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유입에 매출 상승…‘명동’ 상권 재단장

[위클리서울=정상훈 기자] 엔데믹으로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늘어나면서 로드숍 화장품 업계도 활기를 되찾는 모습이다. 올해 3분기 들어 실적이 눈에 띄게 회복되고 있다. 코로나19 당시 문을 닫았던 매장들도 다시금 매장을 새 단장하고 있다. 특히 텅 비었던 명동 상권이 외국인과 내국인 관광객의 복귀로 다시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위클리서울/ 에이블씨엔씨

3분기 로드숍 매출 ‘흑자’

국내 1세대 로드숍 뷰티 브랜드인 ‘미샤(MISSHA)’ 등을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올해 3분기 해외 및 국내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모두 고르게 성장하며 약진을 지속하고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최근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6억원이었던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연결기준 매출은 653억원,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4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11.4%, 35.1% 늘어나며 올해 3개 분기 연속 흑자 및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이어갔다.

회사는 미샤 등의 글로벌 마케팅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하며 전년 동기 대비 광고비 등에 2.6배 이상 투자했음에도 흑자를 유지하고 이익이 성장했다는 점을 고무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공격적인 투자가 자사 브랜드 자산 가치 증대와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3분기 기준 에이블씨엔씨 전체 매출의 57%를 차지하고 있는 해외 채널은 성장세가 지속되며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K-뷰티의 불모지로 여겨졌던 유럽에서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1.1% 성장하며 고성장이 두드러졌다.

국내 오프라인 채널은 멤버십 확대와 점포 리뉴얼 등을 통한 꾸준한 매장 경쟁력 강화를 통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약 10% 성장했다. 특히 오프라인 매장의 성과를 나타내는 주요 지표인 SSS(Same Store Sales, 동일매장매출)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평균 18.1% 가파르게 증가했다.

온라인 채널의 경우 미샤, 어퓨, 스틸라 등 6개 주력 브랜드를 기반으로 한 자사 공식몰 ‘에이블샵’이 론칭 1년 3개월여 만에 전체 온라인 매출의 약 28%를 차지하며 신규 및 충성 고객 확보에 기여하고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엔데믹 이후 중국 외 일본, 동남아 등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확연히 늘며 뚜렷해진 국내 화장품 업황 회복세가 지속적인 실적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실적 성장 흐름이 지속되며 적극적으로 주주가치를 실현하고 책임경영을 실천하기 위한 배당 지급을 결정하기도 했다.

신유정 에이블씨엔씨 대표는 “에이블씨엔씨는 공격적인 투자를 통한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바탕으로 매출과 이익 개선에서 모두 강력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 공략의 폭을 지속 확대하고 주력 브랜드를 중심으로 전 채널에서 소비자와 접점을 넓혀가며 지속적인 미래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 양적, 질적인 성장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니모리 역시 최근 연결기준 매출액 368억 원, 영업이익 24억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29.3%, 196.8%로 증가한 수치로 3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회사 측은 “3분기는 전통적인 화장품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시즌 제품으로 출시한 ‘어성초 시카 쿨링 수분 크림’의 판매 호조와 자회사 메가코스의 고객사 수주 증가로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성장흐름을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위클리서울/ 토니모리

토니모리 자회사이자 화장품 OEM·ODM 회사인 ‘메가코스’는 최근 ‘K-뷰티’의 흥행으로 화장품 제조업이 호황을 맞으면서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보여주고 있다.

3분기 매출액은 122억원으로 설립 이후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하였고, 영업이익도 7억원을 기록함에 따라 전분기에 이어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이러한 흐름은 4분기에도 지속돼 매출 성장세가 더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기술금융회사인 토니인베스트먼트는 올해 한국모태펀드의 정시 출자사업 중 인수합병(M&A) 분야에서 위탁운용사로 선정돼 350억원 규모의 펀드를 추가 결성했다. 이로써 총 1375억 원의 운용자산(AUM)을 달성하면서 안정적인 비즈니스 구조를 확보하게 됐다.

과거 연결 실적에 적자폭을 키웠던 토니모리의 자회사들이 2023년도에는 대부분 실적 개선에 성공하면서 사업 다각화 전략이 결실을 맺고 있다. 토니모리 또한 사업구조를 온라인, 글로벌 중심으로 전환하고 명동 등 특수 상권 위주의 오프라인 매장 확대 전략으로 실적 턴어라운드를 하고 있다.

