레드 열풍으로 관련 주가도 들썩이고 있다. 메타는 현지시간 10일 마감한 뉴욕 주식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3.57% 오른 294.10달러를 기록했다. 가입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지난 12일에는 전일 대비 11.05% 오른 309.34 달러로, 13일은 4.07% 오른 313.41 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메타 주가는 올해 들어 130% 넘게 상승하며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스레드의 초반 가입 붐이 지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외신들은 주요 디지털 및 데이터 추적 회사들의 분석을 인용해 스레드의 일일 활성 사용자와 앱 사용기간이 줄었다고 보도했다.

CNBC는 지난 7월13일 “불과 5일 만에 1억 명의 가입을 달성한 스레드는 여전히 ​​역사상 가장 빠르게 데뷔한 앱 중 하나이며 트위터에서 일부 트래픽을 빨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화요일과 수요일에 플랫폼의 일일 활성 사용자 수는 토요일보다 약 20% 감소했으며 사용자가 사용하는 시간은 50%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디지털 데이터 및 분석 회사인 시밀러웹(Similarweb)의 데이터도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시밀러웹에 따르면 전 세계 안드로이드(Android) 휴대폰의 스레드 사용자에 대해 미국 기준 7월 7일과 10일 사이에 일일 활성 사용자가 25% 이상 감소했다. 미국 사용자가 앱에 소비한 평균 시간이 7월 6일 약 20분에서 10일에는 8분 남짓으로 감소하면서 사용 시간이 절반 이상 줄었다.

시밀러웹 인사이트 관리자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주말 동안 참여도가 다소 감소했다”며 “처음에는 모든 사용자가 다른 소셜 앱만큼 자주 스레드를 방문하는 습관을 들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스레드 활동이 최고조에 달한 처음 며칠 동안 트위터의 웹 트래픽은 지난주 같은 날보다 약 5% 감소했다”며 “이는 초기 지표임은 인정하지만 스레드가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스레드가 해시태그 및 주제 검색과 같은 기능을 채우기 시작하면 트위터에서 상당한 사용량을 가져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메타 대변인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기대를 뛰어넘는 스레드의 성공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앱을 출시한 지 불과 일주일이 조금 넘었으며 이제 우리의 초점은 안정적인 성능을 보장하고 새로운 기능을 제공하는 데 있다. 앞으로 몇 달 동안 경험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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