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경영연구소 “에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 높아”...버리는 양 줄여야

ⓒ위클리서울/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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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서울=방석현 기자] 올해 발생한 엘니뇨(해수 고온 현상)가 따뜻한 겨울과 함께 내년 여름 극심한 더위 이후 라니냐(해수 저온 현상)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상 기온 현상이 앞으로 더 잦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식량안보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는 “통상 엘니뇨에 따른 평균 기온 상승 현상은 겨울이 지나고 다음 해 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2024년 봄과 여름은 올해보다 더 더울 가능성이 높다”며 “엘니뇨의 반작용으로 나타나는 라니냐 현상으로 인해 2024년 겨울에는 북반구에 혹한이 닥치고 곡물 가격 상승으로 물가가 오르는 에그플레이션(agflation)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지난 6월 엘니뇨 시작을 선언하며 ‘엘니뇨 주의보’를 발령한 상태다. 적도 부근 태평양 해역에 무역풍이 약해지면 태평양 동쪽 수온약층 아래 용승(해류가 해수면 부근으로 올라오는 현상)하던 차가운 해수가 줄어들어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 이상 높은 ‘엘니뇨’가 수개월 째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대기의 순환이 바뀌면서 기후 변화가 일어나는데 따뜻한 바닷물이 해수면에 비교적 균일하게 분포하게 되면서 각 지역에 이상 고온과 함께 전통적인 기압골 분포가 변화, 가뭄과 홍수가 빈번하게 발생하게 된다.

이전까지 엘니뇨는 열대 태평양 해역에 나타나는 국지적 현상으로 치부돼 왔지만 최근 전 지구 기상 및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대기의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어떤 자연재해가 발생할지 추정이 어렵게 된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구 온난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엘니뇨까지 발생하면서 지난 6월은 관측 기록상 가장 더운 6월로 기록됐다. 7월 3일은 전 지구의 평균 기온이 17.18℃를 기록해 과거 최고치인 2016년 8월 16.92℃를 넘어서기도 했다.

세계기상기구는 지난 5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3~27년 지표면 부근 지구의 연평균 기온이 지구 온난화 마지노선인 산업화 대비 1.5℃ 높은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66%에 달한다고 경고했는데 엘니뇨 발생으로 그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문제는 내년부터 라니냐도 예고되고 있어 당장 식량 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곡물 가격이 급격하게 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라니냐가 남미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글로벌 곡물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큰 남미가 라니냐로 인한 피해를 볼 경우 글로벌 곡물 가격 상승과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경석 KB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엘니뇨에 따른 평균 기온 상승 현상은 겨울이 지나고 다음 해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엘니뇨로 인한 기상 이변은 자연재해에 취약한 농업ㆍ축산업ㆍ수산업 등 1차산업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 이후 남미 지역에서 라니냐 영향으로 기상 이변이 나타날 경우 남미곡물 수출량이 감소해 곡물 가격이 상승하고 물가가 오르는 에그플레이션(agflation)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6일은 UN이 정한 ‘세계 식량의 날’ 이었다. 

환경보호단체 어쓰(EARTH.ORG)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과 러우전쟁의 영향으로 전 세계적인 식량 안보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약 5만 명의 어린이가 기아 위기에 처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2050년 90억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 세계 인구로 인해 앞으로의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불안한 식량 안보 해결의 한 가지 방법으로는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의 양을 조절하는 것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선진국에서 수확 후 폐기되는 음식물을 63% 줄이면 빈곤국의 영양실조 인구를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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