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설화수’ 자취 감춰, ‘3CE’ 색조 4위로 체면 지켜

알리바바 플랫폼 2023년 솽스이 기초화장품 매출액.(단위: 억 위안, %) ⓒ위클리서울/KOTRA
알리바바 플랫폼 2023년 솽스이 기초화장품 매출액.(단위: 억 위안, %) ⓒ위클리서울/KOTRA

 

[위클리서울=방석현 기자]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광군제(雙十一, 솽스이)가 지난 가운데 K-뷰티가 초라한 성적표를 냈다. 수년 전까지 ‘후(WHOO)’와 ‘설화수’로 대표되는 국내 브랜드들이 순위권에서 사라진 반면 로컬브랜드 ‘프로야(PROYA)’가 1위를 수성해 중국인들의 애국소비가 여전히 영향을 끼치는 모양새다.  

중국 시장분석 기관 칭옌정보(靑眼情報)가 공개한 2023년 알리바바 플랫폼 솽스이 기초화장품 매출액을 살펴보면 중국의 프로야가 전년비 46.1% 증가한 20억 5100만 위안으로 1위를 차지했다. 솽스이는 1이 가장 많이 들어간 11월 11일 솔로데이를 기념하는 이벤트로 알리바바가 2009년부터 시작한 온라인 쇼핑 할인행사다. 통상 10월 31일부터 11월 11일 까지 12일 동안 행사가 진행된다.

프로야에 이어 로레알(16억 1700만 위안), 랑콤(13억 7100만 위안), 에스티로더(10억 5100만 위안), 올레(9억 7200만 위안), 스킨수티컬즈(9억 3200만 위안), 위노나(8억 7200만 위안), 라머(6억 9000만 위안) 등이 뒤를 이었다. 

문제는 더 이상 한국산 브랜드를 찾기 힘들어졌다는 점이다.

LG생활건강의 후와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는 각사의 대표제품으로 2021년 후가 이 부문의 4위를 차지한 이후 10위권에서 자취를 감춘 것이다.

칭옌정보에 따르면 색조 화장품 분야도 중국 브랜드 ‘차이탕(CAITANG)’이 2억 3100만 위안으로 1위를 차지, 화장품 시장에서 C-뷰티의 강세를 증명했다.

프랑스 브랜드 YSL이 2억 300만 위안으로 2위, 미국의 NARS가 1억 9900만 위안으로 3위, 일본의 CPB(1억 9100만 위안) 등이 뒤를 이었는데 한국의 3CE가 1억 5700만 위안을 기록해 체면을 지켰다.

한편 중국 소비심리 회복 지연에 따라 수입 화장품 부진은 연말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실제 올 3분기 누적 중국 화장품 수입은 111억 63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8.2% 감소했다. 감소폭이 확대되는 추세다. 

K-뷰티는 우수한 품질, 세련된 디자인 등으로 중국 소비자의 인정을 받지만 시장 포지셔닝이 애매하고 브랜드파워가 약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현지 증권사 관계자는 KOTRA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소비자들은 화장품 구매 시 다양한 브랜드의 성분은 물론, 그램당 가격까지 꼼꼼하게 비교·분석하는 등 소비자들이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음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며 “이들의 이성적 소비경향이 날로 두드러지는 가운데 ‘애국소비’만을 강조하기보다 제품 품질, 가성비를 내세워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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