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차원 온실가스 감축 규제 '강화'
자본시장硏, "그린워싱 위험 최소화해야"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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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서울=박영신 기자] 글로벌 차원에서 온실가스 감축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기후 위험은 점차 투자자가 고려해야 할 중대한 위험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국내에서 저탄소 투자의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015년 파리협정 이후 범국가 차원의 온실가스 감축 규제가 강화되면서 기후 위험은 투자자가 고려해야 할 중대한 위험요소로 급부상했다.

기후 위험은 기후변화로 인한 직접적인 손상과 피해를 의미하는데 이는 경제적 비용 추정이 불확실한 장기 위험의 속성을 갖고 있어 투자자의 입장에서 기후 위험에 대한 인식과 대응이 중요하다.

자본시장연구원은 투자자 관점에서 앞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이 필요한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꼽았다.

△현재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산업이나 기업의 경우 가까운 미래에 탄소 가격 상승과 같은 전환 위험에 크게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며 △투자 목표를 탄소중립에 부합하도록 조정한다면, 이는 중장기적으로 산업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 유인으로 작동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들은 수출중심 및 탄소집약적 산업구조를 형성해왔기 때문에 탄소중립을 목표로 강화되고 있는 온실가스 감축 규제는 장기적으로 이들 기업의 생산과 판매비용 증가, 수익 감소, 자산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원에 따르면 저탄소 투자에서 고려해야 할 점은 유의미한 탄소 발자국(carbon footprint) 수치의 감소가 관찰돼야 하며 그린워싱의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단순히 배출량이 적은 기업을 위주로 투자하는 것이 아닌, 신뢰할 수 있는 전환 계획으로 저탄소·탈탄소화를 진행하고자 하는 기업·산업 부문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위클리서울/픽사베이·이주리 기자

한편 해외의 경우 투자자의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논의와 저탄소 포트폴리오 구축 방식에 관한 고민이 꾸준히 진행되어 왔으며 주요 자산소유자를 중심으로 탈탄소 지수의 활용이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탈탄소 지수를 처음으로 도입한 스웨덴 연기금인 AP4는 글로벌 주식 포트폴리오의 탄소 위험을 대비하기 위해 S&P500 지수를 어느 정도 추종하면서 탄소 위험을 줄인 S&P 500 Carbon Efficient Select 지수를 새로운 벤치마크로 설정했다. 

S&P(Standard & Poor's)는 미국의 신용평가회사이며 S&P500 지수는 S&P가 보통주 500종목을 대상으로 발표하는 지수로 미국에서 주가동향을 나타내는데 가장 많이 사용되는 대표지수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 저탄소 포트폴리오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해외 사례와 유사한 형태의 탈탄소지수를 벤치마크로 도입한 투자자는 현재까지 전무하며, 이는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부족한 면도 있으나 무엇보다 기관투자자의 수요가 사실상 없었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기후 위험에 대한 대응의 일환으로 저탄소 투자 방법론에 대한 논의와 해외 주요 지수제공업자 및 기관투자자 사례가 주는 시사점은 명확하다”며 “여전히 불확실성은 남아있지만 기후 위험은 가까운 미래에 실현될 가능성이 높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닐 것"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탄소의 가격화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기후 위험이 자산 가격에 적절히 반영될 경우 투자 기업과 포트폴리오에 끼칠 영향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기 투자자는 이러한 기후 위험을 중대한 위험요소로 고려해야 하며, 더 나아가 자본 시장의 기후변화 대응을 촉진하기 위해 탈탄소 투자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관련 투자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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