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흑연 수출 금지 등 대안, 브라질 대체공급선 가능할 듯

ⓒ위클리서울/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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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서울=방석현 기자]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라 이차전지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핵심소재들의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산 수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는 중국이 자원 민족주의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탈중국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오유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그간 빠르게 성장했던 전기차 판매가 중국 등 주요국을 중심으로 둔화되고 있다”며 “완성차 기업들의 전기차 속도 조절 움직임에 따라 국내 이차전지 기업의 생산 계획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중국의 흑연 수출 통제 등 미중 갈등이 심해지면서 이차전지 전반의 공급망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점도 사업 환경을 저하시키는 요소라고 짚었다.

배터리 음극재의 핵심 원료인 흑연은 전 세계 채굴 및 가공의 70~80%를 중국이 장악하고 있어 미중 갈등으로 인한 공급망 무기화에 가장 취약한 품목 중 하나라는 것.

한국은 올 3분기까지 인조흑연 94%, 천연흑연의 98%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어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편이며 단기간에 여타국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이의 대안으로 최근 중저가 EV(전기차)용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양산을 추진하는 등 제품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LFP는 중국 로컬 EV 비야디(BYD)가 자체 생산한 중저가 이차전지로 비야디 EV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효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올 3분기 기준 비야디가 EV의 대명사 테슬라 판매를 앞서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오유진 연구위원은 “현재 EV 시장 성장이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이차전지 소재 공급망 내 과도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며 “호주·칠레·캐나다 등 비(非) 중국 국가에서 리튬, 흑연 등 핵심 광물의 공급망 재구축을 추진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차전지 핵심소재 중 하나인 흑연의 매장량은 풍부하지만 아직 생산이 본격화되고 있지 않은 브라질을 대체공급선으로 발굴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있다.   

USGC에 따르면 2023년 11월 기준 튀르키예는 전 세계 국가 중 흑연 매장량이 9000만 톤으로 가장 많은 곳에 꼽히고 있다. 브라질은 7400만 톤으로 그다음이며, 중국(5200만 톤), 마다가스카르(2600만 톤), 모잠비크(2500만 톤), 탄자니아(1800만 톤), 러시아(1400만 톤) 등이 뒤를 잇고 있다. 

2022년 기준 생산량은 중국이 85만 톤으로 가장 높으며, 모잠비크(17만 톤), 마다가스카르(11만 톤) 등이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브라질은 매장량이 2위임에도 불구하고 생산량은 8만 7000톤에 불과한 상황이다. 

브라질에서 흑연은 미나스제라이스주, 바이아주에 집중돼 있다. 브라질의 주요 흑연 광산 프로젝트는 총 6개이며, 이 중 4개는 생산이 진행 중이고, 1개는 채굴시설 건설 중, 1개는 탐사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관계자는 “브라질은 풍부한 흑연 매장량을 갖고 있지만 아직 생산이 본격화되지는 않고 있는 만큼 최근 흑연 공급망 다변화의 중요성이 커진데 따라 주목을 받고 있다”며 “아직 초기 단계인 브라질 흑연 개발에 한국 기업들은 광산 공동 탐사, 인수 및 공급 계약 등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우리 기업들은 브라질 대체공급선을 미리 발굴해 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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