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업계 넷제로 달성 동참 중...지속 성장 예상

ⓒ위클리서울/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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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서울=방석현 기자] EU가 농축산 분야에 스마트 농업을 도입하며, 넷제로(탄소중립)를 가속화하고 있다. 관련 스타트업들도 탄소 저감을 위한 여러 기술들을 선보이고 있지만 현장 도입은 제약이 있는 상황인 만큼 규제 요소들을 고려한 국내 기업들의 진출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영국농민연합(NFU)은 최근 농장에서 재생 에너지와 생산 효율성을 늘리고 탄소 포집 옵션 적용을 목표로 2040년 농업분야 넷제로 달성 목표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국에선 스마트 농업과 다양한 저탄소 기술이 활발히 개발·적용되고 있다. 스마트 농업은 정보통신기술(ICT)을 사용해 생산에 필요한 노동력을 최적화·효율화해 농산품의 양과 품질을 높이는 방식이다. 기존 방식보다 더 높은 생산성과 지속성을 갖는 만큼 최근 관련 산업이 꿈틀대고 있다.

대표 사례로는 AI를 활용한 제초로봇이 꼽힌다. AI 제초로봇은 농지를 스캔하고, 해당 데이터를 인공지능이 분석해 잡초를 식별해 고전압 전기로 개별 잡초를 제거하도록 설계된 비화학적 로봇 제초 시스템이다. 로봇 공학, 이미징 및 인공지능 기술을 사용하는 이 시스템은 현대 농업을 지배하는 제초제 의존을 대체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알려진다.

이와 함께 메탄 억제 특성을 가진 사료 첨가제 개발이나 토지면적당 생산량을 증가시키는 수직농업 시스템의 개발, 폐기물로 만든 비료, 해조류를 사용한 포장재 등 다양한 연구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실내 수직 농업 기술은 기존 농사보다 생산성이 4~5배 높다. 최신 기술을 활용해 엄격하게 통제된 조건에서 식물을 재배해 햇빛과 토양이 필요하지 않으며, 365일 실시간 데이터 모니터링과 함께 완전 자동화된 식물 재배 조건을 유지·관리한다. 폐쇄 루프 관개시스템의 경우 기존 농업보다 물을 98% 적게 사용할 수 있게 만들며, 코코야자 토탄을 사용해 살충제 사용이 필요 없다.

영국의 환경식품농촌부(Defra)는 지속 가능한 농업 인센티브(SFI) 제도도 도입했다. 기존의 ‘지역 기반 기본 지불제도(BPS)’의 단계적 폐지에 따라 이를 대체하는 제도로, 농부들이 자연환경 보전과 개선, 탄소배출 감소, 농장 동물의 건강과 복지 향상 등 보다 지속 가능하고 장기적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그 목표가 있다.

정부의 지원도 적극적이다. 오는 2029년까지 총 2억 7000만 파운드 규모의 농업 혁신 프로그램을 통해 농장의 생산성을 높이고, 동물 복지와 식품 품질을 개선하기 위한 R&D 프로젝트에 자금을 활발히 지원하고 있다.

스위스에선 2017년부터 미래 농장이 운영되고 있다. 이곳은 농업 분야 IT에 초점을 맞춘 ‘농업 디지털화 실험 허브’라고 할 수 있다. 테니콘(Taenikon)에 위치한 81㏊ 규모의 해당 농장은 스마트 농업 기술 분야의 다양한 파트너들과 독립적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사탕무 재배에 로봇 솔루션을 도입해 기존 농기계를 사용한 경우와 수확량 및 운영비용을 비교 평가하는 실험, 작물 관리용 드론을 사용해 옥수수의 수확량을 비교하는 실험, 농장 데이터의 디지털 기록 테스트 등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관련 스타트업 수 증가도 눈에 띈다. 스위스 농업 기술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에서 2019년 사이 스마트팜 관련 스타트업 수가 두 배로 증가했으며, 2023년 현재 약 177개 스타트업이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적용 분야는 행정 간소화에서부터 센서 및 카메라를 활용한 작물 재배, 자동화 사료 공급 및 착유 시스템을 이용하는 축산까지 다양하다. 해당 분야 전문가들은 스위스 스마트팜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OTRA 관계자는 “농축산업은 기후 변화와 함께 구조적 변화로 인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만큼 스마트팜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해당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과 관련 기업들의 적극적인 해외 진출 시도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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