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품목 부진...기저효과 고려 부정 전망 우세

서울 중구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사. ⓒ위클리서울/롯데백화점
서울 중구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사. ⓒ위클리서울/롯데백화점

[위클리서울=이현아 기자] 백화점은 다른 유통업체 전반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기불황의 타격이 크지 않다고 여겨왔다. 소비 양극화로 볼 수 있는 백화점 매출의 견고함은 경기 변동에 민감하지 않고 주된 고객인 VIP를 중심으로 한 브랜드의 가치 파워를 보여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속되는 소비 둔화와 경기침체의 우려는 백화점을 비롯한 유통업체에 찬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3년 10월 기준 주요 유통업체 매출은 대형마트와 백화점이 전년 동월 대비 각각 4.1%, 2.6%의 감소율을 보여주고 있다. 이 수치는 주요 백화점과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의 물가상승분이 반영된 경상 매출액 기준을 바탕으로 했는데 소비 둔화 분위기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백화점의 매출 부진은 올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최근까지 지속되고 있는 고물가 고금리 기조로 인한 대외적 경제사정 악화는 가계 소득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백화점 판매 부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가계의 이자부담은 증가하고 물가 상승 부담은 커지면서 이에 영향을 받은 소비심리의 위축은 저가의 생필품을 구매하는 불황형 소비로 대피처를 찾고 있는 상황이다.

패션기업들도 겨울 시즌을 맞아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있는 의류 판매로 매출 추세 전환을 꾀하려 했으나 예상보다 춥지 않은 이상고온으로 인해 판매가 저조한 상황이다. 이에 여성 캐주얼(+1.0%)을 제외하고 의류, 패션 부문에서 전반적으로 전년동월대비 매출 감소가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따뜻한 겨울의 영향으로 대형마트 매출도 이너웨어 등 잡화 품목이 전년비 10.5% 감소하는 등 판매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오프라인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있는 온라인 구매 증가의 영향으로 대형마트의 생활 용품 부문과 가전 부문에서의 매출도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백화점은 수도광열비,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 증가로 인해 이익 모멘텀 회복이 될 만한 기준의 성장률 임계치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고물가와 고금리가 유지되면 소비 여건이 비우호적이어서 실적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백화점 명품 매출 또한 부진해 전년동월대비 3.1%의 감소율을 보이고 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백화점의 내년 전망도 낙관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11월 매출이 10% 정도 회복을 보였지만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업계 상황이 긍정적이라 평가되기는 어렵다고 분석하고 있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년 거시경제 환경 개선으로 소비심리가 점차 개선되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소비심리 개선으로 인해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매크로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 하더라도 우선적으로 백화점과 렌털 등 경기소비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빠르게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위클리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