2023년 하반기에는 올해 베스트셀러 ‘겟잇틴트 워터풀 버터’의 FW 신규 색상, ‘어성초 시카 쿨링 수분 크림’ 등의 매출 견인과 더불어 하반기 전략인 ‘글로벌 시장 확대’가 괄목할 만한 결과를 이끌어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저력을 보여주고 있는 친환경 제품 ‘퓨어듀’ 라인이 초도 물량 완판 및 해외 약 10개 국가에 수출이 진행됐으며, 멕시코의 월마트(Walmart), 미국의 미니소(MINISO)에 확대 입점을 앞두고 있어 이를 통해 활발한 매출 증가를 이뤄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4분기는 연말 특수와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인해 온오프라인과 면세 경로에서 매출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외국인 유입이 늘고 있는 명동 상권에 충무로점 신규 오픈을 앞두고 있으며, 기존 매장들도 리뉴얼을 통해 재단장해 관광객 맞이 준비를 마쳤다”며 “4분기에도 좋은 실적 흐름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대표 뷰티 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그룹 자체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하락했으나, 로드숍인 에뛰드는 선방한 모습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올 3분기 매출액 9633억원, 영업이익 288억원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5.7%, 12.7% 감소했다.

브랜드 중에서는 라네즈, 헤라, 에스트라, 프리메라, 일리윤 등이 성장세를 이어간 모습이다. 그중에서도 에뛰드는 신제품 ‘베어꾸 컬렉션’ 출시와 함께 ‘컬픽스 마스카라’ 등 핵심 제품의 판매 호조로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9.2% 증가한 27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확대 및 채널 수익 구조 개선으로 영업이익도 204.5% 신장한 45억원으로 집계됐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에뛰드가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며 영업이익이 3배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새롭게 설정된 집중 성장 지역을 중심으로 유통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다양한 사업 모델을 시도해 지속적인 글로벌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월드점 리뉴얼 오픈 모습 ⓒ위클리서울/ 네이처리퍼블릭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월드점 리뉴얼 오픈 모습 ⓒ위클리서울/ 네이처리퍼블릭

되살아나는 뷰티1번지 ‘명동’

명동은 한때 로드숍의 성지였다. 일본인과 중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K-뷰티를 알리는 전진기지이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발생하며 3년여의 시간동안 방문객이 급격히 축소돼 매장을 잠시 닫거나 아예 철수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현재는 엔데믹 기조에 따라 하나 둘씩 매장 문을 열고, 다시 찾아온 외국인 관광객 맞이에 나선 모습이다. 특히 지난 2017년 이후 6년여만에 중국인 단체관광이 허용됨에 따라 향후 명동 상권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에이블씨엔씨는 최근 미샤 ‘명동 메가스토어점’의 인테리어 리뉴얼을 완료했다. 관광 특구이자 국내 뷰티 1번지인 명동을 베이스로 도약에 속도를 내겠다는 포석이다.

에이블씨엔씨는 엔데믹 이후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크게 늘며 명동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는 가운데 점포 경쟁력 강화의 필요성이 대두되며 매장 재단장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미샤 명동 메가스토어점의 경우 올해 상반기 매장 순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월평균 313% 증가했으며, 9월 매장 리뉴얼 이후 한달간 일평균 매출이 전월 대비 약 4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워진 명동 메가스토어점은 미샤를 비롯해 어퓨, 초공진, 스틸라, 셀라피, 라포티셀까지 에이블씨엔씨의 주력 브랜드를 모두 만나볼 수 있다. 기초 및 색조 평매대를 적용해 쇼핑 편의성을 높이고 계산대 앞에는 이지(Easy) 픽업 매대를 설치해 결제 전 다양한 프로모션 품목을 접할 수 있도록 했다.

네이처리퍼블릭도 지난 여름 서울 명동에 위치한 명동의 랜드마크 명동월드점을 리뉴얼 오픈한 바 있다. 자연주의 브랜드임을 강조하기 위해 매장 외부 파사드에 다양한 식물들을 활용해 가든월을 전면 적용했다.

회사는 랜드마크인 명동월드점 리뉴얼 오픈을 시작으로 단순한 자연주의를 넘어 제품 자체가 가진 효능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소통할 예정이다. 피부효과를 증명하는 임상이나 유효성분 함량도 정직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소통할 계획이다.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새롭게 단장한 명동월드점은 브랜드가 추구하는 글로벌 자연주의를 직관적이고, 시각적으로 표현한 도심 속 자연의 휴식 공간”이라며 “국내 및 해외 관광객이 많이 찾는 K-뷰티의 메카로서 다양한 프로모션 및 마케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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