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시멘트 인식 확대 중...규산염·미생물 활용 기술 눈길

위클리서울/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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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서울=이호재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기후공시를 앞두고 탄소배출에 대해 민감해진 미국 기업들이 시멘트 원재료 변경을 통해 이산화탄소 발생을 없애는 변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시멘트는 지구상에서 물 다음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재료로 시멘트 업계가 발생시키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전 세계 발생량의 8% 정도를 차지한다. 

시멘트 업계가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뿜어내는 것은 제조 과정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시멘트 원재료가 되는 석회암이 이산화탄소를 많이 함유하고 있어 열처리 과정에서 상당량 배출되며 열처리를 위해 많은 에너지가 사용되면서 이산화탄소 발생이 배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시멘트 제조 스타트업에서 이산화탄소가 거의 없는 시멘트를 내놔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브라임스톤은 2019년 캘리포니아 공과대학 과학자 2명이 의기투합해 친환경 에너지 및 원재료를 생산하는데 목표를 두고 설립됐다. 석회암이 아닌 규산염을 사용해 시멘트를 만들기 때문에 제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고 처리 과정에서 마그네슘이 부산물로 생산돼 이산화탄소를 흡착해 오히려 탄소 네거티브를 달성하고 있다. 다른 재료를 사용해 만들지만 현재 유통되는 시멘트와 동일한 성분이며, 사용 방법도 동일하다. 

코디 핑크(Cody Finke) 브라임스톤 창업자는 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의 인터뷰에서 “자사 시멘트트는 기존 제품과 성분이 동일하기 때문에 어떻게 사용할지 따로 고민할 필요가 없으며 안전성 면에서도 전혀 문제가 없다”며 “주재료 규산염은 지구 지각 50% 이상을 구성헤 석회암보다 수급이 수월하고 비용 면에서도 효율적일 것으로 예상돼 대량 생산 시 시판 중인 포트랜드 시멘트보다 더 저렴하게 공급이 가능하다”라고 밝혔다.

실험실에서 미생물을 이용해 시멘트를 키워내는 기업도 있다. 

2012년 설립된 바이오메이슨은 부부 과학자 2명이 아파트에 간이 실험실을 차리면서 시작한 회사다. 산호초와 조개들이 미생물을 이용해 석회암과 동일한 성분의 탄산칼슘을 생성하는 것에서 착안, 수천 번 실험을 거쳐 미생물을 이용해 벽돌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바이오메이슨은 일상 환경에서 탄소와 칼슘을 이용해 만들기 때문에 전통적인 시멘트 제조 시 사용되는 고온의 환경에 비해 온실가스 발생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적다. 

크리그 도시에(Krieg Dosier) 바이오메이슨 대표는 “건축가, 기업, 도시들이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서 우리 제품에 대한 문의가 많다”며 “최근 시멘트 업계는 탄소 배출 문제에 대해서 심도 있게 고민하고 해결에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KOTRA 관계자는 “아직 친환경 시멘트 시장은 진입 단계이며 비용이 비싸고 상용화 범위가 넓지 않은 상황”이라며 “탄소 배출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친환경 시멘트에 대한 인식이 확대돼 전통적인 시멘트 사용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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